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스피릿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 학생들과  '벤자민프로젝트', '꿈', '앞으로의 진로' 등 다양한 주제로 나눈 이야기를 12월 한 달 동안 매주 월, 수, 금요일 보도합니다. / 편집자 주

무대에 선 주인공들이 돋보이기 위해서는 무대 밖에서는 더 치열하게 준비하고 움직여야 한다. 지난 11월 22일부터 일주일간 서울 종로구 뫼비우스갤러리에서 열린 '2014 벤자민 인성영재 페스티벌'에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 김상훈 군(17)은 페스티벌 공연이 차질없이 움직이도록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였다. 출연자들을 준비시키고, 마술쇼가 끝난 후 떨어진 꽃가루를 쓸어 담는 등 페스티벌 궂은 일은 도맡았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 김상훈 군.

"페스티벌은 처음 해보는 일인 데다 처음부터 끝까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야 했어요. 그래서 페스티벌 하면서 센스가 엄청 생긴 것 같아요. 여기서는 어떻게 해야겠다, 무엇을 준비해 놓아야겠다는 감각이 생겼어요."

벤자민 페스티벌에서 27명의 벤자민학교 학생들은 지난 1년간 자신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토크쇼를 비롯해 연극, 마술쇼 등의 공연과 도자기, 그림, 사진 등을 전시했다. 상훈 군은 이번 페스티벌을 진행하면서 지난 학교생활을 돌아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 벤자민페스티벌에서 마술공연이 끝난 후 꽃가루를 쓸고 있는 상훈 군.

"벤자민학교 생활하면서 크게 도약한 계기가 지난 10월 벤자민 워크숍 때였어요. 10월에는 지역 축제에서 공연도 하고, 영어공부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고 나름 바쁘게 지냈는데도 저는 너무 부족해 보이고 만족스럽지 않은 거예요. 내가 왜 이러지? 한 건 많은데 느낀 것이 없었어요."

상훈 군은 워크숍 전날 밤 한숨도 자지 못하고 천안 국학원으로 출발했다. 지난 한 달간 어떻게 생활했는지 친구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자신은 한없이 초라해 보였다.  

"교장 선생님과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는 순간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했음을 깨우쳤습니다. 그날 미리 준비했던 발표 대신 제 속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했어요. 그때부터 변화가 일어났던 것 같아요."

이후 상훈 군은 '벤자민 프로젝트'로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지금까지 교수, 요리사, 지하철 기관사, 선생님 등 30여 명을 만나,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가장 보람을 느낄 때 등을 인터뷰했다.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 준 사람도 있었고 거절한 사람도 있었지만, 한명 한명 인터뷰를 할 때마다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인터뷰 마지막 질문으로 이 직업을 하려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물었어요. 그런데 다들 이 일을 하지 말래요. 그걸 보면서 어른들이 자기 직업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을 못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어른들도 이런데 아마 지금 이대로 가면 모두가 이런 삶을 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요. 청소년일 때 자기 꿈을 찾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 정말 중요함을 배웠습니다."

상훈 군은 미국 애리조나주 세도나에서 진행되는 글로벌리더십과정을 이수한 후 벤자민학교 생활을 마무리한다. 이후 고등학교에 복학할 예정이다.

"벤자민학교를 통해 간절히 원하는 꿈이 생겼습니다. 대학에서 심리학 공부를 하고 싶어요. 상담심리사가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소통해서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에 복학해서 1년 어린 동생들과 공부하는 건 전혀 신경쓰지 않아요. 많은 친구들이 저와 같이 벤자민학교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꿈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l 사진.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홈페이지 www.benjaminschoo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