꽃샘추위도 물러간 요즘이다. 따뜻한 봄날에 꽃구경 가고 싶을 테지만, 아름다운 미술 전시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2곳을 추천한다.
 
미술자료의 메카, 45년의 역사가 한 자리에
 
먼저 ‘걸어 다니는 미술사전’이라고 불리는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의 작품을 만나보자. 김 관장이 고등학교부터 45년간 모아온 단행본, 전시도록, 홍보책자 등 근현대 미술사를 생생히 만날 수 있는 전시회 ‘아카이브 스토리: 김달진과 미술자료’가 그것이다. 오는 5월 31일까지 열린다. 
 
▲ 구한말 아이들의 풍속을 묘사한 ‘조선아동화담’(1891년)(자료=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제공)
 
이번 전시는 2008년 개관이래, 통의동, 창성동, 마포를 거쳐 홍지동 신사옥에 자리한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신사옥은 지하 1층, 지상 3층, 281.28㎡이다. 
 
윤진섭 미술평론가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한국 최초의 그리고 유일한 사립 ‘미술자료의 본산’이라는 점"이며 "한국미술에 관한 구술과 기록 자료(archive)의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작품은 구한말 조선 어린이들의 놀이와 풍속을 다룬 이시이 단지의 ‘조선아동화담’(1891),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미술단체인 서화협회의 협회보 창간호(1921)와 종간호(1922), 조선총독부 주최로 열린 조선미술전람회 3회 도록(1924)과 5회 도록(1926), 우리나라 최초의 원색도판 화집 ‘오지호·김주경 화집’(1938), 김환기 친필엽서와 백남준 친필연하장 등이다.
 
▲ 서화협회보 창간호(1921), 종간호(1922)서화협회는 1918년 민족서화가 13인에 의해 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이고 본격적인 민간 미술단체이다. 1921년 <서화협회전>과 협회기관지인 『서화협회보』를 발간했다.(자료=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제공)
 
김 관장은 “그동안 미술자료 연구 성과와 아카이브 전시자료를 총체적으로 선보이는 전시”라며 “그저 모으는 재미가 직업이 되었고 연구자로 발전했다. 전시를 통해 우리나라라 미술문화의 주요 기록처로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의 역할과 방향을 진단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전시된 작품 외 박물관이 수집한 자료들은 예약을 통해 박물관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02) 730-6216
 
개인의 상처에서 집단의 상처까지…극복방법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을 충격의 바다에 빠지게 했다. 이른바 ‘집단 트라우마’다. 트라우마(Trauma)는 의학적으로 물리적·정신적 외상을 뜻하며, 심리학에서는 정신적 외상만을 의미한다. 세월호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많은 사고가 있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는 중요한 문제다. 고양문화재단에서 트라우마를 예술로 표현하고 치유하는 전시회가 주목되는 이유다.
 
▲ 전채강作 - todays issues ‘car crush’(제공=고양문화재단)
 
먼저 5월 17일까지 열리는 <트라우마의 기록>은 집단적 트라우마를 다뤘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발발했던 역사적 트라우마를 예술 작품을 통해 재현했다. 우리 민족의 한(恨)문화와 그 치유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 끊임없는 경쟁구도 속 현대사회에서 개인과 사회의 긴장관계가 만든 트라우마에 주목해 대안이 될 수 있는 미래 의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를 통해 과거 우리 사회의 아팠던 과거를 되짚어보고,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031) 960-0180
 
▲ 임옥상作 - 6•25후의 김씨일가(제공=고양문화재단)
 
이어 5월 31일까지 열리는 <감정발산 프로젝트>는 한사람, 한사람이 품고 있는 개인적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전시다.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포근한 치유의 장이다. 힐링 양초 만들기, 반짝반짝 구급약, 오토포이 박사의 오토마타 키트 등 상시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031) 960-9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