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람’, 든 사람, 된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난 사람은 잘난 사람, 든 사람은 지식이 많은 사람, 된 사람은 인성이 좋은 사람을 말한다. 저자 조관일 박사(창의경영연구소 대표)는 그 가운데서 무한경쟁 시대의 기업과 사회가 원하는 인재의 필수 조건으로 ‘든 사람’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삼성과 현대 등 일류 대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한결같이 원하는 것이 바로 ‘인성’이다. 인사담당자들은 “스펙 좋은 사람을 뽑아봤자 1년도 안 돼 떠나버리더라” “인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능력은 오히려 해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의 월가가 겪은 희대의 금융 위기 원인 또한 ‘도덕적 해이’로 지적되는 걸 보면, 이 ‘인성의 회복’이라는 것이 단지 원론적인 도덕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성공에 직결되는 현실적인 과제임을 알 수 있다.  
 
기업의 교육담당자, CS분야 책임자나 강사들이 공통적으로 털어놓는 이야기는, 서비스인 육성을 위해 훈련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애초에 고객친화적인, 즉 인성 좋은 사람을 뽑는 게 더 절실하다고 말한다.  
 
오랜 기간 경제경영과 자기계발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저자는 이러한 준비된 인간을 N형인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N형인간이란 어떤 인간일까? 바로 추억의 만화 주인공인 ‘빨강머리 앤’이다. 빨강머리 앤은 누구나 어린 시절에 한번쯤 읽어보았을 명작이다. N은 빨강머리 앤의 앤(Anne)에서 힌트를 얻은 말이다. 소설의 주인공 앤은 열한 살의 고아 소녀로 남의 집에 입양되어 열악한 처지에서 고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앤은 착하면서 똑 부러진 심성으로 주위 사람들의 사랑과 인기를 한 몸에 모으며 성장한다. 
 
소설에 담긴 그녀의 ‘어록’을 살펴보면 앤이 어떤 품성인지 알 수 있다.  
 
“앞으로 알아야 할 온갖 것들을 생각하면 신나지 않아요? 그럼, 제가 살아 있다는 게 즐겁게 느껴지거든요. 우리가 모든 걸 다 안다면 세상을 사는 재미가 절반도 안 될 거예요.” 
 
“저한테도 한 가지 장점이 있는 건 아시죠, 저는 같은 실수를 두 번 저지르지 않는다고요.” 
 
“아, 꿈이 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야. 그런 꿈을 가질 수 있어 너무 좋아. 꿈에는 끝이 없는 것 같지만, 그래서 더 좋은 게 아닐까. 하나의 꿈을 성취하자마자 다른 꿈이 더 높은 곳에서 반짝이고 있잖아.”
 
저자는 고아의 신분으로 출발해 역경을 헤쳐 나가는 ‘빨강머리 앤’의 스토리와, 그 속에서도 늘 강인하고 밝은 그녀의 어록을 통해서 N(앤)형인간의 성격과 됨됨이를 대략 10가지로 도출해낸다. (1)긍정성, 낙천성 (2)뛰어난 상상력, 꿈과 희망 (3)활달하고 밝음, 명랑함 (4)솔직하고 정직함 (5)기죽지 않는 당당함, 강한 자존심 (6)열정, 적극성 (7)의리와 정의감 (8)친화력, 사람을 좋아(사랑)함 (9)높은 역경지수, 회복탄력성 (10)남에 대한 배려와 친절이 그것이다. 
 
어려움의 연속인 직장생활 가운데서야말로 사람의 됨됨이가 그대로 드러난다. 저자는 N형인간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노력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밝은 인상, 직업관, 감사의 실천, 회복탄력성, 멘탈 강화, 웃음 훈련, 긍정적인 스토리텔링과 자기설득 등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착한 것은 바보 같은 것도 무능한 것도 아닙니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유능한 것이며 능력 중에 최고의 능력, 스펙 중의 스펙입니다. 착한 것은 마음이 여린 것이 아니라 사랑이 충만한 것이며,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라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명확히 가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착한 것은 독한 것입니다. 남에게 독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독한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윤리·도덕의 거대한 수레바퀴가 돌기 시작했다. 인성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최고의 능력이다. 인성을 갖춘 N형인간이 되기 위해서 단호한 신념과 의지로 자신의 언행을 다듬어내는 노력과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한 성취를 위해서가 아니라 좀 더 행복하고 풍부한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글. 김보숙 기자 bbosook7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