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스피릿은 11월 한달 동안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 신채은 학생의 미얀마 여행기를 연재합니다. / 편집자 주

 

4편 [사람]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과 하나되기

 

"Do you know K-POP? (한국노래 알아요?)"

"Yes! (네!)"

내가 미얀마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제일 먼저 꺼낸 말이다. 내가 만난 미얀마 사람들은 우리나라 노래(K-POP)에 대한 관심이 아주 뜨거웠다. 이번 문화교류 여행을 함께한 미얀마 친구들과 우리는 항상 버스 이동시간에 모여 노래를 불렀다. 그들과 우리는 기타를 꺼내 미얀마 노래, 한국 노래를 번갈아 가며 불렀다.

한국노래를 부를 때 특히 호응이 뜨거웠다. 나도 모르는 2NE1의 '아파'를 미얀마 친구들이 제 나라 노래인 양 술술 부르는 것을 보며 뉴스나 TV로만 보았던 한류의 힘을 그곳에서 몸소 실감한 듯했다.

▲ 양곤순환열차에서 미얀마 친구 낸지(기타를 들고 있는 청년)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 우리는 어디서나 기타만 들고 있으면 노래를 불렀다.

미얀마 사람들은 한국 아이돌 그룹의 멤버 이름은 대부분 꿰고 있었고 각자 휴대전화 안에는 한국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엑소(EXO, 가수)의 멤버 12명의 이름을 다 알고 있다니! 정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또 우리는 단지 한국사람이라는 이유로 미얀마 양곤에서 거의 인기스타나 다름없었다. 한국에서 받을 수 없는 관심은 거기서 다 받고 온 듯했다. (^^)

K-POP으로 시작한 우리와 그들의 사이는 점점 시간이 지나갈수록 더욱더 가까워졌다. 다른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와 그들의 만남은 하루하루가 즐겁고 색달랐다. 지금부터 나의 특별한 여행을 풍성하게 만들어준 미얀마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다.

▲ 미얀마 친구들에게 둘러 싸인 나와 한국 친구들, 친구들의 여러 관심으로 신나는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이야기 하나. 낯선 나라의 그들과 하나 되다

"아비자바! 아비자바!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나는 미얀마 양곤의 시장을 돌아다니며 어색한 미얀마 어로 열심히 외쳤다. 나의 어눌한 말투를 듣고 시장 사람들이 웃곤 했지만, 미얀마 친구들과 함께해서 즐거웠다. 우리는 한국에서 미얀마 청소년들과 어린이를 위한 후원 장터에서 팔 물건을 가지고 왔다. 후원 장터 한쪽에서는 한국요리를 만들어 팔고, 다른 쪽에서는 한국에서 가져온 물건을 팔았다.

이곳에서 나의 역할은 재롱을 부려 사람들을 모으고 분위기를 후끈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재롱 팀의 호철이와 미얀마 친구 낸지는 기타를 번갈아 가며 노래를 불렀고 나는 열심히 피켓을 들고 홍보를 했다. 활기찬 분위기에 맞게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다. 우리의 힘으로 낯선 곳에서 노래를 부르며 사람들을 모으고 돈을 벌자니 영화 속 즉흥적인 여행가가 된 기분이었다. (^^)

후원 장터를 도와준 미얀마 친구들 모두 적극적이었다. 사실 활기찬 분위기를 만든 것은 미얀마 친구들의 덕이 가장 컸다. 노래를 부르고 사람들을 모으는 것을 현지인인 친구들이 제일 잘했기 때문이다.

▲ 위/ 분위기를 띄우는 재롱 팀의 낸지와 미얀마 양곤의 북적북적한 분위기 ㅣ 아래/ 물건을 팔기 위해 “포켓 500 짯!!” 을 외치는 나 , 주머니가 뭐라고 큰 물건들 놔두고 주머니를 팔기 위해 엄청 애썼다. [사진제공=서울시립청소년문화교류센터]

모든 것이 즐거웠다. 우리의 물건들과 음식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고 결국 음식들과 물건들 거의 다 팔렸다. 우리가 가져온 물건들의 모든 수익금은 미얀마의 청소년들과 어린이를 위해 기부했다. 모든 이들의 힘으로 기부금을 만들었다는 것에 아주 뿌듯했다.

공통점보단 차이점이 많은 그들과 우리가 무언가를 함께 한다는 것이 이렇게 뿌듯할 줄 몰랐다. 이번으로 친구들과 하나씩 맞춰가고 도와가며 무언가를 이루었을 때, 그것이 ‘진정한 소통’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야기 둘. 대가 없는 친절함 그리고 그들만의 순수함

"이거는? 이거는 뭐야?"

나는 궁금한 것 투성이였다. 우리는 미얀마 시장이나 백화점에 구경을 가면 항상 미얀마 친구들과 함께 다녔다. 내가 가는 곳마다 낯선 곳, 낯선 물건들이라 궁금한 것들은 아주 많았고 그럴 때 마 다 꼬치꼬치 물어보았다. 미얀마 친구들은 꼼꼼하게 설명해주었고 말로 표현이 안 되면 이상한 몸짓까지 하여 나를 이해시키려 애를 썼다. 또 비싸면 비싸다, 싸면 싸다 세심한 것 하나하나 신경을 쓰고 가격을 흥정하는 것까지 도와주었다.

▲ 원래부터 알고 있었던 친구처럼 즐거웠던 우리들, 항상 식사시간이면 이야기를 나누고 장난치느라 정신이 없었다. [사진제공=서울시립청소년문화교류센터]

고마웠다. 그들의 관심과 친절함에 감동하였다. 정말 진심으로 우리를 도와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친구들을 생각하며 ‘만약 내가 낯선 나라에서 온 친구를 위해 많은 시간을 내어 미얀마 친구들처럼 안내해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진심으로 우러나와 친구들에게 친절함을 베풀며 세심하게 알려 주지 못할 것 같다.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며 그들의 진심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낯선 이들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여는 것도, 대가 없는 친절함을 베푸는 것도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친절함과 순수한 마음을 알고 배우게 해준 미얀마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다시 한 번 해주고 싶다.

[신채은 학생기자의 특별한 미얀마 여행기] 클릭클릭! 

[1] 시작 ... 세상으로의 첫걸음을 내딛다 

[2] 만남 ... 미얀마 사람들을 통해 나를 돌아보다 

[3] 문화 ... 사람들의 정성이 모여 문화는 전통이 된다

[4] 사람 ...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과 하나되기

[마지막] 변화 ... 따따(안녕) 미얀마! 그리고 새로운 시작

 

 

글/사진. 신채은 희망기자 codms0622@naver.com
사진제공. 서울시립청소년문화교류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