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앞으로 다가온 10월 3일 개천절은 우리나라 5대 국경일 중의 하나다. 우리나라는 1949년 10월 1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법률 제53호)로 개천절을 비롯한 삼일절, 광복절, 제헌절, 한글날을 5대 국경일로 제정 공포했다. 한글날을 제외한 다른 국경일들은 일제 식민지 시대와 연관된 역사적인 아픔을 간직한 날이지만, 개천절은 그런 아픔이나 피해의식 없이 모두가 함께 기뻐할 수 있는 민족의 큰 생일이다.

이러한 민족 최대의 축제일인 개천절이 홀대받고 있다. 5대 국경일 중 국회에서 주관하는 제헌절을 제외하고는 현재 정부 공식 경축행사 중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고 있는 경우는 개천절이 유일하다. 경축행사에서 관련 유공자에 대한 정부포상이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경우도 개천절 뿐이다.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사단법인 국학원과 현정회, 인성회복국민운동본부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천절 국경일의 경축행사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들은 개천절을 대한민국의 중요 국경일답게 바른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 개천절 정부행사에 대통령 참석 ▲개천절 국가유공자 포상 실시 ▲ 보신각종 타종 재개 ▲ 한민족 나이 찾기-단기연호 병기추진 ▲ 개천절을 대국민 화합과 인성 회복의 국민축제 추진 등을 촉구했다. 이날 국가의 원수이자 국민의 대표로서 대통령의 개천절 정부행사 참석이 헌법상 책무임을 밝히는 헌법청원도 제기했다.

▲ 국학원과 현정회, 인성회복국민운동본부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천절 국경일의 경축행사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세계 각국의 정상이 개천절을 축하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사진=강만금 기자)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캐나다를 국빈 방문해 FTA를 체결하고,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경제발전과 세계평화를 위해 지구 반대편을 방문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불과 20여 분 거리인 세종문화회관 개천절 공식행사 참석은 너무 어려운 일일까?

정치적·종교적 이유 불문하고 개천절이 국경일로 지정된 이유가 있다. 개천절은 우리 민족의 뿌리와 정체성을 확인하는 날이다. 또 남과 북, 나아가 재외동포가 한민족임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되는 날이다. 이 날을 전 세계의 한민족이 기뻐하고 축하하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그 첫걸음은 대통령이 개천절 공식행사에 참석하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