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포털 DAUM 뉴스펀딩에서 '뇌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자'라는 목적으로 진행했던 기획 프로젝트 <내 맘대로 '뇌' 맘대로>입니다. 기사 일부를 재편집하여 올립니다.
(원문 링크 바로가기 http://m.newsfund.media.daum.net/episode/288 )

'사기캐(릭터)'라는 말이 있다. 외모도 멋지고 섹시한데 똑똑하기까지 하여 믿을 수 없이 완벽하다는 의미이다. '뇌섹남' 혹은 '뇌섹녀(뇌가 섹시한 남자 혹은 여자)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지난해 스칼렛 요한슨이 그런 모습으로 나타나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가 있다. 바로 <루시> 이다.

 

▲ <루시> 영화에서 스칼렛요한슨은 뇌를 100% 사용하는 여성으로 열연했다. (제공 = UPI 코리아)

영화의 주요 소재가 바로 '뇌'였다. 뇌 과학, 뇌 의학에서부터 영화, 예술, 마케팅 등 생각지도 못한 분야에서 '뇌'와 연결해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뭔가 있어 보이면서도 괜히 머리 아픈 게 '뇌' 정보이기도 하다.

사실 '뇌'는 우리와 매우 밀접하다. 보고 듣고 말하고 움직이는 모든 것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모든 장기가 필수적이긴 하지만, 인간과 다른 동물을 구분 짓는 가장 핵심적인 기관이다. 그러니까 뇌를 되는대로 작동시키는 것 보다, 이해하면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기획을 시작한다. 최근 20~30년 사이에 뇌과학은 전체 인류 역사 동안의 연구보다 더 폭발적으로 발전했다. 그래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뇌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조금이나마 밝힐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더 발전하여 지금의 연구결과가 또 뒤집힐 수는 있지만, 현재까지의 지식으로도 우리 뇌를 잘 쓰는 데 도움 되는 정보가 많다.

독자분들과 함께 뇌 과학을 통해 우리 뇌를 이해하고 훈련하여, 잘 활용할 방법을 찾고자 하는 것이 이 기획의 취지이다.

평생 뇌의 10%도 못 쓰고 죽는다?

다시 <루시> 얘기로 돌아와 보자. 평범한 여성이었던 루시가 약물로 뇌를 100% 쓰게 되면서 초인간적인 능력을 발휘한다는 설정이었다. 뤽 베송 감독이 주목한 게 바로 '뇌 사용율'이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뇌를 100% 쓴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의문, 한 번쯤 가져보았을 것이다.

그 외에도 '사람이 평생 뇌의 10%도 못 쓰고 죽는다.' 혹은 '아인슈타인도 뇌의 10% 정도밖에 쓰지 못했다.' 라는 말이 있다. 정말 인간은 뇌의 10% 내외만 사용하는 것일까?

인간은 뇌의 몇 %를 사용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간이 생활하는 데는 뇌의 전 영역이 쓰인다. 진화적으로 봤을 때도 신체 내에 필요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할 때 뇌 100%가 동시에 사용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익숙하고 능숙해질수록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려고 한다. 뇌는 생각보다 똑똑하다.

다만 그 잠재력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100%의 효율을 낸다고 해도 어떤 일을 할 때 단련한 사람의 뇌와 처음 하는 사람의 뇌는 그 작용도, 결과물도 다르다.

비유하자면 블록으로 모형을 만들 때,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등 모두 다 하나의 작품에 사용하지 않는다. 필요한 블록만 사용한다. 남은 블록은 그냥 두거나 다른 모형을 만들 수도 있다. 또한, 같은 블록을 전부 다 사용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멋진 성을 만들 수 있고, 다른 사람은 단순한 정육면체만 만들 수도 있다. 뇌도 쓰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 우리 뇌에는 약 1,000억 개의 뉴런, 그러니까 신경세포가 있다. 신경세포는 우리가 생물 시간에 배웠던 일반 세포와는 좀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다. 이것은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다른 세포에서 신호를 받는 수상돌기, 세포핵이 있는 신경세포체와 신경 신호를 전하기 위해 가지를 뻗은 축삭돌기이다.

한 뉴런의 끝과 다른 뉴런의 시작점이 이어진 공간을 시냅스라고 한다. 이 공간에서 화학적 물질이 전해져서 신경 신호가 세포체로 전해진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사다리 타기 게임을 할 때 길이 난 대로 타고 내려오는 것처럼, 뉴런의 시냅스로 만들어진 연결망이 신경의 자극이 전해지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1천억 개의 뉴런이 각각 평균 5천~1만 개의 시냅스 연결부위를 가진다. 길이 그렇게나 많이 나 있다는 것이니 확률로 생각해도 그 가능성이란 그 가능성이란 '어마무시'한 것이다. 그 잠재성은 우주에 존재한다고 알려진 원자의 수보다 많다고 한다. 한 신경과학자는 "뇌는 너무나 복잡해서 그것을 상상하는 뇌조차도 아찔해진다."라고 했다.

그러니 잠재력과 100%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다. 즉, 뇌를 몇% 쓴다는 것은 현재 연구 단계에서 말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잠재력을 가장 잘 활용하는 뇌에 관해 신경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있다. 신경세포가 많고 시냅스로 그 연결이 많은 것, 그리고 뇌 수직적, 수평적 통합이 잘된 뇌라고 할 수 있다. 이 얘기는 차차 해보기로 하자. 뇌와 친해지기 위해, 다음 편에서는 우선 뇌가 어떻게 생겼는지 한번 들여다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