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연구가 홍승표 씨가 4일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에  국내 최대 크기의 장수하늘소 표본을 비롯하여 희귀 곤충표본 등 2천여 점을 기증했다.

기증식은 4일 오전 11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렸다. 이 기증식은 수십 년간 곤충을 수집해 온 홍승표 씨가 소장 중인 곤충표본 등을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보존ㆍ관리하여 국민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열렸다. 

홍씨가 기증한  곤충표본 중에는 천연기념물 제218호로 지정된 장수하늘소(Callipogon relictus)를 비롯하여 장수하늘소와 형태적으로 매우 비슷한 바바투스장수하늘소(Callipogon barbatus), 세계에서 가장 큰 딱정벌레로 알려진 타이탄하늘소(Titanus giganteus), 최근 30~40여 년간 관찰되지 않아 2012년부터 멸종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홍길앞잡이(Cicindela coerulea nitida) 등도 포함됐다.

이 중 성충과 애벌레 등 총 9점에 이르는 장수하늘소 표본은 국내의 장수하늘소 표본 중 가장 큰 11.4cm로, 장수하늘소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1968년 이전에 채집한 것이다.  장수하늘소는 표본 자체가 매우 드물어 유전정보 자료가 충분하지 않으며 생활환경이나 서식 조건 등 생태와 관련한 연구가 전무하다. 

딱정벌레목(目) 하늘소과(科)에 속하는 장수하늘소는 구북구(舊北區) 지역에 분포하는 딱정벌레 중 가장 큰 종이다.  생김새가 우아하며 유사 종이 중남미에 분포하여 과거 아시아와 중남미 대륙이 육지로 이어져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등 생물학적 가치가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 광릉 숲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종이기도 하다.

이 기증으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국내 최대 수량인 10점의 장수하늘소 표본을 소장하게 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기증받은 표본은 연구와 보존처리를 거쳐 천연기념물센터에서 ‘장수하늘소 및 희귀 곤충 특별전’을 통해 국민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