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사상이 ‘살아있는 철학’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실천에 나서야 하며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진정 용기가 있는 사람일 것이다.”

《신과 나눈 이야기》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닐 도널드 월시는 지난 2000년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홍익인간 정신을 예찬했다. 미국 애리조나 세도나에서 일지 이승헌 총장(글로벌사이버대)을 통해 홍익인간 이념을 처음 접한 월시는 ‘홍익인간’ 이념 안에 자신의 주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표현했다.

이러한 홍익인간 정신에 대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산체스 아리아스 전(前) 코스타리카 대통령 역시 지난 2004년 제주에서 열린 ‘세계 한민족개천축제’에 참가해 “홍익인간 정신은 한국 만의 것이 아니라 인류 모두가 공유해야 할 인류사적인 자산”이라고 밝혔다.

《25시》의 작가이자 신부인 루마니아의 게오르규(C. V. Gheorghiu)는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 정신이라면 개인의 어려움은 물론이요, 세계의 모든 난제를 풀 수 있다“며, ”홍익인간이라는 단군의 통치이념은 지구 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완벽한 법률"이라고 홍익인간 정신을 극찬했다.

동양사상의 어느 고전에서도 ‘홍익인간’에 대한 기록은 찾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이자 교육이념인 홍익인간 정신은 오직 이 땅에만 존재하는 한국 고유의 철학이다. 이러한 홍익인간 정신이 외국에서는 ‘코리안 스피릿(Korean Spirit)’로 알려지며 현대사회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 《신과 나눈 이야기》의 저자 닐 도널드 월시(체인지TV 제공)

한국 사회는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 삶의 질을 연봉이나 재산 같은 숫자로 판단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것이 교육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학생의 성적을 다른 학생과 비교해 상대적 위치로 평가하는 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입시 위주의 치열한 경쟁 속에 자라난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이다. 왜 공부해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 체, 오로지 공부하는 데에만 시간을 쓰다 보니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져 버렸다.

경희대학교 국제대학 교수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한국명: 이만열)교수는 한국 교육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한국의 전통사상인 ‘홍익인간’ 정신을 상기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저서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홍익인간 정신의 핵심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가치를 깨닫는 것이며 그 깨달은 가치를 나를 넘어서 다른 사람, 사회, 국가, 그리고 이 지구를 위해 쓰는 것이다”고 정의했다.

또한, “잠들어 있던 건국 이념인 홍익인간 전통을 되살리는 일은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아니다. 한국인의 얼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정신을 일깨우는 것이므로 현재 한국의 교육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하는 방법으로 매우 적합하다”고 밝혔다.

홍익인간 정신은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에도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세계를 위한 새로운 교육법으로 제시할 수도 있다. 물질이 아닌 인간의 가치를 중시하고 모두를 위한 마음을 추구하는 홍익인간 정신이야말로 물질 만능 시대라 불리는 현대 사회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이 될 만한 잠재력 넘치는 개념이다. (중략) 홍익인간 정신이 한국 교육의 기반으로 자리 잡으면 현재 한국 교육이 가진 장점, 즉 좋은 교과서와 높은 수준의 선생님 그리고 뜨거운 교육열과 긍정적으로 합쳐져 세계에서 선례를 찾기 힘든 훌륭한 교육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218쪽-

▲ 백범 김구 선생의 '홍익인간' 휘호 (서울옥션 제공)

현재 우리는 현대문명이 최첨단을 달리며 물질로는 더없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도 버튼 하나로 바로 앞에서 이야기 나눌 수 있을 만큼 기술의 발전은 놀랍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행복하지도 평화롭지도 않을 것일까? 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세계 평화의 중심에는 우리나라 홍익인간 정신이 있다고 확신했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해결책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 나라로 말미암아 세계에서 실현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이라는 우리 국조 단군의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

70여 년 전 김구 선생은 마치 2014년을 미리 들여다본 듯 ‘홍익인간’ 속에 지구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있다고 말했다. 21세기 다시 살아나는 홍익인간 다음 편에는 현대사회의 홍익인간상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기획] 21세기 다시 살아나는 ‘홍익인간(弘益人間)

1편. 민족의 정신적 보배를 아십니까? (클릭)
2편. 교육이념 '홍익인간'에 대한 끝없는 논란(1) (클릭)
3편. "홍익인간 모르면 무식꾼이야! (클릭)
4편. '신화(神話)'라는 두 글자에 곰의 자손이 돼버리다! (클릭)
5편. 망각과 부활을 반복했던 '홍익인간' 정신 (클릭)
6편. 구한말 민족의 나침반이었던 ‘홍익인간’ 정신 (클릭)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