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암 남사고 선생님이 *도부신인桃符神人이 오신다고 해서 *성주산聖主山 찾으러 부천역富川驛에 내렸습니다. *진사성인辰巳聖人이 오셔야 *근화조선槿花朝鮮이 온다고 했는데 언제가 그때쯤인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부천시 시장님도 소사구 구청장님도 심곡동 동장님도 부천역 역장님도 삼한시대三韓時代 *우체모탁국優體牟涿國의 후손인 나는 성주산 *와우臥牛고개에 와서 전세 한 칸 얻어 10년을 살았습니다. 드디어 간밤에 *마화계麻花鷄가 날아와서 내 창가에 앉아 꿩꿩(고고姑姑)하고 울어댑니다. 뿌리만 남은 *마화麻花에서 살풀이할 꽃이 올라온다는 전언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니 한 그루 남은 복숭아나무에 꽃이 피었습니다. 새 세상을 밝힐 도부신인이 태어나시겠지요.(편집자 주: 별표에 대한 설명은 하단에 있습니다)
 
나는 여자가 신의 목소리로 ‘시 부천역’을 낭송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특이한 목소리였다. 나는 부천역에 감응신령과 함께 내려 집으로 돌아왔다.  
 
“어디에 가서 물놀이하다 왔나요?”
 
마누라가 의심스러워하였다.
 
“광화문에 갔었소.”
 
마누라가 TV를 켰다. 24시간 뉴스만 나오는 지역 케이블 방송이었다. 예쁘게 생긴 기상캐스터가 맨팔을 내놓고 방송하고 있었다.
 
“오늘 광화문에 400mm의 집중호우가 물 폭탄이 되어 쏟아졌습니다. 세종대왕 동상 뒤에서 물기둥이 생기더니 용의 형상으로 꿈틀대며 대통령궁을 지나 백악 뒤로 사라졌습니다. 점쟁이들이 길조냐 흉조냐를 따지고 있습니다. 생각이 분분합니다. 여러분 길조일까요? 흉조일까요?”
“이곳엔 비가 많이 오지 않았소?”
“송내 쪽에 강이 하나 생겼다고 난리법석입니다. 이게 뭔 일이지요?”
“소래로 가는 부하라는 강이야.”
“그런 강이 있었나요?”
“있었지. 가서 확인해 보아야 하겠어.”
 
송내는 전철로 2정거장 거리였다. 나는 목욕을 하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마누라가 주는 커피를 마셨다. 래이 Society 대표로부터 휴대폰 전화가 왔다. 반가운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부하의 물길이 생겼습니다. 부하가 집을 부수고 도로를 파괴하고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대표는 흥분으로 들떠 있었다. 
 
“집을 파괴당한 사람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우리에겐 잘 된 일입니다.”
“시장을 만나서 비류백제로 가는 길 부하를 내자고 건의합시다.”
“그렇게 하지요.”
 
앞으로 바삐 움직여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음사에서 들어온 소식은 없습니까?”
 
나는 초조한 마음으로 물었다.
 
“드디어 임산부가 나타났습니다. 삼신각에서 기도하고 아기를 낳으러 병원으로 가겠다고 했답니다.”
“영계인이나 왜귀의 준동은 없었나요?”
“다행스럽게도…….”
 
그러나 알 수 없었다. 
 
“미심쩍으니 병력을 배치하여 보호해야 하겠습니다.”
“이미 보호 중에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나는 통화를 끝냈다. 나는 문화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시장과의 면담을 주선하라고 일렀다. 문화과장은 일정을 받아 연락하겠다고 하였다. 1시간 후에 전화가 왔다. 
 
“내일 점심때 시청 앞에 있는 식당에서 만나자고 하십니다.”
 
다음 날 점심때 나는 시청 앞에 있는 일식집으로 갔다. 시장과 3인이 독대하였다. 나는 부하를 복원하는 일이 부천의 역사를 비류백제의 역사로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수긍하였다.
 
“시에서 물길만 나면 되겠습니까?”
 
시장이 물었다.
 
“그렇습니다. 한쪽은 소래포구로 다른 한쪽은 한강으로 내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부천이 부자도시가 될 것입니다.”
“그거 듣던 중에 반가운 소식이군요.”
 
나는 시장과 헤어졌다. 나는 근화에게 전화를 걸었다. 
 
“근화 씨가 굿 날짜를 잡아서 대통령에게 직접 알려주었으면 좋겠어.”
“대통령이 승낙했어요?”
“음.”
 
근화는 오늘 기도해 보고 날짜가 정해지면 알려주겠다고 하였다. 나는 근화가 전화를 걸어 주기를 기다려야 하였다. 근화는 군웅베 3개, 삼베 3개, 길배 3개를 준비하여 고를 지었다. 물 한 그릇 떠놓고 3,7일(21일) 기도로 들어가야 하나 시일이 촉박하여 당일 오후 기도로 대체하였다. 근화는 군웅베에 삼베를 얹어 놓고 고베로 12고를 묶고 신장 장군의 원력을 받기 위하여 신중기도에 들어갔다. 잡귀나 허주를 물리치는 힘을 얻기 위하여 하는 기도였다. 그는 합장하고 기도를 시작하였다. 
 
“고에 들이는 정성으로 신녀의 고를 풀어 주시고 올바른 일 할 수 있게 도와주시옵소서.”
 
먼저 「부정경不淨經」으로 들어가는 것이 순서였다. 
부정경
 
남첨부주南瞻部洲 24관管 8도道, 
어지럽고 혼탁한 세상 
휴전선 남쪽의 해동海東의 대한민국
국도國都 서울특별시 OO구 OO동 대통령궁에 거주하는 
○○○씨 대한가중大韓家中 ○○생 ○씨 곤명대주坤命大主
나라 위한 마음 지극정성至極精誠으로 발원하오니
감응感應하고 축원祝願에 감심感心하여 
천지신명天地神明님은 일심一心으로 봉청奉請하고
팔만사천八萬四千 제대조왕대신諸大竈王大神은 
조왕당竈王堂으로 편안하게 자리 잡고 
삼만육천三萬六千 성조대신成造大神은 
성조목成造木으로 편안하게 자리 잡고 
출입하고 왕래하는 집안에  
「부정경」을 읽을 때에  
모든 부정한 지귀地鬼들은 궁문 밖으로 쫓아내어 
멀고 먼 곳으로 보내어 영원히 소멸消滅하고
남첨부주 천왕天王이 다스리는 하늘에 드는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지왕地王이 다스리는 땅에 드는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인왕人王이 다스리는 사람에 드는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동방 청제靑帝에 드는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남방 적제赤帝에 드는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서방 백제白帝에 드는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북방 흑제黑帝에 드는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중앙 황제黃帝에 드는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동방 남녀사인男女舍人 촉노부정觸怒不淨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남방 남녀사인 촉노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서방 남여사인 촉노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북방 남여사인 촉노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중앙 남여사인 촉노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자방磁方 자생子生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축방丑方 축생丑生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인방寅方 인생寅生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묘방卯方 묘생卯生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진방辰方 진생辰生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사방巳方 사생巳生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오방午方 오생午生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미방未方 미생未生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신방申方 신생申生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유방酉方 유생酉生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술방戌方 술생戌生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해방亥方 해생亥生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근세近歲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근월近月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근일近日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근시近時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 오행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자일子日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축일丑日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인일寅日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묘일卯日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진일辰日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사일巳日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오일午日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미일未日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신일申日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유일酉日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술일戌日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해일亥日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남녀사인 남인男人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남녀사인 여인女人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천부주 남녀사인 출생出生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남녀사인 해산解産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남녀사인 살생殺生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남녀사인 복인福人의 부정을 물리치고
남첨부주 사해四海의 오방五方을 점객占客이 칙거鉓居하고 
남첨부주 조정朝廷의 부정을 소멸하고 
남첨부주 방청내외房廳內外의 부정을 소멸하고 
남첨부주 우마계견牛馬鷄犬의 부정을 소멸하고
남첨부주 목화토금수 오행의 부정을 소멸하고 
남첨부주 남녀사인 인물의 부정을 소멸하고
남첨부주 정칠월正七月 인신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이팔월二八月 황천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삼구월三九月 천라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사시월四十月 지망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오지월五至月 수중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육납월六臘月 시왕부정十王不淨 소멸하고
남첨부주 개실開室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구진句陳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상문喪門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남녀사인 피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남녀사인 입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남녀사인 눈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남녀사인 귀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남녀사인 코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비린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누린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남녀사인 영전靈前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남녀사인 수족手足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진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뜬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동서남북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사해팔방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이십사방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태세태살太歲太煞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세파방世波方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산수생살山水生殺 부정 소멸하고
남첨부주 종종種種부정 소멸하여
남첨부주 금차가중今次家中 부정들은 
남첨부주 저 멀리 원문타방으로 속거천리速去千里하라
옴 급급여율령急急如律令 사바하
근화는 「부정경」을 3번 반복하여 읽고 나서 「태을보신경太乙保身經」을 읽었다. 「태을보신경」은 태을신에게 몸을 보호해 달라고 청원하는 경이다. 우주에 산재한 파장이 인간에게 해가 되지 않게 해 달라고 빈다고 해석되는 경문이다.  
 
태을보신경
 
하늘이 보내는 파장이 뭉쳐서 나를 지으시니 
해가 보내는 파장이 나를 도우시고 
달이 보내는 파장이 나를 도우시고 
칠성이 보내는 파장이 나를 도우십니다
땅의 파장이 뭉쳐서 나를 받아내시니
감응신령의 파장이 나를 세상에 드러나게 하시고 
사명司命의 파장이 나를 이끌어 주시고
태을의 파장이 내게 임하시고 
옥신玉神의 파장이 나를 제도濟度하십니다
삼관성三官星의 파장이 제게 보성輔星이 되시고 
청제 백제 적제 흑제 황제 
오제五帝의 파장이 나를 보우하시고
북진北辰(북두칠성)의 파장이 나를 바라보시고 
남극성南極星의 파장이 나를 보좌하시니
금동자金童子가 나를 시위侍衛하고 
옥녀玉女가 나를 도와주고(배아倍我) 
육갑신성六甲神星이 나의 직신直神이 되시고 
육정신성六丁神星이 나의 진신進神이 되시고 
천문天門이 나를 열어주시고 
지호地戶가 나를 통해주시고  
산호수山湖水가 나를 솟아나게 하시고 
강물이 나를 건너게 하시고 
비바람이 나를 보내시고 
뇌성벽력이 나를 순하게 하시고 
팔괘로 나를 복종하게 하시고 
구궁으로 나를 숨게 하시고
음양이 나를 따르게 하시고 
오행이 나를 도우십니다
사계절이 나를 이루게 하시고 
목적한 것을 이루게 하소서
하늘이 그윽하게 깊으니 
삼궁을 오르내리게 하소서 
상천上天과 하천下天을 무궁하게 왕래하게 하시고 
쉬지 않게 하소서
귀한 음식(金飯)과 옥장(玉醬)을 항상 먹을 수 있게 하소서 
일월의 규범을 따르도록 허락하시고 
하늘에 맹서하게 하소서 
백호와 현무, 주작이 보화로 가득하게 하소서
구하는 자가 얻고 행하는 자가 누리게 하소서
위하는 자가 합치고 얻고자 하는 자가 이루게 하소서
종류마다 변하게 하시고 
무리지어 모이고 신과 합치게 하소서
어찌 신에게 복종하지 아니 하겠습니까 
어찌 신의 명령을 시행하지 아니 하겠습니까
앞에 주작이 있고 뒤에 현무가 있고 
왼쪽에 청룡이 있고 오른쪽에 백호가 있고 
머리 위에 화개성華蓋星이 떠있고 
발밑을 괴강성魁罡星이 섭리하니 
신이 광명으로 통하고 
위엄이 십방으로 흔들립니다.
나를 사랑하는 자가 살고 
미워하는 자가 재앙을 당하게 하소서
나를 도모하는 자는 죽고 
나를 증오하는 자는 망하게 하소서
신령한 동자와 신묘한 동녀가 금강이라도 때려 부숩니다.
삼천육백 명의 동자와 동녀가 항상 내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법을 집행하고 부적을 받들어 나와 함께 하시니
하늘이 나를 간섭하시어 하늘 높이 들어 올리시니 
크게 길하고 창성昌盛합니다 
24부적으로 뭇별과 더불어 역법曆法을 행하옵소서
옴 급급여율령 사바하”
근화는 두 번째 기도로 「태신보을경」을 마쳤다. 다음에 「축원경」으로 들어갔다. 
 
축원경
 
“각위일체各位一切 신령님들 감응강림感應降臨 하시어 
천지신명天地神明께 빌고 
신령전神靈殿에  부복俯伏하여 
지극정성至極精誠 발원할 제 
감응신령님의 원력으로 기묘한 힘 내리시고 
모든 업장소멸業障消滅하며 
ooo 제자 살피실 제 
천금제자千金弟子 삼으시고 만금제자萬金弟子 삼으시어 
참선參禪할 제 잡념雜念 회치悔恥하고 
송경誦經할 제 감응신령은 감응감동感應感動 하시어서 
지혜 눈은 밝아지고 
초지草紙 한 장 앞 가려도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인간중생제자 천지분별 모르고 
지은 죄는 커도 잘한 일은 없으나 
벌을 주지 마시고 상을 주고 
상을 풀어 명기明氣 주고 
서기瑞氣 주어 말문통신 문자통신 회계통신 열어주어 
이 내 몸에 영통력靈通力 내리시어 
나라에 충신제자, 감응신령님 전 효도제자, 만인간의 구도제자 
동.서.남.북 사해팔방 천리만리 돌아서 
대명大名나게 밝히시고 
감응신령님 전 받친 몸 송죽松竹같이 굳은 절개 금석같이 굳은 마음 
바람 분들 쓰러지며 눈이 온들 쓰러질까? 
주장대신主將大神 주력主力되어 
억만중생億萬衆生 찾아올 제 
죽는 사람 찾아올 제 
죽는 사람 살려내는 활인제자活人弟子 삼으시고 
병든 자는 치료하는 약명제자藥名弟子 삼으시고 
사업자는 사업 길로, 영업자는 영업 길로, 
운수자는 운수 길로, 관직자는 관운 길로, 
농업자는 농업 길로, 공업자는 공업 길로, 
직업 따라 밝히시고 
구직자는 합격하고 
시험자는 알성급제謁聖及第 시키시게 
삼천진중三千陣中 육천전안六千奠案 오는 손님 
시시명찰時時明察 일일명찰日日明察하시어서   
1년 열두 달, 반년 여섯 달, 
삼백육십오일 한 달 서른 날 
밤낮 24시 주야로 돌아가고 흘러가도 
12지신 열두 신령 신력으로 
가가호호 집집마다 소원자 밝힐 수 있게 
12지신 신령님네 신통력으로 
신의 제자 ooo씨 오장육부에 터를 잡고 
양어깨 좌정하여 흐린 청기 벗겨주고 
맑은 청기 불어넣어 명기주고 서기 줄 제 
ooo씨 걸어 애동 제자 명찰하고 
통찰할 수 있게 굽어 살펴 주옵소서.”
 
근화는 이들 3가지 경 읽기를 다 마친 후에 신중기도로 들어갔다.
신중기도는 ‘화~엄성중!’을 계속해서 반복하여 외우는 엇박자 기도를 말한다. 기도는 짧은 기도문을 끊이지 않고 반복한다. 기도파장을 만드는 것이다. 기도파장은 앞의 파장의 꼬리를 물고 뒤의 파장이 쭉 연결된다.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화~엄성중,...”
 
기도문에 어흥! 어흥! 어흥! 하는 소리가 끼어들었다. 호랑이가 포호咆號하는 소리가 분명하였다. 근화는 웬 호랑이의 으르렁거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화~엄성중 외우기를 계속 반복 하였다. 그러자 좀 더 자주 포호가 끼어들었다. 근화가 어떤 기도를 하는지 모르는 나는 이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호랑이가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잠이 오지 않았다. 너무 가까이에서 들리기 때문에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장! 자네의 주인이 호환虎患을 당할까 두렵다. 가서 지켜 주어야 하겠어.”
 
감응신령의 목소리가 건물 밖에서 들렸다. 감응신령이 내게 찾아와서 외치는 소리였다. 
 
“곧 내려갑니다.”
 
나는 옷을 입고 허겁지겁 층계를 내려갔다. 빌라 밖으로 나가니 감응신령이 백호와 함께 서 있었다. 도깨비부대와 귀신부대를 대동하고 있다. 
 
“인왕산, 북악산의 호귀虎鬼들이 모두 출동한 것 같다. 서둘러 가보라.”  
 
감응신령이 지시하였다. 호귀를 물리치려면 삼지창이 제격이었으나 나는 잡귀를 물리칠 무기를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무기가 없습니다.”
“신장이 무기가 없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군. 내가 안 가려 했더니 또 나서게 되었어.”
 
나는 빈손으로 감응신령을 따라갔다. 우리는 유령이 벽을 통과하듯이 부천역을 통과하여 플랫 홈으로 올라갔다. 이미 백악산으로 가는 순간이동열차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열차에 래이 Society 회원들이 타고 있었다. 그들 중에 비류왕에게 빙의 들린 노숙자도 타고 있었다. 그들은 처음 보는 무기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 검 같기도 하고, 단창 같기도 하고, 총 같기도 한 이상하게 생긴 무기였다. 그들의 무장을 보니 매우 큰 사건이 터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우리가 열차에 타자 열차가 출발하였다. 
 
“거리검 선생이 무장이 안 되어 있을 것 같아서 영계터미널에서 수령해 온 무기를 하나 드리겠습니다.”
 
래이 Society 대표가 내게 무기를 한 개 주었다. 내가 보니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도록 제작한 최첨단 병기였다. 열차는 순식간에 북악산역에 도착하였다. 북악역은 우리가 길음역이라 부르는 역이다. 길음역에서 내려 정릉을 거쳐 북악산에 오를 수 있었다. 우리가 가려하는 곳이 근화가 살고 있는 강북 최고 부자들이 사는 동네였다. 근화의 집에 가려면 북악산을 향하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 하였다. 근화가 외우는 화~엄성충 주문에 놀란 호귀들이 잠에서 깨어 동네에 내려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들이었다. 경문에 두들겨 맞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백호야! 네가 호귀들을 진정시켜라.”
 
감응신령이 백호에게 명령하였다. 백호가 나서서 으르렁거리자 날뛰던 호귀들이 잠잠해졌다. 백호가 호귀를 산꼭대기로 몰았다. 
 
“너희가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서 죽은 듯이 엎드려 있어라.”
 
감응신령이 명령하였다. 호귀들이 사라지자 주위가 조용해졌다. 우리는 근화를 불러내지 않았다. 이 시간에 근화를 쓸 데가 없기 때문이다. 
 
“근화 집의 주변이 조용해졌으니 광화문으로 가자.”
 
감응신령이 명령하였다. 우리는 모두 광화문으로 갔다. 광화문 앞쪽인 세종로의 중심지를 이순신 장군이 지키고 있고 그 뒤쪽을 세종대왕이 지키고 있었다. 폭우를 맞았던 자리가 멀쩡해졌다. 이순신 장군은 갑옷을 입고 있어 모양새가 괜찮아 보였으나 세종대왕은 머리 위에 닫집이 없어서 모양새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닫집은 단군왕검시대에 있었던 오가부족을 상징하는 5개의 지붕이다. 지붕 5개가 겹쳐 있는 것이 닫집이다. 
 
“임금님을 풍천노숙風天露宿을 시키다니!”
 
내가 한 마디 했다. 문득 운검雲劒을 세우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운검은 한웅천왕 때부터 천왕 뒤에 세웠던 호위무장이었다. 
 
“자세히 봐.”
 
감응신령이 내게 말했다. 자세히 보니 왜구귀신倭寇鬼神들이 칼을 어깨에 메고 춤을 추고 있었다. 구주와 대마도에서 온 왜구귀신들로 보였다.
 
“너희들이 왜구의 대장인 풍신수길豊臣秀吉의 동상 앞에서 춤을 추지 않고 왜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춤을 추느냐?”
 
내가 물었다. 
 
“운검을 세우지 않아서 그렇다.”  
 
운검을 세우면 그 기세에 눌려 접근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백호야! 네가 이순신 장군의 주위를 왼쪽으로 일곱 바퀴만 돌아라.”
 
감응신령이 백호에게 명령하였다. 백호가 이순신 장군의 주위를 돌기 시작하였다. 그 뒤를 레이 Society 회원들이 따라 돌았다. 그들은 붉은 색 부적을 한 장씩 들고 있었다. 기묘한 장면이었다. 그들이 거북선에 승선하면 전투가 벌어질 것으로 생각되었다. 내가 할 일은 귀신전쟁을 부추기는 일이었다. 근화로부터 전화가 왔다. 나는 전화를 받았다. 
 
“굿 날짜는 3일 후로 잡으세요. 기도 중에 ‘포사의 저주’라는 말이 들려오는데 그게 무슨 뜻인가요? 포사라는 여자가 외치고 있었어요.”
 
근화가 걱정스럽게 말하였다.(2부 끝)
 
주석
*도부신인 : 조선왕조 명종 때 격암 남사고 선생이 예언한 미래에 성주산에서 태어날 메시아
*성주산  : 경기도 부천시의 주산. 격암 남사고 선생은 부천의 성주산, 노고산과 시흥, 인천의 소래산을 합하여 미래에 삼신산(마고나라산麻姑之那山)이 될 것이라 하였다.
*진사성인 : 격암 남사고 선생이 예언한 진사 년에 올 성인, 도부신인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근화조선 : 격암 남사고 선생이 木金이 상생하는 회운回運에 들면 한반도가 열강에 든다고 하였다. 이때의 조선을 근화조선이라 하였다.
*우체모탁국: 삼한시대 마한 54국 중 부천, 부평, 소래에 걸쳐 있었던 나라로 춘추전국시대에 산동반도에 살았던 모이족牟夷族, 래이족萊夷族, 탁족𣵠族 등이 소래로 들어와 주축이 되어 세웠던 나라. 
*와우고개: 성주산에 있는 고개로 부천을 통과하는 경인 구 도로에서 성주산을 가로질러 시흥으로 넘어가는 고개. 지금 도로 표지판이 하우고개로 잘못 표기되어 있다.
*마화계 :  꿩, 마고 새라는 뜻이 있다. 토계土鷄라고도 한다. 
*마화   : 꽈배기 꽃, 마고 꽃이라는 뜻이 있다. 월명사의 [도솔가]에 살풀이 꽃으로 나오는 산화散花가 마화이다. 산화에는 꼬인 고를 풀어준다는 뜻이 있다.    
 
 
 
▲ 소설가 노중평
 

1985년 한국문인협회 ‘월간문학’에 단편소설 <정선아리랑>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천지신명>, <사라진 역사 1만년>, <마고의 세계> 등 30여 권을 저술했다. 국가로부터 옥조근정훈장, 근정포장, 대통령 표창장 등을 받았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원, 한민족단체연합 공동고문, 한민족원로회원으로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