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인생에 '먹는 것'은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항상 밥보다는 잠이었고 밥보다는 일이었다. 아침에는 5분 더 자느라 끼니를 걸렀고, 저녁에는 밀린 일 하느라 끼니를 걸렀다. 전혀 의도하지 않은 '1일 1식' 하기를 몇 해째. 결국 사달이 나고 말았다. 언니의 몸 상태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위염에 생리통, 만성 변비와 저혈압, 빈혈까지 이보다 더 상태가 나쁠 수 없다고 생각하던 중, 책을 펼쳤다. 《뇌는 늙지 않는다》(다니엘 G. 에이멘 지음, 브레인월드 펴냄). 그리고 놀라운 문구를 보았다. 

"건강을 훔치는 음식이 아니라, 도움이 되는 음식을 택하라."

언니의 가장 큰 문제는 일단 '제때 안 먹는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가뭄에 콩 나듯 먹는 그 끼니 역시 건강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건강을 훔치는 것들이었다. 《뇌는 늙지 않는다》 제2장 '머리가 똑똑해지는, 제대로 된 음식만 먹어라'를 통해 뇌에 독이 아니라 약이 되는 식사 규칙을 살펴보았다.


* 뇌가 건강해지는 식단의 7가지 규칙

1. 질 좋은 칼로리를 섭취하되 너무 많이 먹지 않는다.
> 전형적인 서구식 식단(치즈버거, 감자튀김, 탄산음료 등)은 염증을 증가시키고 그 자체로 우울증, 치매, 심장병, 암, 비만과 관련이 있다. 건강한 식단이 알츠하이머병과 우울증에 걸릴 위험을 대폭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2. 물을 충분히 마시고 칼로리 높은 음료는 피한다.
> 조금만 수분이 부족해도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한다. 장기화되면 기억력 문제,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은 몸에서 불순물과 유해물질을 씻어내는 데도 도움을 준다.

3. 질이 좋은, 지방 없는 단백질을 섭취한다.
> 단백질은 뇌 건강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특히 아침에 먹는 것이 중요하다. 주의력, 집중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반면 탄수화물은 뇌에 세로토닌이 증가해 긴장이 풀리므로 저녁에 먹는 것이 좋다.

4. '똑똑한(혈당 지수가 낮고 섬유질이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한다.
> 혈당이 높으면 뇌에 좋지 않고 수명도 단축시킨다. 대신 섬유질이 많은 탄수화물(강낭콩, 렌틸콩, 검은콩, 베리 류, 시금치, 브로콜리 바나나 등)을 먹자.

5. 건강한 지방, 특히 오메가 3 지방산이 함유된 식품을 먹는다.
> 고체 상태의 뇌 무게 중 60%가 지방이다. 즉, 건강한 지방은 뇌에 반드시 필요하다. 오메가 3 지방산이 함유된 연어, 참치, 고등어, 아보카도, 호두, 녹색 잎채소를 많이 먹도록 하자.

6. 항산화제를 많이 얻기 위해 다양한 색깔의 자연식품을 섭취한다.
> 무지개 색깔의 과일과 채소, 생선, 콩류, 견과류를 먹어야 한다. 빨간 파프리카, 주황색 귤, 노란 바나나, 초록 시금치, 파란 블루베리, 보라색 자두를 먹는 것만으로도 더 똑똑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7. 뇌가 건강해지는 허브와 양념을 사용해 음식을 조리한다.
> 커리의 원료인 울금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뇌의 플라크를 감소시킨다. 마늘은 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키고 뇌의 암세포를 죽인다. 생강은 파킨슨병과 편두통 치료에 도움이 된다.

▲ 뇌와 몸이 좋아하는 생강과 마늘

이 일곱 가지 규칙에 한 가지 더할 것이 있다. 바로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 잔류 농약이 많은 음식과 적은 음식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다. 믿고 싶지 않지만 축산업계에서는 우유 생산을 늘리고 소를 살찌게 하기 위해 호르몬제를 사용하는데 이것이 인간 호르몬 수치 변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특히 요즘 식품에 여성호르몬으로 알려진 '에스트로젠' 성질이 너무 많아져서 문제가 되고 있다. 남성의 경우 정자 생산이 감소하고, 성욕 부진에 전립선 문제가 생기는 등 남성이 여성화되고 있다. 여성은 사춘기와 폐경이 빨라지고 있다.

가능한 한 호르몬을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식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오메가 3 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을 먹고 운동하고, 과일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몸에 지나치게 많아진 에스트로겐을 씻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니 새겨볼 필요가 있다. 이 리스트는 장 볼 때 꼭 챙기자. 오염이 많이 된 과일과 채소는 유기농 위주로 사면 된다.
 

* 가장 많이 오염된 과일과 채소 12가지
셀러리 털복숭아 딸기 사과 블루베리 천도복숭아 파프리카 시금치 체리 케일 감자 포도
* 가장 덜 오염된 과일과 채소 12가지
양파 아보카도 사탕옥수수 파인애플 망고 아스파라거스 스위트피 키위 바나나 양배추 브로콜리 파파야


흔히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할 때 '달달한 음식'을 스스로에게 상으로 준다. 이를테면, 언니가 마감을 앞두고 가능한 최대한으로 달고 단 카라멜 마끼아또를 마시면서 마카롱을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이는 '상'이 아니라 '벌'이다. 입만 좋을 뿐 우리 뇌와 몸은 큰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이 된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뇌와 몸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머리가 똑똑해지는, 제대로 된 음식을 먹고 하루에 세 번 약이 되는 식사를 해보자. 행복하기 위해, 내가 더 잘 살기 위해 '먹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만큼 더 확실한 자기계발은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