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할머니 무릎에서 몇 번이고 들었던 옛날이야기는 나이가 들어도 가끔 생각난다. 그만큼 강렬하게 추억 속에 자리 잡은 교훈이고 가르침이었다. 옛날이야기 속에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착하고 효성이 지극하며, 게다가 지혜롭고 용감하다. 아주 평범한 인물이지만 스스로 노력에 의해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 행복을 얻는다.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전래동화를 보면, 우리 선조들이 중요시했던 이상적인 인간의 성품, 인성(人性)을 알 수 있다.
  
인성이 바르면 복이 절로 온다

전래동화 속에는 특히나 효성이 지극한 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어려운 가운데도 부모를 섬기는 인물들은 하늘의 복을 받아 부모의 병을 고치고 소원을 이루게 된다. 대표적인 이야기가 심청전이다. 심청이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300석에 청나라 상인들에게 팔려 인당수의 제물이 된다. 그러나 심청의 효성에 감복한 용왕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 심청은 왕비가 되고, 마침내 심청을 찾아온 아버지 심 봉사가 눈을 뜨게 된다는 줄거리다. 
 
 
남을 위해 자신을 던질 줄 아는 아름다운 성품을 지닌 심청이는 아버지를 눈뜨게 했을 뿐 아니라 다른 맹인들의 눈까지 환하게 뜨게 해준 도인(道人)이다. 지극한 효성은 인간뿐만 아니라 하늘과 땅을 감동시킨다. 전래동화의 효자에게는 명예와 재물이 주어지며 이적이 일어난다. 우리 조상들이 효를 가장 최고의 덕목으로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흥부 놀부 이야기를 통해서도 전통사회에서 추구하는 바른 인성을 알 수 있다. 흥부는 가난하지만 착하고 우애가 있는 인물이다. 그는 형 놀부에게 무일푼으로 쫓겨나면서도 원망하거나 증오하지 않는다. 반면에 놀부는 형제간의 우애 같은 가르침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부모의 유산을 독차지한다. 
 
결국, 자신의 욕심만 차린 놀부는 박에서 나온 도깨비에게 재산을 다 빼앗기고 빈털터리가 된다. 흥부 놀부 이야기는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자기만 아는 나쁜 사람은 결국 벌을 받는다는 중요한 교훈을 전하고 있다. 
 
또 하나 재밌는 이야기가 청개구리 동화이다. 청개구리는 어머니의 말을 늘 반대로 듣는 말 안 듣는 개구리였다. 청개구리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자기를 개울가에 묻어달라는 말을 남기고 죽는다. 청개구리가 반대로 행동할 거라고 예상하고 한 말이었다. 그러나 청개구리는 이번만큼은 어머니의 말을 잘 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개울가에 묻어드렸다. 그래서 비가 내릴 때면 개울가에 있는 어머니의 무덤이 쓸려 내려갈까 봐 청개구리가 그렇게 운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전래동화를 통해서도 아이들의 버릇을 가르쳤던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부모의 말을 안 들으면 불효자가 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교훈이 담겨 있다. 

세상을 밝고 환하게 비추는 주인공들
 
대부분 전래동화의 공통점은 착함과 인품을 갖춘 사람은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지만, 결국에는 복을 받고 잘 산다는 내용이다. 부지런하고 착한 사람들은 인색한 부자, 욕심쟁이, 심술꾸러기, 백성을 괴롭히는 양반 등 악인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고 행복을 누린다. 그들의 덕스럽고 지혜로운 성품은 사람과 하늘을 감동시키고 세상을 행복하게 만든다. 
 
전래동화를 통해 우리 선조들은 자연과 사람을 두루 이롭게 하는 인성, 은혜를 갚은 줄 알고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 삶인지 일깨워주었다.
 
글. 김보숙 기자 bbosook70@naver.com | 참고. <한국의 전통육아(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