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칼럼(4편)에서 명상을 ‘우리의 마음 혹은 의식을 지금 여기에 주의 집중시켜 잡념이 없는 상태’라고 정의했다. 한국식 명상은 기 에너지를 느낌으로써 다른 명상보다 더 쉽게 주의 집중 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 기를 느낌으로써 주의 집중하여 잡념을 없애고, 궁극적으로 뇌를 잘 활용하고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하여 보다 가치 있게 만드는데 한국식 명상의 목적이 있는 것이다.

기를 느끼는 감각, 즉 기감은 영성(靈性, Spirituality)과도 상관이 있다. 인간에게는 의미와 가치의 문제를 다루고 해결하려 할 때 사용하는 지능이 있는데, 이를 ‘영성 지능(SQ, Spiritual Quotient)’이라고 한다. 영성 지능은 행동과 삶을 광범위하고 풍부한 의미의 맥락에 자리매김하는 지능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 일련의 행동이나 삶의 경로가 다른 것보다 의미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지능이기도 하다. 

이런 맥락에서 조하(Zohar)와 마샬(Marshal) 교수는 영성 지능을 인간의 궁극적 지능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영성 지능이 높은 사람이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다른 사람에게 높은 이상과 가치를 불러일으키고, 그것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보여준다고 한다. 

이상의 내용을 좀 더 쉽게 풀어보면, 영성지능이 높다는 것은 자신의 삶의 의미나 그 가치를 물을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며,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자신 에게 질문을 한다. 그리고 그 해답에 따라 자신의 삶을 창조적으로 살아가고, 대중들에게 삶의 의미와 목적 그리고 가치를 알려주는 지도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영성을, 일종의 생명력이고 내재된 능력이면서 개인을 타인과 우주의 에너지와 연결시켜 주는 우주적 에너지로 설명한다. 영성을 일종의 에너지로 보는 관점은 ‘소통’에 중심을 두고 있다. 에너지는 항상 순환하고 소통되어야 한다. 정체되면 에너지는 탁해지고 어두워진다. 먼저 내 안에서 에너지가 순환되어야 몸이 건강해지고, 더 나아가 타인들과도 에너지로 소통이 이루어져야만 건강한 사회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열린 에너지 순환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닫힌 에너지 순환 시스템이면, 우리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한정적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니 자신의 한계를 규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열린 에너지 순환 시스템이 가능한 것은 내 안에 영성이 있기 때문이고, 그럼으로써 나와 타인 그리고 우주의 에너지와도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영성의 특징을 반영하여 각 개인의 영성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 그렇게 측정한 영성은 수련을 통해 느끼는 기의 감각, 즉 기감과도 상관관계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한다.      

 

▲ 이승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