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족원로회의 포럼

나는 친구 이명지에게 포럼에 참석해 달라고 전화하였다. 이명지는 포럼이 시작되는 시간에 맞추어 도착하겠다고 약속하였다. 통화를 끝내기 전에 이병지가 물었다.

“삼한 여자 이숙 씨와 함께 참석해도 괜찮겠는가?”
“함께 와. 대환영이지.”
 
통화가 끝났다. 나는 마지막으로 포럼에서 발표할 원고를 읽었다. 몇 번이고 주제를 바꾸고 내용을 바꾸어 쓴 원고였다. 이번에도 또 그렇게 하고 싶었다. 이토록 신경이 쓰이는 원고는 처음이었다. 
 
“자네는 인성회복人性回復에 대하여 말하게. 감응신령을 늙은이들에게 보여주는 일은 내가 할 테니.”
 
갑자기 감응신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먼저 말씀하기를 주파수 소통과 관음사에 대하여 말하라고 하셨습니다. 바꾸란 말씀입니까?”
 
내가 물었다.
 
“바꿔.”
 
감응신령이 말했다. 드디어 포럼의 날이 왔다. 나는 홍익인간 연습을 발표할 것이다. 성주산역에서, 경호부대가 순간이동열차에 승차하였다. 32명의 래이 Society 회원들도 순간이동열차에 승차하였다. 혁거세 선생과 근화는 각자 자기의 차를 가지고 오기로 되어 있었다. 경호부대와 래이 Society 회원들이 시청역에서 하차하였다. 그들은 인도의 좌우에 종대縱隊로 늘어서 행진하였다.
 
사람들은 유령들이 툭툭 치고 지나가도 감지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래이 Society 회원들은 알아보았다. 광화문은 잡귀들의 천지였다. 소속을 알 수 없는 잡귀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경호부대와 래이 Society 회원들은 모두 광화문 네거리를 건너서 세종문화회관에 도착하였다. 경호부대 1,000명이 건물의 외곽과 내곽에 촘촘히 배치되었다.
 
이순신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에서 쿼크가 날아와 경호부대와 래이 Society 회원들을 정찰하고 갔다. 래이 Society 회원들이 포럼장의 내곽과 외곽을 둘러싸고 지키도록 3인 1조로 조를 짜서 10개 팀을 3중으로 배치하였다. 연단 앞을 제1팀, 중간을 제2팀, 출입구를 제3팀, 로비(lobby)를 제4팀, 통로를 제5팀, 통로 밖을 제6팀, 순찰을 제7, 8팀, 지원을 9,10팀으로 하였다. 나와 대표는 지휘부를 구성하였다. 이명지와 이숙 씨가 포럼이 시작되기 30분 전에 도착하였다.
 
혁거세 선생과 근화가 와서 연단 곁에 간단하게 굿상을 차렸다. 포럼이 끝나면 근화가 굿을 하도록 계획되어 있었다. 굿을 하는 도중에 감응신령이 나타날 것이다. 아마 늙은이들이 놀랄 것이다. 혹시 기절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수상한 자를 잡았습니다.”
 
예인홀로 들어오는 통로에서 보고가 들어왔다. 
 
“왜귀들이 준동을 시작한 모양이군.”
 
내가 말했다. 나는 출입문으로 갔다. 한 베어 대표가 따라왔다. 왜귀를 심문하려는 것이다. 왜귀는 신사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 눈에 위장한 닌자처럼 보였다. 겉으로는 신문기자였다. 
 
“선생은 한민족원로회 회원이 아니므로 포럼에 참석할 수  없습니다.”
 
출입문 근무자가 말하였다.  
 
“흉기를 소지했는지 확인해.”
 
내가 명령을 내렸다. 근무자들이 불심자不審者의 몸을 수색하였다.
 
“단도短刀가 나왔습니다.”
 
근무자가 불심자의 몸에서 단도를 끄집어내었다.
 
“누구를 해치러 온 것이냐?”
 
내가 물었다. 
 
“호신용일 뿐이다.”
 
불심자가 말하였다.
 
“이 자를 자체발화 화장터로 데리고 가서 태워버려라.”
 
내가 백호에게 명령하였다. 백호가 그를 몰고 갔다. 포럼을 시작할 시간이 다 되었으므로 나는 사회자의 소개를 받아 연단에 섰다. 참석자들은 홍익인간에 대하여 잘 아는 사람들이었다. 연사들이 귀에 못이 박이도록 홍익인간을 떠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감응신령이 발표하기를 원하는 원고를 출력해 왔으므로 강연조로 읽기 시작하였다. 
 
“인성회복은 철학적, 정책적 과제라는 제목으로 인성회복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 최근 학생, 교사, 학부모 1,530명을 대상으로 인성에 관련된 여러 가지를 조사해 23일 발표하였다고 문화일보가 보도하였습니다.
 
학생 33%, 교사 75%, 학부모 52%가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대답하였다고 합니다.  인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인식차를 보였다고 하겠습니다. 학생의 87.0%와 학부모 80.0%가 인성을 ‘인간다운 인격 또는 도덕성’이라 하였고, 반면에 교사는 33.0%가 ‘인격과 도덕성’을 인성이라 하였고, 31.0%는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능력과 소통태도’라 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공감 능력과」소통 태도’를 인성으로 보는 학부모가 0.0%, 학생이 6.7%라고 하였습니다. 이상의 수치에서 보면, 인성에 대하여 철학적인 개념정립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언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의 정확성입니다. 의미가 정확하지 않을 때 중구남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인성에 대하여 어떠한 관념을 가지고 있는지 컴퓨터시대에 맞게 네이버 사전에서 찾아보기로 합니다.
 
네이버 사전은 인성에 대하여 “자신만의 생활스타일로서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지속적이고 일관된 독특한 심리 및 행동 양식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심리학에 기초한 개념정립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의미를 파악하기엔 너무나 막연한 정의라 할 수 있습니다.  동양철학에서는 좀 더 근원적인 답을 합니다. “하늘에서 인간에게 부여한 것이 곧 성性”이라고 한 것입니다. 이 말을 다른 말로 하면 인간이 타고난 천성天性이라는 말이 됩니다.
 
천성은 자연성自然性과 인간성人間性의 복합체입니다. 이 두 가지가 다 인간이 세상에 나올 때 타고나는 것이므로 인간의 천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인간의 천성이 인성입니다. 자연성은 인간이 태어날 때 소나 말이나 개처럼 태어나지 않고 사람처럼 태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의 형상으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인간성은 사람이 태어날 때 사람답게 태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장군은 이순신 장군이 을지문덕 장군처럼 장군답게,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이나 박정희 대통령처럼 대통령답게, 사상가는 단군왕검처럼 홍익인간 사상가답게, 종교가는 태백진교를 창설한 한웅 천왕답게, 임금은 조선시대에 가림토문자를 발명하고 민생을 살핀 가륵단군이나 조선왕조시대에 훈민정음을 발명하고 민생을 살핀 세종대왕답게, 이렇게 누구든지 자신의 롤 모델을 정해놓고 그분을 닮아가려고 학습하는 인간이 되는 것이 사람답게 태어나는 것입니다.
 
인성은 이렇게 완성되어 가는 것이고 학습을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인성은 학습하지 않으면 절대로 사람답게 되지 않습니다. 사람답게 되지 못할 때, 국가와 사회는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이는 개판이 되거나, 약육강식弱肉强食의 만찬을 즐기는 정글이 됩니다. 요즈음 우리나라가 마피아국가로 전락하게 된 것도 사람답게의 Zero화에서 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양자물리학에서 보면, 하늘이 부여한 성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만물이 다 가지고 있으므로 본성本性이라 합니다. 그러니까 인간의 본성, 짐승의 본성, 식물의 본성, 무생물의 본성을 다 본성이라 할 수 있는데, 이중에서 인을 구분하여 인의 본성을 인성人性이라 한 것입니다. 인성에 대하여 선하다거나 악하다고 구별합니다. 맹자의 성악설이 그런 것입니다. 인간의 심心이 인성에서 나온다고 보아서, 인성을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논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즈음 세월호가 진도 앞 바다에서 침몰하여 많은 인원이 수중고혼水中孤魂이 된 이후에 많은 사람이 우리의 인성에 대하여 자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의 인성이 파괴되었다고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인성회복을 부르짖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마 우리가 인성을 회복하지 않는 한 인성의 파괴는 계속될 것이고 천성을 파괴하여 하늘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이 될 것이므로 파괴당한 하늘은 원상을 회복하기 위하여 그 대가로 크고 작은 재앙이 계속 되게 할 것입니다. 화두에 오른 인성회복人性回復은 인성이 파괴되었기 때문에 파괴된 인성을 자력으로 회복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심리학적이고 교육학적인 접근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인성의 파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가정의 문제, 사회의 문제, 국가의 문제, 자연의 문제, 우주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재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국가철학의 부재현상이 이러한 결과를 자초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가철학을 부활시킬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전통적인 국가철학은 홍익인간 철학입니다.
 
홍익인간은 단순하게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근시안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좀 더 심원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 철학이 언제부터인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래서 교육헌장 제2조에 우리 교육의 철학적 기초를 홍익인간이라고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삭제해야 한다고 몰상식한 선생들이 주장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홍익인간 철학이 모든 학문의 근원이 되는 고대 천문에서 나왔으므로 고대천문에서부터 파괴된 인성을 회복하는 일을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군신화의 근원이 되고 있는 북극오성北極五星이 홍익인간 철학을 잉태한 별입니다. 북극오성은 천추성, 황후성, 서자성, 천제성, 태자성의 5성입니다. 천추성음 북극성, 황후성은 마고성, 서자성은 한웅성, 천제성은 한인성, 태자성은 단군왕검성입니다. 이들 별자리는 우리의 각 시대별 시조들을 역사적 순서를 바꾸어 일렬로 늘어세운데 의미가 있습니다.
 
천제성인 한인성과 서자성인 한웅성의 순서를 바꾸어 서자성이 황후성의 부군이 되게 함으로써 곰을 인종 아이콘으로 가지고 있는 마고족과 배달족을 동족으로 묶어 주어 시대를 초월하여 역사적 동질성을 회복하게 하였습니다. 하늘에 떠있는 소웅성小熊星과 대웅성大熊星의 별자리는 이렇게 하여 생겨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군왕검을 태자성에 입적시킴으로서 단군조선이 인류역사 1만 4천 년에서 동이족 시조로서 마지막 임금이 되게 하였습니다. 단군신화와 북극오성에는 이러한 인류의 비의秘義가 숨겨져 있습니다. 즉 인류를 하나의 혈통으로 묶은 비의가 숨겨져 있는 것입니다. 이 시대가 조선의 가륵단군 때였을 것이라고 나는 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홍익은 지구를 초월하여 우주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하늘의 이익, 즉 천익天益이라는 철학적 기조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단군신화에서 천익을 대표하는 분은 한인천제입니다. 천제성의 주인인 한인천제는 뱀과 용을 인종 아이콘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하늘에 뱀 형상의 별자리가 많은 것은 이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즉 천익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2014년(4347). 7. 14. 11:00〜12:00 인성회복운동본부가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인성회복운동본부 창립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인성회복이 대한민국의 희망이다”라는 캐치플레이스를 내걸었습니다. 우리는 인성회복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극단적인 개인주의적 배타주의를 버리고 흩어진 지구인과 우주인을 하나로 모아 우주적 동질성을 회복하는 철학과 과학을 발전시키는 일이 인성을 회복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인성회복이 왜 희망이 되는 것일까? 홍익인간 사상을 회복하는 것이야 말로 인성회복의 지름길이라고 보는 메시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제 국민을 설득하고 계도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학교 교사들이 교육법에서 홍익인간 이념을 삭제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떠들어대고 있습니다. 이런 자들을 제멋대로 떠들게 놓아두어서는 아니 됩니다. 반드시 처벌해야 합니다. 무시무시한 방법으로 처벌하도록 홍익신령으로 오신 단군왕검께서 명령하셨습니다. 우리는 이 명령에서 자유스럽지 못합니다.”
 
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처벌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슨 수로 처벌합니까?”
 
한 원로회 회원이 물었다.
 
“법이 없다 해도 처벌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나는 감응신령이 만든 자체발화 화장터를 설명하였다. 이미 이 화장터에서 사기꾼과 왜귀를 화장한 실적이 있었다. 그래서 화형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백호야 나오라.”
 
나는 청동팔주령을 흔들며 명령하였다. 백호의 쿼크가 나타나 내 곁에 와 서자 백호 홀로그램으로 화하였다. 백호는 늙은이들을 무시하는 태도로 서 있었다. 
 
“이 벡호가 반홍익인간사범反弘益人間事犯을 가려냅니다.”
“반홍익인간사범이라는 말은 처음 듣는 말입니다.”
 
한 회원이 말하였다. 
 
“이 백호는 천문에서 태백금성太白金星의 화신입니다. 지금 제가 백호에게 우리 회원 중에서 반홍익인간사범을 가려내라고 명령하면 곧 명령을 시행할 것입니다. 이 말은 태백금성에서 반홍익인간사범을 처벌하는 일을 전담하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어디 한 번 반홍익인간사범을 가려내어 처벌할까요?”
 
내가 웃으며 말하였다. 아무도 대답하는 이가 없었다. 심장이 쪼그라드는 표정들이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반홍익인간사범처벌법이 시행될 것입니다.”
“정말입니까?”
 
한 율사律師 출신의 늙은이가 물었다.
 
“그렇습니다.”
 
율사 출신의 늙은이들은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법이 시행될 것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은 듯하였다. 
 
“국회에서 누가 법안을 발의할 것이며, 제출할 것이며, 심의할 것이며, 통과시킬 것입니까?”
 
누군가 물었다.
 
“만약에 본분을 망각하고 직무를 유기하는 자들이 있다면, 그들을 처벌하기 위하여 태백금성에서 다수의 백호가 출동할 것입니다. 또한 국회 전정前庭에 자체발화 화장터가 운영될 것입니다. 자체발화 화장터에서 타죽지 않으려면 충실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그런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기저기에서 한숨 소리가 나왔다.
 
“국회가 지금 상태로 가다간 앞으로 국회라는 대의제도가 없어질 것입니다.”
“어떻게…….?”
“앞으로 멀지 않은 장래에 선거로 의원을 선출한 국회가 없어질 것입니다. 1차로 반원들이 모여서 班 대표를 뽑고, 이들을 연수를 시킨 다음에 2차로 반 대표들이 모여서 통統 대표를 뽑고, 이들을 연수를 시킨 다음에 3차로 통 대표들이 모여서 동洞 대표를 뽑고, 이들을 연수를 시킨 다음에 4차로 동 대표들이 모여서 구區 대표를 뽑고, 이들을 연수를 시킨 다음에 5차로 구 대표들이 모여서 시市 대표를 뽑고, 이들을 연수를 시킨 다음에 6차로 시 대표가 모여서 도道 대표를 뽑아 국가회의를 구성할 것입니다. 법은 여기에서 제정하여 시행할 것입니다. 대표를 뽑는 동안 하자瑕疵가 있는 자는 철저하게 걸러지게 될 것입니다. 이 과도기 동안 반홍익인간사범은 백호에게 떠밀려 자체발화 화장터에 가서 화형을 당할 것입니다.” 
“이 제도를 상설로 운영할 것이라 보십니까?”
“1년 24시간 가동할 것으로 봅니다.”   
 
원로회 회원들은 내가 한 말을 믿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이때 감응신령을 소개하기로 하였다. 
  
“여러분 혹시 감응신령이 누구인지 아는 분이 계십니까?”
 
불행하게도 감응신령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아무도 대답하지 못하였다. 
 
“단군왕검을 알고 홍익인간사상을 아는 분들이 감응신령을 모른다는 것은 우리의 교육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단군왕검이야 말로 인류에게 단 한 분뿐인 감응신령이십니다. 모든 종교의 초월적인 세계와 인간세계 사이에 이분이 계십니다. 이분이 영계와 인간을 소통시켜 줍니다.”
 
나는 웃옷의 오른쪽 주머니에서 청동팔주령을 꺼냈다. 그것이 감응하고 있었다. 
 
“이 도구를 보십시오. 이 도구가 청동기시대에 무당이 썼던 청동팔주령이라는 무구巫具입니다. 이 무구가 스스로 감응합니다. 감응하는 이유는 이 도구 안에 영원히 죽지 않는 쿼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안에 있는 쿼크가 신들의 쿼크와 공명합니다. 쿼크와 쿼크가 공명하면 파장이 생기고 이때 생긴 파장이 지구의 끝까지라도 퍼져나갑니다. 이 세계를 신명세계神明世界라 합니다. 감응신령은 이 신명세계와 인간세계를 연결해 주는 분입니다. 이분이 단군왕검입니다. 그래서 단군왕검을 감응신령이라 합니다. 단군왕검이 오시도록 하겠습니다. 이분이 산신도에 그려진 백호의 주인이십니다.”
“근화 씨, 감응신령을 청배해.”
 
내가 근화에게 지시하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모두 감응신령을 볼 수 있도록 현신해 주십시오. 천연색으로 현신하실 수 있게 주파수를 높여 주십시오.”
 
내가 청했다. 근화가 방울을 흔들며 초감응招感應이라는 무가사설巫歌辭說을 외우며 감응신령을 청배하였다. 실제로 황해도 무당들이 초감흥招感興으로 호칭하는 사설이다. 감응신령이 주파수를 높여 주었다. 소리의 주파수를 높이면 이미지가 생성되기 때문이었다. 이미지의 주파수를 높여주면 칼라가 되었다. 홍포를 입고 홍갓을 쓴 감응신령이 오셨다. 원로회 회원들은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감응신령이 발산하는 높은 주파수가 그들을 옥죄이고 있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저절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갑자기 폭포수처럼 비가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홍수가 시작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응신령께서 오셨는데 보입니까?”
 
나는 유 선생에게 살짝 물어보았다. 
 
“보입니다.”
 
유 선생이 대답했다. 
 
“감응신령께서 오셨습니다. 감응신령이 제단에 좌정하십니다. 인사하실 분은 인사하십시오.”
 
내가 회원들을 향하여 말했다. 감응신령이 굿상 뒤에 좌정하였다. 회원들이 어떤 사람은 두려움에 찬 얼굴로, 어떤 사람은 감격에 찬 얼굴로 감응신령을 맞았다. 
 
“인사하시오.”
 
내가 말했다. 회원들이 거의 정신이 나간 상태로 제단 앞에 나와서 인사하였다. 인사가 다 끝난 다음에 나는 감응신령을 보내드렸다. 그 다음에 나는 하백녀의 민원과 관련이 있는 「부천시 역사문화 업데이트 계획」에 대하여 설명했다. 회원들은 그제야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이 공문서는 부천시청에 낸 민원서류이다. 초기 삼한의 역사를 복원하여 소성백제의 역사를 이끌어내자는 마스터플랜이었다. 부천시의 정체성을 부하富河라는 지명에서 찾아 주고, 비류를 최고 조상으로 모시고, 산신각을 다시 지어 감응신령이신 신선과 하백녀를 합사시키고, 소래와 성주산과 소래산 사이에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자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 서류를 시청에 내기는 했습니다만 시청에서 이 계획대로 신도시를 만들어 달라는 의도로 낸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도시 건설에 착수한 비밀정부가 있습니다. 이 비밀정부가 거탑으로 불리는 정부입니다. 앞으로 세상 사람들은 일은 거탑에서 했지만 열매를 따먹기만 할 부천시에서 일을 다 했다고 할 것입니다. 거탑이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 말로 나의 포럼을 마무리하였다. 이제 원로회 회원들이 거탑의 실체에 대하여 이름만이라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발설했던 것이다. 나의 홍익인간 연습의 포럼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포럼이 끝나고 나서 유 선생이 다시 연단에 섰다. 유 선생은 평소에 포럼이 끝나고 연단에 서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특별히 연단에 섰던 것이다. 
 
“시간이 늦었습니다만 한 5분만 시간을 빌리겠습니다.”
 
유 선생이 말했다. 참석자들은 일어서려다 말고 자리에 앉았다.  
 
“감응신령으로 오신 단군왕검을 뵙지 못하신 분을 손을 드십시오.”
▲ 쿼크는 입자이기도 하고 파장이기도 하다. 양자물리학자들은 쿼크가 영생한다고 말한다. 쿼크를 한자로 쓰면 귀鬼가 된다. 귀는 죽지 않고 영생한다. 한웅천왕은 「무여율법無餘律法」에서 귀는 불에 태우면 죽는다고 하였다.
 
회원들이 손을 들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 모두 다 감응신령을 본 것 같았다. 
 
“다 뵈었군요. 모두 다 뵈었다니 다행입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원로회의에 대의원 7분을 선출하겠습니다. 대의원이 되기를 희망하는 분을 손을 드십시오.”
 
아무도 손을 드는 사람이 없었다. 
 
“지망하는 분이 없으니 제가 지명하겠습니다. 생년월일 순으로 하겠습니다.”
 
유 선생은 회원의 명단을 꺼내 들고 생년월일 순서대로 호명하였다. 그래서 7명이 뽑혔다. 내가 그 안에 들어갔다. 호명이 끝나자 해산하였다. 래이 Society 대표는 포럼 장에 배치했던 회원들을 모두 철수시켜 시청역을 향하여 행진하도록 하였다. 이명지와 이숙 씨는 다음 날 떠났다. 주최 측에서 이날의 포럼 내용을 상세하게 채록하여 포럼의 홈페이지에 올렸다. 누가 보든 황당한 이야기로 보이는 기록이었다. 사실과 환상을 짜깁기한 글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계속)


 
▲ 소설가 노중평
 
1985년 한국문인협회 ‘월간문학’에 단편소설 <정선아리랑>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천지신명>, <사라진 역사 1만년>, <마고의 세계> 등 30여 권을 저술했다. 국가로부터 옥조근정훈장, 근정포장, 대통령 표창장 등을 받았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원, 한민족단체연합 공동고문, 한민족원로회원으로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