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문화를 ‘괜찮아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정상이 아니다. 식민사학에 찌든 이들이 학노(學奴, 학문의 노예)가 되어 대한민국 정신을 갉아먹고 있다. 파렴치한 역사 도둑인 중국과 일본을 보고도 우리는 그저 ‘괜찮아’ 하고 지낸다. 이게 제대로 된 나라라 할 수 있겠는가?"

제140회 국민강좌의 강연자로 나선 이을형 전 교수(숭실대 법과대학장)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며 강좌를 시작했다. 국학원이 주최하고 서울국학원이 주관한 국민강좌가 지난 3월 10일 오후 7시 대한출판문화협회 대강당에서 열렸다. 150여 명의 시민이 국민강좌 현장을 찾아 우리 역사의 진실과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귀 기울였다.

▲ 이을형 전 교수(숭실대)

이 전 교수는 일본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을 주문했다. 그는 “세계에서 일본을 깔보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 하지만 나는 친일파가 아니라 지일파의 한 사람으로서 일본과 우리가 손을 잡고 앞으로의 시대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충남 천안에 자리한 독립기념관을 다녀왔다는 이 전 교수는 “우리나라 독립기념관은 대한민국의 독립을 기념하는 공간이 아니라 일제 식민사관을 펼친 조선사편수회의 역사기념관 그 자체”라며 “단군도 없고 내용도 아무것도 없다. 안내 담당자에게 물었더니 자기는 모른다고만 답하더라. 이게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 대해 우리 국민도, 정부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이 전 교수는 “독립기념관은 식민사관 기념관이더라. 나를 욕해도 좋다. 하지만 정부가 정말 잘못하고 있고 국민이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이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째서 계속 당하고만 있는 것일까. 그리고 어쩌다가 독립기념관에는 식민사학의 잔재가 즐비하게 된 것일까. 이 전 교수는 그 원인을 교육의 부재에서 찾았다. 그는 "환국 53대, 배달 18대, 단군조선 47대. 이 역사를 중국과 일본이 사서를 불태우고 빼앗아가면서 역사를 없는 것처럼 만들어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역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에 대해 진짜 제대로 연구하고 책도 읽고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사진제공=서울국학원]

이 전 교수는 “학문의 노예가 되어버린 식민사학자들이 제대로 연구를 하지도 않고 일본이나 중국 말만 듣고 우리 역사를 평가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한국은 고유한 사상이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이들이 있는데 우리 민족은 고유한 3대 사상이 있다”며 소개했다.

그가 말한 3대 사상은 바로 ▲인간사상-홍익인간 ▲천민(天民)사상-하늘의 백성 ▲중물(重物)사상-경제사상이 그것이다. 이 전 교수는 “중국은 ‘천자’를, 일본은 ‘천황’이라 하여 하늘의 백성이라는 한민족의 천민사상은 계승하였다”며 “한민족이 바로 고대 문화사상을 창조한 원류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교수는 “나는 내 나이를 32세로 고정했다. 서른 두 살의 그 기백과 열정으로 우리 민족 역사를 바로 세우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한민족의 희망을 갖고 미래를 구체적으로 바꿔 나가자”고 주문했다.

141회 국민강좌는 오는 4월 14일 화요일 대한출판문화협회 대강당에서 열린다. 우리 역사와 문화에 관심 있는 시민은 누구나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