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조종사를 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뮤지컬 배우도 하고 싶었다. 이제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 그렇게 꿈이 많다고 해맑게 웃고 있는 김모 군(17)에게 캠프에 온 목적을 물어보니, “내가 하고 싶은 꿈이나 진로를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는 것이었다. 여기서 웃음이 나오는가? 아니면 울음이 나오는가? 기자는 비단 김 군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꿈은 많지만 어느 하나도 정하지 못해서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청소년을 위한 캠프가 12월 30일부터 31일까지 충남 천안 국학원에서 열렸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가 주최한 인성영재캠프는 전국에서 120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대상으로 한다. 꿈과 인성을 깨워주는 캠프 속으로 들어가 본다!

▲ 12월 30일부터 31일까지 천안 국학원에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가 주최한 인성영재 캠프가 열리는 가운데 참가 학생들이 집중력을 높여주는 자기명상을 하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뭐든 잘하고 싶다고? 집중력과 창의력이야!

첫째 날, 한 남학생이 두 손에 쥔 자석으로 T자를 만들기도 하고 공중에 붙이기도 한다. 다른 여학생은 자석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자 뚱한 표정이다. 지금이 과학 시간이냐고? 아니다. 집중력을 높여주는 시간이다. 이른바 ‘에너지 집중력 스톤’으로 자기 명상을 하는 시간이라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그러니 쉿! 조용히 하라고 눈치를 준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서 팽이처럼 두 자석을 돌리는 재미에 빠진 친구도 있다. 이에 대해 자기 명상이 뇌파측정을 통해 집중력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바로가기 클릭)

다음은 창의력 과정이다. 김완주 트레이너가 질문했다. “창의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무도 생각하지 않은 것. 새로운 아이디어 등 다양한 답변을 듣고 김 트레이너는 “창의력이란 문제해결능력”이라며 “이 능력을 키우려면 문제가 많은 곳으로 여러분을 보내면 된다. 그러면 좋아진다”라고 말했다.

▲ 12월 30일부터 31일까지 천안 국학원에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가 주최한 인성영재 캠프가 열리는 가운데 참가 학생들이 창의력을 높여주는 마시멜로 탑 쌓기를 하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그렇다면 해결과제는? 조원과 마시멜로 탑 쌓기다. 이제 혼자만의 집중력이 아니라 팀워크가 필요한 시간.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친구들이 하나둘 나타났다. 2~3층으로 쌓아올리는 조가 있는가 하면 단층 건물로 머무는 조가 눈에 띈다. 저녁 시간이 다가올수록 조바심이 난다. 과제를 해결한 조는 맛있는 식사장소로 향한다. 그렇지 못한 조는 다른 조의 탑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는다. 이어 탑을 완성시켰다.

강당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왜?

저녁식사를 하고 강당에 모였더니, 매트에 누우란다. 취침은 아닐 터. 그렇다. 인내심과 책임감 코너가 기다리고 있었다. 자리에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두 발로 양동이를 들어야 하는 게임. 각 조의 교사가 양동이에 물을 붓는다. 김 트레이너는 인내심과 책임감을 기를 수 있다고 했다.

“인내심이란 자기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자신을 참는 것입니다. 책임감이란 전체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자기 자신을 참는 것입니다. 이 게임으로 인내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경험할 수가 있습니다.”

▲ 12월 30일부터 31일까지 천안 국학원에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가 주최한 인성영재 캠프가 열리는 가운데 참가 학생들이 인내심과 책임감을 높여주는 게임을 하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체격은 좋지만 체력은 약해진 우리 아이들. 시간이 흐를수록 온몸이 떨린다. 그럼에도 발을 내릴 수 없었던 이유. 남학생은 “중간에 힘들었는데, 다른 사람도 버틴다고 생각하니까 더 오래 버티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어느 덧 시간이 흘러 목표를 달성한 뒤에 만난 또 다른 남학생은 “하면 할 수 있구나 알게 됐어요”라고 웃었다. 장중한 음악 소리와 함께 ‘나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강하다’라고 외치는 학생들의 소리가 강당을 가득 메웠다. 이어 서로의 어깨를 풀어주는 러브핸즈로 배우는 포용력을 마지막으로 인성영재 5대 덕목을 깨우는 프로그램은 모두 마쳤다.

꿈을 찾을 수 있을까? 취직은 될까? vs 찾을 수 있고 취직도 돼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자퇴해서 사회경험을 많이 했어요. 아르바이트도 해봤고 옷가게도 해봤어요. 그런 활동은 저 친구(1기생)들보다 많이 해봤어요. 그런데도 꿈을 찾지 못했는데, 입학하면 꿈을 찾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어요.”

캠프의 하이라이트는 이튿날이었다. 인생을 바꾸는 1년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대안학교 벤자민학교와의 만남이다. 학교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가 진행됐다. 이어 질의응답 시간에 박 모군의 질문은 학교의 직업체험교육인 아르바이트와 꿈의 연결고리를 묻는 것이었다.

▲ 12월 30일부터 31일까지 천안 국학원에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가 주최한 인성영재 캠프가 열리는 가운데 참가 학생이 1기생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김 트레이너는 “꿈이라는 것은 누구를 만나느냐? 어떤 선택을 했느냐? 친구가 어떤 사람과 1년~2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은 500여 명의 전문 멘토단이 있다. 이들이 후원을 많이 해준다.”라고 답했다.

또 다른 여학생은 “졸업 후 진로가 궁금하다. 취직한 사례가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1기생 김현곤 군은 “계속 요리를 해왔다. 어떤 멘토님을 만났다. 내년에는 뉴질랜드로 유학을 갈 것이고 호텔에 취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놀랍다는 표정으로 함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학부모 질문도 있었다. 한 어머니는 “오늘 와서 느낀 점은 1기생들이 상당히 자신감이 있다. 저 자신감이 입학 후 생긴 것인지? 아니면 다른 아이와 비교해서 원래 자신 있었던 아이들이었는지 궁금하다”라고 물었다.

▲ 12월 30일부터 31일까지 천안 국학원에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가 주최한 인성영재 캠프가 열리는 가운데 김나옥 교장이 학부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김나옥 교장은 1기생들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중학교 시절에 발표한 적이 별로 없다는 학생부터 편의점조차 갈 수 없었던 학생도 있었다. 지금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다 . 다시 마이크를 돌려받은 김 교장은 자신감을 기르는 방법은 뇌교육에 있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의 1년을 관통하는 핵심은 체험적 인성교육방법이다. 그것은 뇌를 활용하는 뇌교육이다. 학생들은 1년 동안 훈련을 받는다. 뇌교육 선생님이 동행한다. 뇌교육의 첫 번째는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긍정을 선택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내면에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나중에는 주변의 도움이 없어도 스스로 뇌를 활용하는 주인이 된다. 그러면 아이들의 인성은 활짝 꽃을 피울 수 있고 자신감을 가지고 바뀌게 된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