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을미년 광복 70년을 맞아 우리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현대경제연구원은 광복 이후 70여 년 동안 성장한 경제지표 만큼 삶의 질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조사 연구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보고서 '광복 70년, 삶의 질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1953년 13억달러에서 2013년 1조 3천억 달러로 1000배 증가하고, 1인당 GDP는 1953년 66달러 2013년 2만 6천 달러로 400배가량 증가하는 등 경제규모와 소득은 크게 급증했다. 그러나 이혼율이나 자살률 등 가족과 공동체 지표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로 삶의 질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70년간 경제적 안정, 사회적 유대, 보건ㆍ복지, 생활기반 등 4가지 분야 12개 항목, 24개 지표의 변화와 특징을 분석했다.

▲ GDP와 무역규모, 삶의 질 (자료. 통계청 OECD,현대경제연구원)


경제적 안정

경제적 안정을 구성하는 3가지 항목(고용, 분배, 교육) 가운데 교육 관련 지표는 많이 개선되었으나, 고용과 분배 관련 지표는 최근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업률과 고용률 등 고용관련 지표는 1960년대 수준에 비하면 많이 개선되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는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중산층비중과 소득5분위배율 등 분배관련 지표들은 1990년대 이래 악화 추세에 있으나 최근 소폭 개선되었다. 이처럼 고용과 분배 관련 지표들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반면, 유치원 취원율, 대학진학률 등 교육 관련 지표들은 꾸준히 향상되었다.

사회적 유대

사회적 유대를 구성하는 4가지 항목(공동체, 안전, 문화, 정보) 가운데 ‘정보’와 ‘문화’는 크게 개선되었으나, ‘안전’은 아직 개선의 여지가 크며, ‘공동체’는 심각할 정도로 좋지 않은 수준이다. 즉, 이혼율, 자살률 등 ‘가족/공동체’ 관련 지표는 OECD 최고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편이며, 교통사고사망자 등 ‘안전’과 관련된 지표도 최근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반면, 해외출국자 수 등 ‘문화’ 관련 지표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며, 유무선전화 가입자 수 등 ‘정보화’ 관련 지표는 세계 최고수준으로 향상되었다.

보건ㆍ복지

보건복지를 구성하는 2가지 항목(건강, 사회보장) 가운데 ‘건강’과 관련된 지표들은 크게 향상되었으며, ‘사회보장’도 과거에 비하면 많이 개선되었다. 하지만 복지분야는 여전히 선진국과의 격차가 큰 편이다. 예를 들면, 영아사망률, 의료인력숫자, 건강보험 적용률, 국민연금 가입자 비율 등 보건복지 관련 지표들은 지난 70년간 크게 개선되었다. 하지만 ‘복지지출의 GDP비중’(한국은행 국민계정 2010년 SNA기준)울 보면 1970년 2.8%에서 2012년 10.3%로 크게 높아졌으나, 2014년 현재 선진국 평균의 절반에도 미달하고 있다.

생활기반

생활기반을 구성하는 3가지 항목(주택, 생활환경(상하수도, 전기), 교통) 모두 과거에 비해 큰 폭의 개선이 이루어졌다. 특히 주택보급률, 상수도보급률, 1인당 전기소비량, 자동차 등록대수, 도로포장률 등 대부분의 지표들은 지난 70년간 크게 개선되었다. 그러나, 1인당 주거면적 등 ‘주거의 질’과 관련 지표에 있어서는 선진국 대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서 향후 개선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
 

보고서는 광복 70년 동안 ‘삶의 질’ 수준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가족ㆍ공동체 회복을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파트단지나 마을단위의 공동체 활성화를 지원하는 정책이 더 많이 개발되어야 하며, 대가족 가구에 대한 지원과 독거노인에 사회적 관심이 더 많이 필요하다.

아울러 맞벌이 가구의 가사분담, 정시퇴근, 근로시간의 단축 등 ‘가족의 가치’(Family Value)를 중시하는 문화가 정착되도록 더 많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