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양성훈 군(사진=윤한주 기자)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 1기생 양성훈 군이 16일 국회헌정기념관 2층 대회의실에서 ‘인성이 우리의 미래다’라는 주제로 열린 제1회 국회의장배 중·고교생 스피치·토론대회 본선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 내달 1일 최종 결선에 진출하게 됐다.

대회는 '인성'을 키워드로 하는 스피치 부문과 ‘인성교육진흥법안’을 주제로 하는 토론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날 벤자민학교 양 군과 김도원 군이 스피치 부문에서 출전했다. 이들을 포함해서 총 6명의 벤자민 학생들이 본선에 진출했다. 예선을 통과한 스피치 부문 본선진출자가 60명이니 10%의 합격률을 나타낸 것이다. 이날 현장에서 기자가 만난 행사 관계자들은 대안학교인 벤자민학교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만큼 관심이 높았다. 두 학생의 본선대회 스토리를 만나본다.

행운의 발표순서는?

오후 1시 본선대회에는 출전 학생들과 가족 등 5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학생들은 발표할 내용을 빼곡히 적은 종이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앞줄에서 양 군과 김 군은 약간 긴장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뒷좌석에 앉은 김 군의 아버지 김홍기 씨는 “심정이 어떠냐?”라는 질문을 받고 “(아들이) 잘해야죠. 하던 대로 잘하리라 봅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 제1회 국회의장배 중·고교생 스피치·토론대회 본선에서 스피치 부문에 출전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생 양성훈 군이 발표하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그동안 벤자민 학생들을 지켜본 행사 관계자 Y씨는 “다른 학생들은 세월호와 같은 사회적 이슈를 가지고 말하는 데 반해 (벤자민 학생들은) 자신의 삶의 변화를 말하는 것이 참신했다”라며 “(탈락한 4명에 대해) 전달력에서 조금 기술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오늘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벤자민학교 측은 “본선 최다 진출 학교라서 그런지 학교에 관심이 높다. 일반 학교에서 나오기 어려운 소재라 공감하는 것 같다”라며 “(대회에 나오기 전까지) 충분히 훈련했고 멘토들이 도움을 많이 주었기 때문에 잘 전달하면 진정성이 전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스피치 부문에 출전한 10명의 발표 순서를 추첨으로 뽑는 시간이 마련됐다. 학생들은 행운의 숫자를 기도하면서 단상에서 올라갔다. 양 군은 2번을, 김 군은 8번을 배정받았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도원 군(사진=윤한주 기자)

학생들은 5분씩 인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양 군은 밝은 의상이 눈에 띄었다. 흰 셔츠를 안에 받쳐 입은 노란 스웨터로 청바지와 잘 어울리도록 신경을 썼다. 청중 앞에서 90도 가까이 인사했다. 이어 환한 웃음으로 자신의 인성 스토리를 발표했다.

발표를 마치고 양 군은 “진짜 이렇게 떨리는 것은 처음이었어요. 심장소리가 다 들렸어요.”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그는 “발표하는 순간, 여기서 신 나게 놀자는 마음으로 했어요. 하고 나니깐 만족해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라며 결선 진출의 포부를 밝혔다.

이어 8번째로 단상에 오른 김도원 군은 두 손을 아랫배에 가지런히 모으고 인성 스토리를 발표했다. 김 군의 소감을 들어봤다.

“준비를 많이 못 했어요. 3분 정도 지날 때는 타이머가 안 보여서 다리를 들고 봤는데, 그 다음부터 떨려서 생각이 안 나고 두 구절을 빼먹고 그랬어요. 하지만 제가 인성영재로서 노력한 것을 사람들에게 발표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피치 부문에 이어 토론 부문이 진행됐다. 오후 5시에 최종 결과가 발표됐다. 사회자는 스피치 부문에서 결선에 진출한 학생 2명을 발표했다. 그 중 한 명이 양성훈 군이다.

한결 여유로운 표정을 지은 양 군은 “정말 행복합니다. 역시 선택하면 이루어진다는 BOS(Brain Operating System)의 첫 번째 법칙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에 오기 전부터 결선에 진출한다고 선택했느냐고 물어보니 양 군은 “당연히 선택했죠”라며 답했다.

이어 “결승전에서는 1등 한다는 마음보다 벤자민학교에 이런 학생이 있다. 좋은 학교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양 군이 말하는 인성영재란 무엇일까?

“이런 말이 있어요. 지식이 없는 선함은 힘이 약하고 선함이 없는 지식은 위험하다. 2가지를 모두 갖추고 세상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 제1회 국회의장배 중·고교생 스피치·토론대회 본선이 16일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인성이 우리의 미래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스피치 부문에 출전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생 양성훈 군과 김도원 군이 출전한 가운데, 결선은 양 군이 진출하게 됐다. 벤자민학교 관계자, 김도원 군의 부모(왼쪽에서 세번째부터 김홍기 씨, 김분영 씨)가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한편 본선대회에서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일요일마다 여섯 번의 자유스피치, 1대 1 토너먼트 토론으로 진행된다. 심사를 통해 스피치 부문 12인, 토론 부문 16인이 최종 결선대회 진출자로 결정된다.

결선대회 진출자에게는 사회명망가 등으로 구성되는 스피치·토론 멘토단과의 1박 2일간의 합숙기회가 부여된다. 이 기간에는 결선대회를 준비하고 스피치·토론과 관련된 고품질의 교육프로그램이 제공될 예정이다.
 
최종 결선대회는 5분 자유 스피치와 2:2 토너먼트 토론방식으로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띤 응원 속에 진행될 예정이다. 시상으로 스피치 부문 장원 1인, 토론 부문 장원 2인에게는 각각 국회의장상과 상패 등이 수여된다.

국회 관계자는 “이번 국회의장배 중․고교생 스피치․토론대회를 통해 청소년의 인성 함양과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가치관 확립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 보인다”라며 “앞으로 국회는 '열린 국회'의 확대로 학생들이 참여하고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윤한주 기자 kaebin@lycos.co.kr

기자 주 : 본선대회가 끝나지 않은 관계로 발표내용과 심사내용은 담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자기주도적 생활과 체험적 인성교육으로 글로벌 인성영재를 양성하는 1년 과정의 대안고등학교이다.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원하는 공부를 스스로 찾아서 하고, 인성영재로서 갖춰야 할 집중력, 인내심, 창조력, 책임감, 포용력 등을 체험하며 배우고 익힌다. 또한, 교수, 변호사, CEO, 예술가 등 100여 명의 다양한 영역의 전문 멘토가 학생들에게 프로젝트 멘토링, 직업현장 체험 및 꿈에 대한 조언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