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벗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나는 자전거 여행, 자전거 여행은 젊은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여행이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1기 윤창규, 전도승 군이 지난 10월 14일부터 19일까지 자전거 여행에 도전했다. 여행 구간은 강원도 속초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450Km. 대안학교 벤자민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각자 원하는 한 가지 프로젝트를 정해서 실행하는 벤자민프로젝트가 있다. 윤창규 군과 전도승 군은 학기 초부터 자전거 여행을 계획했다. 

미국 대륙을 60일간 자전거로 횡단한 이동진 멘토의 이야기도 이들에게 큰 기폭제가 되었다. 자유를 만끽하며 달렸던 6박 7일간 이들에게는 어떤 도전과 모험이 있었을까. 여행을 마치고 한층 어른스러워진 두 사람을 인터뷰했다.

▲ 벤자민학교 1기 윤창규 군과 전도승 군(왼쪽부터)

여행을 하기로 마음먹은 계기는 무엇인가요? 

윤창규(이하 윤)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학교에 갇힌 듯 공부만 하며 살아왔어요. 자전거 타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도 더 갖고 싶었습니다. 좀더 특별한 여행을 찾다가 자전거 여행을 해보자,  도승이랑 마음이 잘 맞아서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숙식은 어떻게 해결했나요?
전도승(이하 전) 먹는 건 주로 편의점에서 해결했어요. 숙소는 정해진 게 없어서 여관, 민박집에 들어가서 가격을 깎아 달라고 했죠.

여행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요?
윤) 둘 다 다리가 안 좋았어요. 저는 가기 전에 운동하다가 다리를 다쳤구요. 오르막길도 많고 차도 많고 꼬불꼬불해서 달리기가 고통스러울 때도 있었어요. 셋째 날 강릉에서 울진까지가 가장 길이 험했어요. 가다가 지쳐서 길바닥에 쉬기도 했습니다.

전) 강원도에서 경상도로 넘어올 때 오르막길이 끝이 없었어요. 이제 좀 내려막길이려나 싶으면 또 오르막길이 시작되었습니다. 경상북도 울진이라는 푯말을 보고 뛸 듯이 기뻤습니다.

중간에 고비는 없었나요?
전) 마지막 날에 부산까지 일찍 가서 쉬려고 했는데 형의 자전거 튜브가 팍 하고 터졌어요. 둘이서 거의 1시간 반 동안 튜브를 떼어내고 구멍을 때웠는데 계속 바람이 새는 거예요. 자전거 수리점을 찾았는데 일요일이라 문은 닫혀있고, 화가 났어요. 겨우 정비소를 알아내서 찾아갔는데 10분 만에 고치는 거예요. 정말 허무하고 허탈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있다면?
전)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올라가면 그 다음은 시원한 길이 펼쳐진다는 것. 제가 공부하는 피아노하고도 연결되었어요. 사실 지난번 콩쿠르를 끝나고 마음이 해이해졌거든요. 남들한테는 내 꿈을 향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면서 현실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어요. 이번 자전거 여행이 ‘나도 한다면 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어요. 이제는 꾀부리지 않고 정말 열심히 할 거예요.

윤) 원래 저는 끈기가 없었어요. 고난이 오면 쉽게 포기해버렸죠. 그런데 이번 일을 계기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끈기가 생겼어요. 부산에 도착하고 나서 밥을 먹고 나니까 뿌듯했어요. 목표한 바를 이루어낸 제 자신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 하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재밌었어요. 앞으로 힘든 일들이 오더라도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여행 다니면서 사람들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나요?
윤) 길을 물어보면 다들 친절하게 알려주셨어요. 이틀째 삼척에 도착했는데 잘 곳이 없었어요. 교회에서도 안 된다고 해서 근처 민박집에 갔어요. 민박집 가격이 비싸서 그냥 가려니까 우리의 돈에 맞춰서 재워주신다고 해서 다행히도 편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생판 모르는 저희를 재워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둘이 함께 여행하면서 느낀 점은?
윤) 둘이 여행을 하다보니까 갈등도 있었어요. 서로 힘드니까 짜증이 올라왔죠. 그래도 도승이가 없었다면 이렇게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나 싶어요. 벤자민학교 친구들도 카톡으로 힘내라고 응원해주었어요. 너무 고마웠죠.
전) 여행하면서 서로 마음을 맞추고 배려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형이 참 대단한 것 같아요. 저처럼 말 안 듣는 동생을 어떻게 데리고 다녔을까. 이런 경험을 하게 준 형이 고마워요.

▲ 자전거 여행의 종착지, 부산 해운대에 도착한 윤창규, 전도승 군.

자전거 여행의 마지막 도착점, 부산에 도착했을 때 둘은 시원하게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몸을 던졌다. 그야말로 속된 말로 째지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온 둘의 가슴에는 ‘무엇이든 한다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있었다.

이번 자전거 여행은 두 사람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교훈을 안겨주었다. 앞으로 이들이 만나게 될 힘겨운 오르막길은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즐거운 여정이 될 것이다.  

글. 김보숙 기자 bbosook70@naver.com | 사진, 벤자민학교 1기 전도승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