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선도문화연구원 김세화 원장, 이문창 님을 비롯한 42명이 뉴질랜드로 명상여행을 떠났다. 늘 쫓기는 일상에서 벗어나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과 만나기 위한 명상여행을 계획했다. 명상여행사가 뉴질랜드 명상여행 코스를 개발하여 우리는 그 코스를 여행하기로 했다. 우리는 모악산 불꽃명상여행단이라는 이름으로 뉴질랜드 명상여행을 시작했다.

명상여행단이 인천 국제공항을 출발한 것은 11월 9일 오후 5시. 목적지인 뉴질랜드 오클랜드 국제공항에는 다음날 현지시간으로 오전 8시30분에 도착했다. 무려 12시간의 비행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12시간 비행의 피로를 뒤로하고 곧바로 와이타케레 숲으로 이동하였다. 숲 명상을 통해 피로를 풀고 힐링을 할 터였다.

▲ 뉴질랜드에 도착하여 곧바로 와이타케레 숲으로 이동, 숲 명상을 통해 피로를 풀고 몸과 마음을 힐링 했다.

와이타케레 숲은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과거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뉴질랜드의 대표식물인 고사리나무와 이끼, 1,000년 이상 된 카우리 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뉴질랜드의 청정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뉴질랜드 정부는 방문객들이 숲에 들어서기 전 신발을 씻도록 하여 세균과 곰팡이로부터 숲을 보호한다. 신발을 씻으며 자연을 사랑하는 뉴질랜드인의 마음이 느껴졌다.

우리는 울창한 숲속을 탐방로를 따라 1시간가량 산책을 하면서 자연과 하나 되어 몸과 마음을 힐링했다. 청정한 기운으로 몸과 마음을 씻어내고 대자연의 품속에 있으니 자연뿐만 아니라 지구의 숨결까지 느낄 수 있었다. 명상을 마치고 옆에서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이런 자연이 정말로 존재하는구나! 아바타의 영상이 떠올랐다. 근원의 세계로 깊숙이 들어간 것처럼, 엄마의 뱃속 태아 때로 돌아간 것처럼 자신이 귀한 존재로 느껴졌다.”

숲 명상을 하여 기운이 솟아난 우리는 케리케리로 출발했다. 뉴질랜드는 전 국토의 70%가 초지로 인구 1인당 양이 10마리, 소가 2마리로 사람보다 양과 소가 많은 나라이다. 오클랜드에서 케리케리로 가는 창 밖으로 초지와 대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는 소와 양의 모습이 끝없이 펼쳐졌다. 우리는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

명상단이 묵을 숙소는 케리케리 지역에 있는 케리케리모텔로 영국인 부부가 운영한다. 4성급 호텔인데 초원을 끼고 있어 평화롭고 조용했다. 명상단은 짐을 풀어놓고 호텔 앞 초원에서 해질 때까지 삼삼오오 초원의 한가로움과 평화로움을 즐겼다. 뉴질랜드에서 보내는 여행 첫 밤이 평온했다.

▲ 뉴질랜드는 인구 1인당 소가 2마리가 될 만큼 소, 양을 많이 키운다.

10일 명상 여행 2일차, 밤새 푹 쉬어서인지 모두 일찍 일어났다. 아침식사 후 우리는 ‘와이탕이’ 지역으로 출발했다. 1840년 2월 6일 뉴질랜드와 영국은 유럽인과 원주민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고, 프랑스와의 경쟁에서 땅을 선점하기 위해 뉴질랜드 북섬의 와이탕이에서 500여 명이 넘는 마오리 각 부족장들과 뉴질랜드 탄생의 초석이 되는 와이탕이 조약(The Treaty of Waitangi)을 체결하였다.

와이탕이 조약은 뉴질랜드의 주권은 영국 국왕에게 있으며, 마오리족의 토지 소유는 계속해서 인정하는 대신 토지 매각은 영국 정부만 할 수 있으며, 마오리족은 영국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인정받는다는 3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게 원주민과 이주민이 동일한 권리를 갖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조약을 체결한 것은 전 세계서 뉴질랜드가 유일하다. 미국이나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원주민이 유럽인과의 전쟁으로 인구가 감소되고 고유문화가 파괴되고, 토지를 빼앗기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재 뉴질랜드는 공용어로 마오리어와 영어를 모두 사용한다. 뉴질랜드에서는 다양한 인종이 교육, 정치, 복지 등의 분야에서 차별이 없는 동등한 혜택을 누린다.

▲ 뉴질랜드 원주민 마우리족이 전통 공연을 하기에 앞서 관람객을 맞이하려 나왔다.


와이탕이에서 마오리족의 전통 조각상들과 공예품들을 감상하며 마오리족 쇼를 관람하였다. 우선 망토를 두른 마오리 여인이 나와 공연에 관해 간략하게 설명하였다. 전통적으로 마오리족은 당신의 적이 아닌 친구라는 의미로 여성이 먼저 나와 손님을 맞는다고 한다.

마오리 여인이 관람객 중 한 사람을 뽑았다. 관람객 대표가 마오리 집 마당에 들어서자 창을 든 마오리 전사가 함성을 지르며 접근했다. 발을 격렬하게 구르고 몸을 타악기처럼 때리고, 눈을 크게 뜨고 혀를 길게 빼며 상대를 위협한다.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행위인데, 이 때 관광객은 웃지 말아야 한다. 이 의식은 이들에게 신성한 것이기 때문이라 한다. 마오리 집에서 마오리 족장이 나와 떨어뜨린 실버 펀(silver fern, 고사리)을 관광객 대표가 주워들자 마침내 관람객이 공연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우리는 보고 그들은 “키아 오라(Kia ora)!” 라고 외쳤다. 얼핏 들으면 “기어 오라!”라고 말하는 듯하다. 마오리 말로 ‘안녕’이라는 뜻이다. 마오리 전통 인사법은 '홍이(Hongi)'이다 . 홍이는 서로 코를 부드럽게 맞대며 악수하는 인사다. 문득 우리말의 ‘홍익’이 떠올랐다. 마오리 원주민은 ‘나는 당신을 믿습니다’ , 혹은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는 표현으로 코를 대고 숨을 같이 쉬는 '홍이'를 한다. 코를 맞대고 함께 숨을 쉼으로써 '당신과 나는 하나입니다'. ‘당신과 나의 조상이 하나입니다.’라는 마음을 나눈다. 어쩌면 한민족의 ‘한’정신 지구인정신과도 유사한 것 같다.

▲ 공연 관람이 끝나고 마오리족 전통 인사법 '홍이(Hongi)'로 인사를 했다. 코를 맞대고 함께 숨을 쉼으로써 '당신과 나는 하나입니다'‘당신과 나의 조상이 하나입니다’라는 마음을 나눈다. 마오리족 전통 인사법‘홍이(Hongi)'

마오리 전통공연은 막대기를 가지고 춤을 추는 '스틱(Stick)'과 전쟁 때 적을 위협하기 위해 혀를 내밀며 위협하는 '하카(Haka)', 그리고 공 같은 도구를 사용해 여자들이 중심이 되어 추는 '포이'(Poi)'로 구성된다. 남자들의 '하카'는 격렬한 동작과 외침이 리듬을 타며 강렬한 힘을 뿜어낸다. 원래 하카는 마오리 전사들이 전쟁이 시작되기 전 서로가 자신들의 위력을 과시하고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해 정신무장을 하는 의식이었다.

이들의 힘 있는 목소리와 춤에 우리 명상단이 적극적으로 호응하여 함께했다. 다른 외국 관광객들보다 우리 명상단이 환호성을 울리면서 춤으로 함께하자 공연자들이 뜻밖이라는 듯 하더니 이내 좋아하며 더욱 신나게 공연했다. 공연장을 나오면서 공연자들이 우리 명상단과는 일일이 ‘홍이’를 나누었다. 서로 마음을 연 것이다.

▲ 레인보우 폭포는 무지개 폭포라는 이름처럼 폭포 주변에서는 무지개를 쉽게 볼 수 있다.

와이탕이에서 케레케레 지역의 중심에 있는 레인보우 폭포를 향했다. 무지개 폭포라는 이름처럼 폭포 주변에서는 무지개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폭포 옆에 앉아 명상을 했다. 폭포 소리를 들으면서 폭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강렬한 태양의 에너지를 받아서 몸과 마음이 정화되었다. 무념무상의 상태, 무아가 되었다. 자연과 하나 되는 시간은 모두의 마음을 어린아이로 만들었다.

레인보우 폭포에서 명상과 힐링을 마무리하고 우리는 마고가든으로 향했다. 마고가든은 뉴질랜드 명상센터인데 주택가에 있는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동할 수 없다. 우리는 4, 5명씩 나누어 자동차로 이동하였다. 마고가든에 다가갈수록 가슴이 설레었다. 명상여행 중 제일 기대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