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요즘 왜 이렇게 잘 잊어먹지?"
"치매는 치료가 안 된다던데. 별 수 있느냐..."

흔히 치매 진단 전후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다. 진단 전에는 설마 내가 치매겠느냐는 태도, 후에는 치매를 불치병처럼 여겨 치료하기를 포기하는 태도다. 치매는 완치가 쉽지 않은 질병이지만, 초기에 치료하면 10~15%의 치매는 완치에 가까운 정도로 회복될 수 있다.

이 때 치료 예후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조기 발견'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외국보다 치매 조기 발견이 매우 늦은 편이다. 치매의 첫 징후가 나타난 후 병원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외국은 평균 1.4년이나 우리나라는 평균 2.5년이 걸린다. 치매는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검진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 치매를 의심할 수 있는 10가지 증상 [자료출처=중앙치매센터]

치매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을 이용하는 방법과 스스로 치매 위험도를 체크하는 방법이 있다. 정부에서는 60세 이상 어르신 대상으로 치매 조기 검진을 시행하고 있으니 거주 지역 치매지원센터 및 보건소를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하면 된다. 혼자 점검해보고 싶다면 중앙치매센터(www.nid.or.kr)가 개발한 <치매체크> 프로그램을 PC와 모바일에서 이용하면 된다.

# 치매라고 다 같은 치매가 아니다

치매는 크게 뇌에 독성 단백질인 아밀로이드가 쌓여 생기는 '퇴행성 치매'와 뇌로 가는 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혈관성 치매'가 있다.

퇴행성 치매로 알려진 알츠하이머(Alzheimer)는 가장 흔한 치매의 원인으로 전체 치매의 55~70%를 차지한다. 이 병은 매우 서서히 발병해 점진적으로 악화가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주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에 문제를 보이며, 진행되면서 다른 여러 인지기능 이상을 동반한다. 알츠하이머는 발병률은 남성보다 여성이 2배 정도 높다.

루이체 치매(Lewy body dementia) 역시 퇴행성 치매로, 알파신뉴클레인이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뇌에 쌓여 생긴다. 이는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흔한 치매로 전체 치매의 10~25%를 차지한다. 이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환시가 반복되는 것이다. 일부의 경우 환청도 동반된다.

혈관성 치매(Vascular dementia)는 퇴행성 치매와는 달리 그 증상이 급격하게 시작되며 뇌혈관 질환 증상이 선행, 동반된다. 혈관성 치매를 일으키는 뇌혈관 질환에는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나타나는 허혈성, 뇌혈관 파열로 인해 출혈이 발생하는 출혈성이 있다. 흔히 중풍을 앓고 난 후 갑자기 인지기능이 떨어졌다고 하는 경우 혈관성 치매일 가능성이 높다.

가역성 치매(Reversible dementia)는 완치가 가능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 치매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전체 치매의 5~10%를 차지한다. 이 치매는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뇌의 구조적 변성이 발생하거나 비가역적인 변화가 생겨서 치료해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을 수 있다. 가역성 치매에는 우울증에 의한 가성치매, 정상압 뇌수두증, 뇌종양 및 경막하 혈종, 감염성 질환, 내분비 질환, 알코올 중독 등이 있다.

# 치매, 지금부터 미리 예방하자

아무리 무서운 질병이라도 갑자기 찾아오는 법은 없다. 치매도 마찬가지다. 발병 전에는 항상 징조가 있기 마련이다. 그 징조의 뿌리를 없애는 것이 바로 예방이며 이는 생활관리로부터 시작된다. 치매는 선전적 요인보다는 후천적 요인에 의해 발병하는 경우가 더 많으므로 평상시 식습관, 운동습관 등 건강한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세계 치매의 날을 맞아 국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치매예방수칙 3-3-3'과 '치매예방운동법'을 발표했다. '치매예방수칙 3-3-3'은 치매 예방을 위해 필요한 실천방법을 의학적 근거에 기반해 3권(勸)(즐길 것), 3금(禁)(참을 것), 3행(行)(챙길 것)으로 구성했다.

[3권: 즐길 것]
1.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 ㅣ 2. 부지런히 읽고 쓰기 ㅣ 3. 생선과 채소 골고루 먹기
[3금: 참을 것]
1. 술은 적게 마시기 ㅣ 2. 담배는 피지 말기 ㅣ 3. 머리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기
[3행: 챙길 것] 
1. 정기적으로 건강검진 받기 ㅣ 2. 가족, 친구들과 자주 소통하기 ㅣ 3. 매년 치매 조기검진 받기

▲ '치매예방수칙 3-3-3'[자료제공=보건복지부]

[치매에 좋은 음식]

음식은 우리 몸의 에너지원이다. 건강에 좋은 음식은 뇌의 노화와 기억력 감퇴를 막아주어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

☞ 호두 (하루 3~4개)
호두는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뇌신경을 안정시키는 칼슘과 비타민 B군이 풍부하다.
☞ 검은 참깨
뇌를 비롯한 전신세포의 주재료인 지질이 45~55%정도 함유되어 있다. 뇌 신경세포의 주성분인 아미노산이 균형있게 들어있어 최고의 두뇌 건강식품이다.
☞ 콩 (하루 두부 1모나 두유 1팩)
뇌세포의 회복을 도와주는 레시틴과 두뇌 노화촉진을 억제하는 사포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콩은 발효되면 뇌 발달에 필요한 글루타민산이 생성되기 때문에 발효시킨 된장 등으로 먹으면 좋다.
☞ 감자
비타민C, 비타민E, 철분이 풍부하다. 기억력과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비타민B1과 비타민B2가 함유되어 있다.
☞ 우유 및 유제품 (하루 1잔)
치매환자에게 부족한 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꾸준히 마시면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 카레
카레(강황)의 커큐민이라는 성분이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인 뇌 독성 단백질을 분해한다.

[치매에 좋은 뇌신경 체조]

얼굴에 분포하는 신경은 12개의 뇌 신경 중 7번째 뇌 신경에 해당한다. 이는 대부분 안면근육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운동신경으로써의 역할을 한다. 얼굴 근육을 움직이면 뇌 신경이 자극해 풀 수 있다. 양손가락으로 이마, 볼, 턱 등 얼굴 구석구석을 만지면서 마시지하거나 눈, 입, 턱 부위를 움직여 안면운동을 해주면 좋다.

▲ 뇌 신경을 풀어주는 안면운동 [자료제공=보건복지부]

다음 3편에서는 현대인이 많이 겪고 있는 디지털 치매 증후군과 치매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명상법인 뇌파진동에 대해서 알아본다.

[기사 바로가기] 1편 - 나인 듯 나 아닌 치매 "당신의 기억은 안녕하십니까?"
[기사 바로가기] 3편 - "21세기 신흥증후군 디지털 치매, 명상으로 치유하라"

글. 이효선 기자 sunnim03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