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나선화)과 미국 시애틀미술관(관장 Kimerly Rorschach)의 반환 합의에 따라 미국에 있는 ‘덕종어보’가 내년 3월에 우리나라로 돌아온다.

 덕종어보는 1471년(성종 2)에 성종이 덕종(德宗, 추존왕/1438~1457년)을 '온문의경왕'(溫文懿敬王)으로 추존하고자 존호를 올리면서 제작됐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종묘 영녕전 책보록'을 통해 1924년까지 종묘에 보관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덕종(1438~1457)은 세조의 장남으로 1455년 왕세자로 책봉되어 의경세자라 하였다. 하지만 즉위하지 못하고 20세에 승하하였다. 1471년 둘째 아들인 성종이 덕종으로 추존하였다. 경기도 고양에 있는 경릉이 덕종의 능이다.

▲ 내년 3월에 국내로 돌아오는 덕종어보.<사진=문화재청>

덕종어보는 내년 3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양 기관의 관계자, 기증자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반환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덕종어보 환수가 완료되면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특별전시(‘15년 상반기)를 통해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시애틀미술관은 ‘덕종어보’를 문화재 애호가인 故 토마스 스팀슨 씨(Mrs. Thomas D. Stimson)로부터 1963년 2월1일 기증받아 소장해왔다. 토마스 스팀슨은 1962년에 뉴욕에서 구매했다. 

문화재청은 덕종어보 반환 문제를 우호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뜻을 국립문화재연구소를 통해 지난 7월 시애틀미술관에 전달하고, 이후 시애틀미술관과 직접 협의를 진행하였다.

▲ 덕종어보가 내년 3월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돌아온다. <사진=문화재청>

시애틀미술관은 협의 과정에서 덕종어보를 반환할 뿐만 아니라, ’인수(印綬, 어보에 달린 끈으로 2008년에 서울시 매듭장 김은영 씨 제작)‘까지 함께 기증하겠다는 입장을 알려 왔다. 시애틀미술관은 기증자 유족(외손자 Mr. Frank S. Bauley)에게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한편, 11월 12일 미술관 이사회의 승인을 신속하게 받는 등 적극적으로 문화재청에 협조하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7월 실태조사를 통해 덕종어보가 진품인 것을 확인하였다. 아울러 ‘덕종어보’가 ‘위엄 있고 단정한 모습의 거북뉴(龜紐, 거북의 형상을 새긴 도장의 손잡이)가 인판 위에 안정감 있게 자리 잡고 있으며, 거북의 눈과 코, 입 등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조선왕실의 위풍당당하고 굳건한 기상을 잘 나타나 있는 조선 전기의 어보’라고 평가하였다.

이번 덕종어보의 환수는 문화재청이 외국 소장기관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 우호적으로 해결한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외국의 박물관은 우리 문화재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홍보자원으로 중요성이 크다. 그런 면에서 이번 덕종어보 환수는 외국 소장기관과 문화재 환수를 통해 우호와 협력을 강화하고, 현지에서 우리 문화재에  관심을 촉진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나아가 이번 덕종어보의 우호적 반환은 미국, 일본 등 외국 기관에 소장된,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유물의 환수 추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미 공조를 통해 지난해 9월 27일 압수된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의 조속한 환수를 위해 문화재청과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간에 지속해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사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 초에 국내로 반환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