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플 때 뇌에서 통증을 감지하는 '센서'가 밝혀졌다.

뇌 속에 '고통 센서(Pain sensor)'가 발견되었다고 지난 9일(현지시각)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지가 보도했다. 나도 모르게 바닥의 압정을 밟았을 때, 팔꿈치로 의자 등받이를 쳐서 순간 찌릿하고 통증이 느껴질 때 뇌에 불이 '번쩍'하고 들어온다는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마취과 아이린 트레이시 교수 연구팀은 통증을 경험한 뒤 몇 시간에 걸쳐 그 통증이 약화되는 사람들의 뇌 영상 검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검사를 통해 배측 후방 섬엽이라 불리는 뇌의 부분을 발견했다. 이 부분은 사람이 얼마나 고통을 느끼느냐에 따라 반응이 활성화되었다.

트레이시 교수는 "우리가 '아프다'며 고통을 느낄 때, 우리 뇌에서 이를 핵심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부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로 언젠가 의사들이 아기나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 치매 환자처럼 언어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치료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트레이시 교수와 연구팀은 17명의 건강한 지원자의 다리에 캡사이신을 첨가한 크림을 문질렀다. 캡사이신은 고추로 만든 화학물질로 불에 덴 듯한 통증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지원자들이 느끼는 통증의 레벨을 증가 혹은 감소시키기 위해 뜨거운 물, 차가운 물이 담긴 병을 배치했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지원자들의 뇌를 스캔하고 어느 정도의 고통을 느끼고 있는지를 물었다.

뇌 스캔을 하는 중 지원자가 "가장 아프다"고 말한 순간, 배측 후방 섬엽이 가장 밝게 빛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마치 뇌의 이 부분이 '통증 미터기'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뇌 속 '통증 미터기'를 발견한 연구팀은 앞으로 이 통증 미터기의 전원을 끌 수 있을지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추가 연구가 성공한다면, 다른 치료로 통증 완화에 실패한 환자나 조절하기 힘든 통증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획기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