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막춤을 추었더니 얼굴이 아주 훤 해지셨네요.
 옆 사람에게 ' 나, 훤해졌어?' 한번 물어 보시죠? '환해 지셨습니다' 하시면 더 밝아집니다.
처음에 저를 만났을 때는 무척이나 긴장하고 웃지도 않으셨는데 지금은 얼굴이 환해지고 잘 웃으시고 즐거워지셨습니다.

제가 그 동안 풍류도를 연구하면서 느낀 것을 오늘 여러분과 한번 나누었는데 금세 하나가 되어 너무 기쁩니다. 제가 처음에는 국악을 즐겨 했어요. 북 치고 장구 치고 놀다가 보니 풍류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풍류산조도 있고, 풍류방도 있고 풍류 하면 뭐가 떠올라요? "

▲ 체온이 올라가면 몸이 풀린다. 생명에는 온도가 중요하다.

"술 먹고 잘 노는 것, 풍류남아,  풍월을 읊는……."
피아노와 풍류 대가 임동창이 "노는 사람 임동창" 에 풍류 시가 하나 있는데 감동적입니다.

아무것도 헐 것이 없구나.
그저 놀기만 허면 되는 것을
논다는 것은
삶을 흐르게 두는 것이며
바람과 하나 되는
숨결을 이루는 것이다
이것이 풍류로구나 …….

아무것도 못 헐 것이 없구나.
그저 허면 되는 것을
헌다는 것은
삶을 흐르게 두는 것이며
바람과 하나 되는 숨결을
이루는 것이다
이것이 풍류로구나…

삶이 흐르기 위해서는 먼저 굳은 것이 풀려야 한다. 그냥 풀어야 한다. 아무 조건 없이 풀어야 한다.
풀어지면 흐른다. 흐르는 것이 생명의 본성이다.

"처음에 오실 때는 몸이 긴장하여 굳어 있으셨고, 표현하기 부끄러워하는 마음도 굳어 있으셨습니다.
제가 깍지끼고 돌려보기 해서 몸이 굳어있다고 했고, 노래 부르기 해서 마음이 굳어 있다고 은근히  협박한  다음에 각종 놀이를 통해 춤과 노래를 추게 했습니다.

지금에 상태는 어떠십니까?
몸에 온도는 어떠십니까?
마음에 온도는 어떠하십니까?

생명은 온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너무 뜨거워도 살지 못하고 너무 차가워도 살지 못합니다. 적당한 온도가 되면 많은 생명들이 사는 이치입니다. 우리 몸과 마음은 온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3도 이하로 떨어지면 죽는다고 합니다.

평소에 각종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분이 우울하고, 모든 것이 냉랭한 느낌입니다. 온도가 떨어지면 기분에 변화가 옵니다. 내가 기분이 나쁘다고 느끼는 것은 온도가 떨어졌거나, 허혈이 뜰 때입니다. 아! 내가 지금 온도가 올라가고 있구나. 온도가 내려가고 있구나. 볼 수 있다면 조절할 수 있는 힘도 갖게 될 것입니다.

몸이 굳어 있다고 느끼면, 온 몸을 움직이며 온도를 올려보고, 부족하면 리듬에 맡기어 흔들다보면 온도가 올라가거나 목욕탕 사우나에 가서 땀이 흐르게 하면 되는 것이니 온도가 떨어지면 근육이 차가워지고 굳어버리니 빨리빨리 온도조절 잘 하시면 건강에 아주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일지아트홀에서 관객들이 함께 몸을 흔들며 즐기고 있다.

누가 기분 나쁘게 하여 마음을 굳게 만들면, 화내지 마시고 기분 풀이 하러 가세 하고 따듯한 사람과 데이트 하러 가면 될 것이고 열 받게 하면 엉뚱한 사람에게 분풀이 하지 마시고 아트홀에 오셔서 북을 풀릴 때까지 두드리시면 될 것이고, 더 나아가 원망에 쌓인 것이 있으면 소주에 오징어 다리 씹듯이 씹을 사람 안주삼아 열심히 중얼중얼하면 원 풀이가 될 것이고, 한풀이는 마음에 온도가 너무 떨어지고 오랫동안 깊어 오뉴월에 서릿발 기운이니 쉽게 풀릴 것이 아니니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풀어내시면 됩니다. 한(恨)을 파자 하면 마음 심에 어그러질 근 자이니 마음이 어그러져서 생긴 것인데 보고 있는 것이 있으니 보고, 듣고 있는 것이 있으니, 듣는 것이니, 보고 있는 너는 누구며, 듣고 있는 너는 누구냐 묻다보면 방법을 찾아내실 겁니다. 그래도 안 되면 살풀이를 한번 하시던가…….

몸과 마음이 굳어서 여러 가지 병이 오고, 조직도 소통이 안 되는 것이니, 굳은 것을 풀어 흐르게 하는 것이 상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