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교사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가 OECD의 ‘2013년 교수·학습 국제 조사(TALIS·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 2013)’를 바탕으로 회원국 중학교 교사 10만5000여 명을 분석한 결과이다.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교사 비율은 한국이 20.1%로 회원국 평균(9.5%)보다 크게 높았다. ‘다시 직업을 택한다면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는 응답자 비율에서도 한국은 36.6%로 회원국 평균(22.4%)보다 높았다.
 
우리나라 교사들은 수업 외 행정업무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답했고 아이들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응답도 OECD 평균보다 높았다. 교사들은 교육 본연의 업무가 아닌 행정 업무에 시간을 지나치게 허비하고 나면 왜 교사가 되었는지 자괴감이 들 정도라고 한다.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교사들의 자존심이 허물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사들의 권위와 재량이 줄어들고 학부모에게 무시당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교사나 교장이 학부모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학원에서 배운 것과 다르다면서 교사의 지도를 무시하는 학생들의 언행도 통제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교사들이 교사폭력, 생활지도 어려움 등 ‘무너진 교권’을 이유로 명예퇴직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육의 근본은 '홍익인간' 교육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의 본령(本領)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의 본질은 바로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에 잘 나와 있다. 교육기본법 제2조를 보면,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은 ‘홍익인간’이다. 즉, 인격을 도야한 민주시민으로서, 더불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을 양성하는 것이 우리 교육의 목표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홍익인간’이 아닌, 나만 잘 먹고 잘살면 되는 이기적인 인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학교폭력, 입시지옥의 교육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꿈을 잃어버리고 교사들은 지쳐가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는  OECD국가 중에서 6년 연속 꼴찌, 자살률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교육 환경 속에서 어떻게 교사들이 ‘교사’로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까. 
 
학생은 교사를 존경해야 하고, 교사는 스승으로서 학생들을 사랑으로 지도해야 한다. ‘스승’이란 학생 한명 한명의 가능성과 가치를 일깨워주는 존재이다. 성적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자신이 귀하고 소중한 존재임을 알게 된다면, 다른 사람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귀하다는 것을 느낀다. 교육의 근본은 이러한 ‘홍익’의 정신을 바로 세움에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인성교육진흥법이 국회에 통과되었다. 7월부터는 모든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의무적으로 지도해야 한다. 인성교육진흥법 실행과 더불어 교원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교육의 근본을 바로 세우자는 목소리가 높다. 
 
인성교육이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서 ‘홍익인간’이라는 교육의 근본부터 인지해야 한다.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이 바르게 실현되어, 대한민국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인격과 삶의 목적을 가르치는 진정한 스승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