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알람부터 출근길 교통상황, 이메일 및 뉴스 검색, 지인과의 대화까지 모든 기능을 한 손에서 해결해주는 무기가 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이제 스마트폰은 10대 청소년부터 60~70대 부모님까지 전 세대가 사용하는 생활 필수용품이 됐다. 우리 선조들이 아침 저녁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면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다. 집, 직장, 지하철 심지어는 길에서 걷는 순간도 휴대폰을 본다. 디지털 시대가 만든 21세기 신풍속도다.

인터넷 PC, 모바일, 태블릿 등 디지털기기의 발달로 세상은 그야말로 정보의 왕국이 됐다. 언제 어디서든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정보를 일일이 기억하고 기록하고 찾아쓰던 옛날과 판이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는 디지털기기로 정보를 편리하게 다루는 특권을 얻은 대신 디지털 치매 증후군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스마트폰 없이는 지인의 전화번호도 제대로 기억 못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디지털 치매는 디지털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뇌 기능이 손상되어 어느 순간부터 인지 기능을 상실한 상태를 말한다. 주로 디지털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20~40대 사이에서 나타난다. 디지털 치매는 기억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치매와는 달리 기억이 잠시 나지 않는 건만증과 유사하다. 그러나 일시적인 장애처럼 보이는 이 증상이 결코 가볍게 웃고 넘길 일은 아니다.

우리 뇌는 외부로부터 여러 가지 자극을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인 후 몇 초에서 몇 분 동안 한시적으로 단기기억에 저장한다. 이 기억정보는 리허설(rehearsal)이라는 반복학습과정을 통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장기기억으로 옮겨간다. 이 때 디지털기기의 사용은 장기기억에 저장하는 정보 양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기억을 회상할 수 있을 정도의 기억 강도를 유지하지 못하게 한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신경과학자인 게리 스몰 교수는 디지털기기 같은 첨단기술이 삶의 방식은 물론 뇌의 구조와 기능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줬다. 보통 40대 이후에는 뇌 무게가 10년에 2%씩 감소하면서 뇌 기능 전체가 떨어진다. 이 시기에 디지털 치매를 경험한다면 뇌의 기억력은 더욱 급감, 진짜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치매에서 벗어나려면?

디지털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뇌를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스마트폰에 의지하지말고 전화번호를 외우거나 계산기 대신 직접 펜으로 종이에 적어가며 암산을 해본다. 하루 중 잠시라도 디지털기기를 내려놓고 과부하된 뇌를 쉬게 해주는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뇌를 휴식시키는 방법으로 명상을 해보는 것도 좋다. 명상은 뇌파를 베타파에서 알파파로 낮춰주어 긴장된 뇌를 이완시킨다.

우리나라 도리도리 전통육아법에 착안해 만들어진 뇌파진동 명상법은 뇌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 산만한 뇌파를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또한, 이 명상법은 뇌의 피질 두께를 증가시켜 치매 같은 퇴행성 뇌 질환 예방과 항노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는 신경세포와 신경 교세포라고 하는 두 종류의 세포들이 모여 있는 덩어리이다. 이 중에서 신경세포가 주로 신체활동과 정신활동을 담당하는데, 이 신경세포의 몸체는 주로 뇌의 겉 껍질 부분에 모여 있다. 이 부분을 피질(皮質, cortex)이라고 부르며, 약간 회색 기운을 띄고 있어서 회백질(grey matter)이라고도 한다.

▲ 우리 뇌의 구조 [사진=중앙치매센터 자료 이미지 캡쳐]

뇌의 양 측면 피질인 측두엽은 치매에 중요한 부분이다. 측두엽은 기억력, 학습 능력 , 언어 능력 등을 담당하는 부위다. 알츠하이머는 이 측두엽 부위의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기억력 장애, 언어 및 이해 능력 감소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알츠하이머에 걸리면 두정엽 기능도 초기부터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을 비롯한 국내연구진은 지난 2012년 5월 '뇌파진동이 전두엽(사고와 판단 기능)과 측두엽(감정 조절 기능)의 피질 두께, 내측 전전두엽의 회백질과 백색질의 두께를 동시에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 신경과학분야 탑 저널인 SCN(Social Cognitive Affective Neuroscience)에 게재한 바 있다.

▲ 뇌 구조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뇌파진동 효과 연구 결과 [자료출처=2012년 Soc Cogn Affect Neurosci.

 뇌파진동 함께 배워요!

뇌파진동은 UN자문기관인 한국뇌과학연구원이 개발한 것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명상법이다. 1분만 해도 머리가 맑아지며 집중력, 직관력, 통찰력, 창조력 등의 뇌 기능이 활성화된다.

▲ 뇌파진동 명상법 [자료제공=단월드]

① 자리에 반가부좌나 책상다리를 하고 앉은 상태에서 편안하게 눈을 감는다. 의자에 앉아서 할 경우 허리를 등받이에 기대지 말고 반듯하게 세운다.

② 어깨와 목에 힘을 빼고 '도리도리' 하듯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처음 시작할 때는 한 번 움직일 때마다 3초 정도 걸릴 만큼 천천히 한다.

③ 의식적으로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몸이 리듬을 타고 진동이 점점 강해진다. 고개가 좌우, 상하, 무한대로 자유롭게 움직인다. 계속 집중하면서 진동이 목의 경추를 타고 척추를 따라 온몸으로 퍼지는 것을 느껴본다.

④ 5분 정도 동작을 반복한 후 멈춘다. 몸의 움직임이 서서히 잦아들면 마음을 아랫배에 집중한다. 숨을 길게 3번 정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마무리한다.

[기사 바로가기] 1편 - 나인 듯 나 아닌 치매 "당신의 기억은 안녕하십니까?"
[기사 바로가기] 2편 - "암보다 무서운 치매, 예방과 조기 발견이 약"

글. 이효선 기자 sunnim0304@naver.com
참조자료=<원하는 것을 이루는 뇌의 비밀 뇌파진동>(일지 이승헌 저, 한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