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하는 동아시아 정세에서 한국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동아시아 소통과 상생을 위한 한국과 중국의 바람직한 관계를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됐다.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학준)은 (사)한국현대중국연구회 및 중국사회과학원 사회과학문헌출판사와 함께 23일  서울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동아시아 국가 간의 소통과 상생을 위한 한중 관계"”라는 주제로 ‘2014 한중인문학술교류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한·중 양국의 29명의 학자가 참여하여 인문 세션 ‘동아시아 소통을 위한 한중 인문교류’와 사회과학 세션 ‘동아시아 상생을 위한 한중관계’로 나누어 한·중 학자들이 다방면에 걸친 양국 간의 문제를 발표, 토론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인문 세션 ‘동아시아 소통을 위한 한중 인문교류’에서 랴오닝대학(遼寧大學) 동북아연구원 원장인 장동밍(張東明) 교수는 오늘날 경제적 관계는 긴밀하지만 정치·사회·문화적 차이가 큰 동아시아에 과연 공동체 문화가 형성될 수 있는지 검토했다.

 장 교수는 아시아가 유럽과 비교하여 역사나 문화 영역에서 공통점이 미약하므로 아시아 공동체 문화는 ‘다원문화’를 기반으로 해야 비로소 수용 가능해지며, 다양한 문화 유전자를 재조합하고 상호 교류하여 ‘신 동아시아 문화’에 대한 공동의 문화인식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동아시아 공동체 문화컨센서스의 기반은 존중과 교류이다. 이를 기반으로 ‘문화유전자의 재조합’을 통해 ‘컨센서스’를 형성하고 최종적으로 ‘동아시아 공동체 문화’를 실현할 수 있다."며   "경제 발전에 따라 문화컨센서스는 이미 무르익어 가는 중이며, 공동체 구축을 위해 동아시아 문화컨센서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 동아시아는 이 양자의 결합을 통한, 역내 경제 성장에 걸맞는 새로운 문화의 형성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이것이 전제될 대 문화컨센서스 가운데 동아시아문화의 함의 나아가 아시아문화의 함의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동아시아 또는 동북아 문화는 여러 우수한 문화의 결합 또는 재조합으로 구성된다. 한 문화만 강조된다면 다른 문화의 공감을 얻을 수 없고 갈등과 충돌로 이어진다. 따라서 다앙한 문화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방식으로 상호 교류하고 융합하면서, 나아가 이러한 우수한 문화유전자를 ‘계승’하는 ‘신 동아시아 문화’라는 공동의 문화인식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과학 세션 ‘동아시아 상생을 위한 한중관계’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한국에 대해 영향력을 다투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분석과 그 타개책을 논의한 논문이 발표됐다.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전략연구원 동샹롱(董向榮) 교수는 ‘한중관계와 한미관계는 무슨 관계인가’에서는 한중관계와 한미관계는 경제적으로 중국, 안보상으로 미국에 의존하는 한국의 상황에서 보면 경쟁관계가 아닌 보완관계이며, 향후 남북통일 등 긍정적 가능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 교수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 놓인 자신의 특수한 지위를 충분히 활용해 자국 이익의 극대화하려는 한국의 행동은 당연한 선택이다."며 "이러한 ‘양다리’가 남녀관계에서는 허용되지 않지만, 정치적으로는 멋진 선택이다. 양다리란 중국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안보적으로는 미국에 의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동 교수는 "현재 중국은 둘 가운데 중국을 선택하라고 한국에 요구할 만한 저력과 힘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중국은 기다려야 하며, 시간은 중국의 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 한반도가 평화, 통일, 중립의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이는 우선 중미 간의 협력과 타협에서 시작된다. 중미 힘겨루기라는 죄수의 딜레마 속에서, 양측에게 중립적인 한반도는 협력의 결과이며, 협력하지 않을 경우 한반도 분열이라는 현상 유지로 기울게 된다. 물론 한국과 북한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즉, 중미 갈등을 활용해 민족통일이라는 대업을 실현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김한권 박사는 ‘시진핑 지도부의 외교 전략과 동아시아’ 발표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는 강요를 당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며 동북아의 지정학적 불안요소를 해결하기 위하여 미국과 중국이 협력하는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역시 두 나라 사이 신뢰와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 고리라는 위치를 빠르게 확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안보상의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한·중 운명공동체’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국익 확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유연하게 검토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한다.

김 박사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핵위협 대응과 한반도 통일을 위해 무엇보다도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여야함에는 이견이 없으나,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한중 ‘운명 공동체’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현재 한국의 국익 확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유연하게 검토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포럼의 결과는 중국사회과학원 사회과학문헌출판사가 발행하는 한국학 전문 중국 학술지 『당대한국(當代韓國)』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