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멘토 권범석 미국변호사(사진=본인 제공)

“징검다리라고 봅니다. 물이 흐르는데 돌이 있으면 안심이 되잖아요. 돌을 하나씩 놓아주는 사람이 멘토입니다.”

권범석 미국변호사(SK텔레콤)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1기생 김도원 군과 김경재 군의 멘토를 맡고 있다. 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돌을 놓아주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오로지 100% 재능기부로 이뤄지는 멘토링이다. 궁금했다. 돌을 놓는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지난달 29일 권 변호사를 만나 멘토의 삶(Mentor’s life)을 들어봤다.
 
# 멘토는 멘티가 하기 나름이죠!
 
- 멘토가 처음은 아니지요. 작년에 경기도에서 ‘잡(Job)탐방 크레센도’ 멘토링을 했습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그때는 학생들의 질문이 주로 직업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본인이 경험하지 못 해서 그랬을 것입니다. 벤자민 학생들은 사회생활을 하고 있거든요. 저랑 같은 경험을 하면서 겪었던 고민을 하니깐 공감이 돼요. 일반학생들보다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느껴요. 저는 사회생활, 인간관계에 대해 멘토링을 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하면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습니다. 본인이 행동한 만큼 성장할 수 있어요. 적어도 벤자민 학생들은 그런 적극성이 있습니다. 스스럼없이 물어보거든요. 전화, 문자, 카카오톡 등 수단을 가리지 않아요. 그것이 보기가 좋아요. 벤자민 학생들은 어떻게 보면 멘토보다 더 앞서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멘토링 수준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 멘티가 중요하다는 말로 들리는데요.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같이 성장하는 거예요. 학생이 정체하고 있으면 멘토도 성장할 수 없어요. 똑같은 이야기만 하게 돼요. 학생들이 이만큼 성장하면 멘토도 이만큼 성장해요. 또 벤자민 학교는 멘토들이 성장하는 학교죠. 일방적으로 이야기해주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가치를 더하는 관계입니다. 멘토가 멘티에게서 자극을 받아서 더 성장하겠다는 계기가 되죠. 이런 멘토-멘티 관계는 없었던 것 같아요."
 
- 멘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합니까?
 
"지금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요. 그런 행복감을 느끼려면 현재에 집중해야 해요. 앞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해야 해요. 학생들도 1년을 마치면 무엇을 할까? 고민해요. 지금이 중요해요. 매일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그때 행복감을 느끼면 스스로 삶을 꾸려나가는 자신감을 얻지 않을까요? 작은 성공의 경험들을 쌓은 벤자민 학생들이 지구의 큰 리더가 될 것이라고 믿어요."
 
- 멘토님의 멘토를 멘티에게 소개해주었는데요. 
 
"전재영 PD님은 아내(이지영 피아니스트)와 교류를 해 오신 분입니다. 콘서트가 있는 날에 제가 사회를 봤어요. PD님은 사회를 보는 것에 대해서 피드백을 잘 해주세요. 그분은 우리 부부의 멘토예요. 김도원 군이 영화를 찍고 싶다고 해서 PD님을 소개해주었죠. 지난번 벤자민학교 워크숍에서 최종근 대령님은 아이들이 필요하면 다른 멘토를 얼마든지 소개해줄 수 있다고 하셨어요. 점을 잇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여러 가지 재능과 열린 마음을 가진 멘토가 많습니다. 그것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우리 멘토가 할 수 있어요.”
 
▲ 부부멘토인 권범석 미국변호사와 이지영 피아니스트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생 김도원 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본인 제공)

# 부부멘토로 살아보니
 
- 만일 10대로 돌아가서 벤자민학교에 입학하면 어떨까요?
 
“고등학교 때는 공부 밖에 관심을 둘 데가 없었어요. 학교라는 틀을 벗어나는 순간 막막하잖아요. (그런데) 막막함에 닥쳐야 즉 현실의 어려움이 있어야 뇌가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그때는 제일 하고 싶었던 것이 음악이었어요. 악기를 다루는 것을 좋아했어요. 피아노, 기타, 클라리넷 등등 개인적으로 배우기도 했죠. 저는 아마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각만 해도 너무 행복할 것 같네요.(웃음)”
 
- 부부가 모두 멘토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가족의 범위가 확장되는 것 같아요. 자기 아이만 바라보면 편협한 시각으로 볼 수 있어요. 자기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고 모든 중심이 거기에 맞춰지죠. 그런데 지금은 옆집 아이도 내 아이라고 생각하게 돼요. 포용심이 생긴 것 같아요. 모두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너그러운 마음, 홍익의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 또 아내와 공통으로 대화할 거리가 생긴 거죠. 어떻게 도와줄까? 같이 고민하게 됩니다.”
 
- 자녀들은 벤자민 학교에 보낼 생각이 있는지요?
 
“물론입니다. 11살 8살 아들 둘이 있어요. 원래부터 대안학교에 관심이 많았어요. 공교육이라는 틀을 벗어나서 자유로운 사고를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서 살아있는 경험을 하는 게 필요해요. ‘스트리트 스마트’(Street Smart)라고 해요. 실제 삶에서 얻는 지혜인 거죠. 그런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학교가 1년 과정이에요. 이후로는 어떻게 되나요? 
 
“저는 멘티와의 인연이 평생 이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김도원 군과 김경재 군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어요.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고 행복을 느끼고 이 사회에 가치를 더하면 좋겠어요. 최근 영화 <루시(Lucy)>의 메시지도 ‘나눔’이에요. 뇌를 100% 쓰게 되면 정보를 나누는 것입니다. 멘토와 멘티는 씨줄과 날줄처럼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나눔의 가치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 윤한주 기자 kaebin@lycos.co.kr
 
<인성영재를 이끄는 멘토들 기획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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