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69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나라의 치안을 생각해본다. 경찰의 날은 1948년 처음 기념행사를 갖고 1973년 ‘정부 주관 기념일’로 확정되어 오늘에 이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느새 유난히 대형사고가 많은 나라가 되었고, 외국에서조차 우리를 사고 빈발 국으로 치부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국가조직을 꼽자면 경찰보다 더 직접적인 곳은 없다. 그러나 우리의 경찰은 자주 오해 받고 백안시당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경찰력은 일제 강점기에 독립지사를 탄압하던 일본 제국주의 행태 이후, 독립이 된 후에도 청산되지 않은 친일 정권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각 정권에서 경찰이 자주적이도록 바르게 운영하지 않았기에 경찰에 대한 우울한 평가는 지속 되어왔다. 이러한 적폐 위에 첫째, 사회 각층의 기강의 해이와 부정부패가 맞물리고, 둘째,  소위 ‘떼 법’이라는 잘못 된 시위형태, 셋째,  경찰이 독립적인 수사 주체가 되지 못한 현 상황에 이르러서는 우리 경찰에게 완벽한 치안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 되었다.

‘치안治安’ 이라는 말은 우리의 역사에서 이미 4,200여 년 전에 나타난다. 우리 동이족의 뛰어난 선인仙人이자 태자의 스승인 ‘유위자有爲子’가 제 11세 단군 도해(BC 1891년 즉위)께 바람직한 정책을 올리는 글에 처음으로 ‘치안’이 언급된다.
“오직 우리 배달은 한웅천황의 신시 개천으로부터 백성을 모아 온전한 사람이 되도록 계율을 세워서 가르쳐 교화하였으며, 위로는 역대 임금들의 명으로 천부경과 삼일신고를 기록하였고, 아래로는 백성들은 의관을 갖추고 칼을 차고 다니는 풍습을 즐거이 본받았습니다. 백성들은 법을 범하지 않고 하나 같이 잘 다스려졌고, 들에는 도둑이 없어 절로 편안하였습니다. (民無犯而同治 野無盜而自安) 온 세상 사람들이 병이 없어 저절로 장수를 누리고(自壽), 흉년이 들지 않아 저절로 넉넉하며(自裕), 산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달맞이를 하며 춤을 추며, 아무리 먼 곳이라도 그 덕화가 미치니 않은 데가 없고 어떤 곳이든 흥하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덕과 가르침이 만백성들에게 미치고 칭송의 소리가 사해에 넘쳤습니다. 그렇게 다스려 주시기를 청합니다.”

4200년 이전에 이미 우리 선조들은 백성들이 스스로 다스(살)리고, 스스로 안전했고, 스스로 장수하고, 스스로 넉넉한 나라를 지켜왔다는 것이다. 당시의 한민족에게 치안은 누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어떤 법에 얽매여서가 아니라 국민들이 자신과 나라의 생명을 위하여 스스로 생산하고 보급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산에 올라서는 노래하고 달을 보면서는 춤을 추는 넉넉하고 오래 건강하게 살면서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갔다는 것이다. 그럴 때에 우리에게 희망이 나타난다. 대다수 일선의 경찰들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일어나는 사고 속에서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하여 밤낮없이 땀과 피를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민중의 지팡이가 되기 위하여 스스로 낮은 자세로 변신하면서 국민들의 삶속으로 녹아들어가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구상에 밤에 마음 놓고 외출하여 온 밤을 자유롭게 활동 할 수 있는 나라가 몇 나라나 되겠는가? 첨단과학 기술을 응용한 과학수사는 선진국을 제치고 대한민국의 경찰이 세계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그러니 이제 새롭게 시작하자. 우리 경찰이 좀 더 엄격하게 법집행을 할 수 있도록 스스로 평가의 잣대를 엄격하게 세우자. 국민들 역시 옷깃을 여미고 스스로 양심을 바로 세워 작은 공중질서를 지키는 것부터 다시 시작하자.
스스로 치안을 지킬 수 있을 때야만,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국민과 자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다.

국학원 원장 (대), 전국민족단체 협의회 대표회장 원암 장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