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스피릿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 학생들과  '벤자민프로젝트', '꿈', '앞으로의 진로' 등 다양한 주제로 나눈 이야기를 12월 한 달 동안 매주 월, 수, 금요일 보도합니다. / 편집자 주


보통의 열일곱 살은 평일 오후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밀려오는 졸음을 떨치고 오후 수업이 한참인 시간에 고원정 양(17, 부산)은 카메라를 들고 종횡무진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원정 양은 글로벌인성영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1년 과정의 대안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교장 김나옥)에 재학 중이다. 교실이 아닌 세상을 학교 삼아 몸과 마음으로 공부하는 벤자민학생들이 서울 광화문 인근 갤러리에서 '벤자민페스티벌'을 11월 마지막 주 내내 진행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 고원정 양이 자신의 사진작품 앞에서 포즈를 잡았다. 원정 양은 부산지역 건물을 주인공으로 다양한 구도와 색감을 가진 사진을 전시했다.

원정 양은 페스티벌에서 사진 전시를 하는 한편, 다른 친구들과 관람객의 사진을 찍고 있었다. 페스티벌 마지막날인 28일 동분서주하며 현장 모습을 담고 있는 원정 양과 만났다.

- 사진의 주인공이 '건물'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어렸을 때 그림 그리라고 하면 다른 애들은 꽃이나 사람을 그리는데, 유독 저는 건물 단면도 그리기를 좋아했어요. 방을 어디에 배치하고 거실이나 부엌은 이렇게 저렇게 구조 그리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건물에 집중하게 된 건 벤자민학교 입학하고 나서에요. 길을 걷다가 우연히 동네에 있는 건물을 봤는데 그 순간 '내가 이런 건물을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건축에 본격적으로 관심 갖게 되었어요. 중학교 때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은 많았는데 시간을 내서 그 분야를 공부하기가 무척 어려웠어요.

- 어떤 건축을 해보고 싶은가.

▲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장르의 건축을 해보고 싶어요. 남이 이미 다 해놓은 것을 그냥 따라가고 싶지는 않아요. 대학에 가서 빨리 건축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이유도, 기존의 것들을 다양하게 배워서 새로운 건축의 개념을 만들고 싶어서죠. 새로운 것을 하려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고민해온 것들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 원정 양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꼽은 작품. 부산 감천문화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 시간이 지나면서 학년이 높아질수록 점점 '해야 하는 것'만 하게 되더라고요. 남들과 다른 생각을 표현하거나 행동하는 것에 점점 눈치를 보기 시작했고요.

벤자민학교 입학한 뒤로는 '나' 자신에게 집중하니까 억눌려 있던 저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되었어요. 감정을 드러내기보다는 숨기고 눈치봤던 것들이 하나둘 사라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제 꿈을 위해 제가 정말 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는 힘이 커졌어요.

- 앞으로의 계획은.

▲ 좀 더 개방적인 환경에서 건축을 배우고 싶어요. 아직 알파벳 수준이기는 하지만 불어를 공부하고 있어요. 프랑스에서 건축에 대해 정말 다양하고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싶어요.

- 원정 양에게 벤자민인성영재학교란.

▲ 빈 칸이요. 벤자민학교에 들어가면 어떻게 변하고 성장해서 나올 지 아무도 몰라요. 누구나 무한한 가능성을 찾는 학교에요.


글/사진.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