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행복합니까? 우리 아이의 꿈은 무엇입니까?"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나옥 교장은 부모들에게 이 두 가지 질문은 던졌다. 지난 20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회 광주전남 인성영재교육포럼에서였다. 150여 명이 참석한 강당에 일순 침묵이 흘렀다. 아이의 행복? 꿈? 지금까지 생각하지 않았던 것. 공부를 잘하면  행복하고, 좋은 대학을 가면 꿈을 저절로 이루는 거로 생각했다. 과연 그럴까.

▲ 20일 제1회 광주전남인성영재교육포럼에서 김나옥 교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김 교장은 다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2012년 자료를 보여주었다.  PISA 2012에서 우리나라는 최상위 수준의 성취를 보였다.  우리나라는 OECD 34개국 중에서 수학 1위, 읽기 1∼2위, 과학 2~4위, OECD 회원국을 포함한 전체 65개국 중에서 수학 3~5위, 읽기 3∼5위, 과학 5~8위로 최상위 성취를 보였다.  수학 · 읽기ㆍ과학 전 영역에서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였다.

"우리나라는 성적에서 핀란드와 세계 1, 2위를 다툽니다. 그러나 다른 나라 교육관계자들은 우리나라를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강압에 의한 결과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청소년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최근 5년 내내 청소년 행복지수 세계 꼴찌입니다. 자살률, 세계 1위입니다. 정말 심각합니다. " 

이를 해결하려면? 김 교장은 뇌 사진을 보여주었다.

▲ 김나옥 교장은 인성영재는 뇌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인류의 핵심 키워드는 뇌입니다. 지금까지 문명을 이룬 것은 바로 뇌입니다. 뇌은 인류 마지막 미지의 영역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뇌 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1세기는 뇌의 시대라고 합니다. 21세기 영재는 뇌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뇌는 생존본능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생명에 위협을 느끼면 극도로 긴장하며 모든 활동을 정지한다. 지금 학생들은 성적에 목을 매어 받는 스트레스가 심각하다. 이런 상태에서는 즐거움도 행복도, 창의력도 나오지 않는다.  반대로 스스로 선택하여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행복호르몬이 나오고 뇌는 창의력을 발휘하게 된다.

"뇌에는 자발성이 중요합니다. 좋아서 하는 일을 해야 뇌는 기뻐합니다. 억지로, 강압에 의해서 하는 것이 뇌를 경직되게 하고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합니다. "

자발성.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고 하도록 하면 아이들은 아주 잘해나간다. 어른들의 예측을 보기좋게 빗나가게 한다. 

"이제 부모의 역할은 아이를 기다려주고,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 

김 교장은 두 번째로 뇌는 새로운 것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반복, 익숙한 것만하는 것, 미리 시키는 환경에서는 뇌가 잘 활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에는 어떠한 인재가 필요할까? 창의성과 홍익 인성을 갖춘 인재다. 한국 학생들 스펙은 세계 최고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한국 학생들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왜? 외국 교수들은 이렇게 말한다.

" 한국 학생들은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지시한 대로만 따라서 합니다. 지시가 없으면 어쩔 줄 모릅니다.  문제해결력이 없습니다." 

살아가는 데 늘 부딪치는 게 문제인데 그런 문제에 해결력이 없다! 왜 이런 일이? 모든 것이 성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교과서와 선생님 강의를 통해 배운 것을 얼마나 잘 외어서 쓰느냐로 평가하여 입시에서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건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김 교장은 코이라는 물고기 이야기를 했다.

"코이라는 물고기가 있습니다. 어항에서 자라면 몇 센치밖에 되지 않습니다. 강물로 가면 그보다 두세 배 자랍니다. 바다에서 자라면 엄청나게 큰 물고기가 됩니다. 어떠한 환경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크기가 다릅니다.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우리는 우리 학생들에게 강물, 바다가 되어주고 있습니까?"

누군가 조그만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니요." 김 교장은 이어 말했다.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알고, 꿈을 찾고, 배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런 것을 이끌어주는 학교가 있습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입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인격완성을 삶의 목적으로 삼고 자기주도적이고 창의적인 글로벌 인성영재 육성을 위해 2014년 3월 설립되었다.

 "자기를 알고 사랑하게 되는 학교, 원하는 일을 하기에 행복한 학교, 사회를 배우고 사람을 배우는 학교, 어/던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 알아가는 학교,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자신의 행복임을 배우는 학교."

▲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그동안 벤자민인성영학교에서 겪은 경험담을 부모와 함께 이야기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이런 학교이다. 올해 입학한 학생 27명은 스스로 공부 계획을 짜고 직업체험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자신만의 1년 프로잭트를 준비하여 실행한다. 이들에게는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가 멘토로 지도해준다.  이 멘토를 초청하여 한달에 한 번 여는 워크숍에서는 멘토 강연이 진행된다.

이렇게 스스로 체험하면서 아이들은 성장한다.  김 나옥 교장은 벤자인인성영재학교에 재학중인 김성윤, 유보윤 학생을 부모와 함께 무대로 불러 그동안 경험한 것을 이야기하게 했다.  

▲ 김성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과 아버지 김영민 씨.

김성윤 군. 소심하여 편의점에도 혼자 가지 못했던 학생이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입학하여 첫 발표 때는 우황청심환을 먹고 진정할 정도로 긴장했다.  이날 김 군은 웃으며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생활을 이야기했다.

"아무 의미 없이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그런데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들어와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목표가 생겼어요.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 겠다고 자부심도 생겼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처음 직장체험할 때 사장님이 3주 동안 인사를 안 받았어요. 그래도 주인된 마음으로 일을 했습니다. 어느날부턴가 사장이 인사를 받더군요. 그리고는 '너는 된 놈이다'라고 하더군요. " [김성윤 군 인터뷰 기사 바로가기]

김 군의 아버지 김영민 씨. 

" 지금처럼 아이를 키우면서 행복한 적이 없습니다. 성윤이를 매일매일 보면서 변하게는 궁금합니다. 밤이면 성윤이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전에는 그런 적이 없었습니다. 애를 키우는  재미를 이제 느낍니다. 성윤이가 자신감이 생기고 남을 위하는 마음을 갖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전에는 이기적이었어요. 꿈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전에는 순경을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3년 열심히 해서 경찰대학에 가볼 생각을 합니다.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할 수 없을 체험을 하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 유보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왼쪽)과 어머니 김현정 씨.

유보윤 군은 데면데면했던 아버지와의 사이가 매우 좋아졌다고 했다. 그리고 멘토의 도움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앱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앞서 유보윤 군의 어머니 김현정 씨는 "보윤이가 많이 변했고 보윤이가 인성영재 학교에 다니게 되어 부모가 인성영재가 되었다"고 말했다.[유보윤 군 인터뷰 기사 바로가기]

▲ 문병란 광주인성회복운동본부 총재

김 교장은 벤자민인성영재 학생들이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도한 YTN 황금나침판을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외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아일랜드는 전환학년제를 도입하여 고등학교에서 대학에 진학할 무렵 1년간 직업 체험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 제도로 학생들은 인성과 사회성이 좋아지고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됐다. 우리나라는 이를 벤치마킹하여 자유학기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자유학기제는 학교에 다니면서 오후에 체험을 하는 것으로 하여 한계가 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전환학기제처럼 운영하되 우리 고유의 뇌교육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졸업한 학생은 자기계발을 하고 인격완성을 위해 살아가는 글로벌 인재가 될 것입니다."

▲ 김미경 광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 교장의 이야기에 참석자들은 힘껏 박수를 쳤다. 이날 문병란 광주인성회복운동본부 총재(시인, 조선대학교 명예교수), 김미경 광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기조 강연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