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한국 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1)감독에게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우승 못지 않은 준우승. 지난해 9월에 부임하여 6개월만에 이뤄낸 성과에 국민은 환호하고 열광했다. 2002년 ‘4강 신화’의 감격을 다시 느끼는 듯 했다. 부임 당시 슈틸리게 감독은 "한국 축구를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영(0)에서 시작해 점점 강한 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대로 강한 팀을 만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조련을 받은 한국 대표팀은 새롭게 태어났다. 이를 이번 2015호주 아시안컵에서 보여주었다. 부임 시 약속을 일단 지킨 셈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대표팀이 다시 태어나게 한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실력 위주로 팀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았다. 그는 부임시 '편견없는 선수 선발'을 천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의 실력과 성적을 위주로 진용을 짰다. 그는 그가 천명한 원칙을 박주영과 이정협(상주 상무)을 통해 선수들에게 각인시켰다. 지난해 11월 박주영을 발탁했다가 그가 부진하자 무명의 이정협을 최종 명단에 선발했다. 이정협은 주목받지 못한 공격수였다. 이정협의 발탁에 우려를 보내는 여론도 있었으나, 이정협은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2골을 넣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뿐 만이 아니라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 김진수(23·호펜하임) 등도 슈틸리케 감독이 발굴한 깜짝 스타들이다. 이 세 사람의 활약을 보면 한국 축구의 앞날에 서광이 비치는 듯하다. 이렇듯 원칙을 고수하는 감독에게서 선수들은 희망을 찾고 팀이 일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슈틸리케 감독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다. 이번 호주 아시안컵에서 그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냉철하게 임했다. 승리에 흥분하지도 않았고 경기가 잘 안 풀려도 조바심 내지 않았다. 철저한 소신을 갖고 자신이 계획한 대로 경기를 이끌어가도록 했다. 선수들이 잘해도, 그는 방심하지 않도록 했다. 기대 이상의 경기에 언론이 대서특필할 때도 그는 차분했다. 오히려 들뜨지 않도록 다독였다.  언론과 여론이 우승을 점치자, 슈틸리케 감독은  “우승해도 한국축구는 더 노력하고 발전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그의 태도는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마음껏 실력을 발휘하도록 했다. 연이은 승리에 감독이 욕심을 내면  선수들에게 되레 부담이 될 수 있다. 여론을 의식하여 국민에게 호언장담을 한다면 이 또한 경기에는 도움은 되지 않고 손해만 있을 터. 슈틸리케 감독은 국민이 과도한 기대를 걸지 않고 하면서 선수들에게 부담을 최소화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난 뒤에는 선수들을 한껏 치켜세웠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에 임하면서도 미래를 위한 포석을 놓고 있다는 점도 우리는 높이 평가해야 한다. 무명의 선수를 과감하게 출전하게 하는 것이 그 증거이다. 우선 당장에는 곶감이 달다고 빼먹다보면 금방 바닥이 난다. 곶감을 계속 먹으려면 감나무를 많이 심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조금 시간이 걸리지만, 곶감을 확실하게 얻는 방법인 감나무를 심고 있다. 재임시 뭔가 결실을 거두려고 서두르다 보면 설익게 마련이다. 설익은 것으로는 경쟁할 수 없다. 농익을 때까지 계속 지켜보며 성장하도록, 날마다 강해지도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을 담금질한다. 이러한 슈틸리케 감독의 리더십을 배우고 각 분야마다 슈틸리케 감독과 같은 이들이 많이 나오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