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을 본 관객이 1,500만 명을 넘어섰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영화에 그치지 않고 명량해협 등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 탐방을 통해 나들이를 겸한 역사 공부를 하고 있다. 삼군통제사로 왜적과 싸워 남해안을 지킨 이순신 장군. 전남과 경남 곳곳에 장군의 유적이 많다. 전남과 경남 역사의 현장을 가보면 영화 ‘명량’에서 느낀 감동이 더욱 오래 갈 것이다. 

▲ 염정범 경남국학원 사무처장.

 

 

명량은 전남 해남군 화원반도(花源半島)와 진도(珍島) 사이에 있는 해협이다. 명량해협은 바다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 전남 해남군 문내면 학동리와 진도군 군내면 녹진리 사이에 진도대교를 놓았다. 진도대교에서 바다를 보고 있으면 소용돌이치는 물결에 오금이 저리기도 한다. 소리 또한 돌이 우는 듯한다. 명량대첩으로 이 험한 바다ㅡ울돌목은 길이 빛나는 역사의 현장이 되었다.

인근 완도 고금도도 이순신 장군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명량대첩 이후 고하도(현 목포시 충무동)에 머물던 이순신 장군은 1598년(선조 31) 2월 수군 8,0000여 명을 이끌고 고금도로 옮겨 이곳에 본영을 두었다. 그해 11월 노량 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이 전사하자 그의 시신은 다시 고금도로 돌아와 83일이나 이곳 묘당도에 모셨다가 장지인 충남 아산으로 운구하여 장례를 지낸다.

발길을 경남으로 옮기면 통영이 있다. 통영은 조선시대 경상·전라·충청 등 삼도 수군의 지휘시설인 통제영(통영시 문화동)이 있던 곳이다. 임진왜란 당시 무인도였던 한산도는 1592년(선조 25) 7월 8일 한산도 앞바다에서 조선 수군이 일본 수군을 크게 무찌르면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다. 삼군수군통제사가 된 이순신 장군이 이곳에 통제영을 두었다.

영화 ‘명량’ 개봉 이후 통제영은 물론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모신 충렬사 등에도 관람객이 하루 500∼600명씩 몰리고 있다. 한산도 제승당은 배를 타고 가야 하고 유료인데도 입장객이 예년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한산대첩 현장인 한산도가 내려다보이는 이순신 공원 역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영화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다음 작품으로 ‘한산도 대첩’을 다룬 영화를 제작하기로 하여 한산도를 찾는 이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착량묘도 빼놓을 수 없다. 이순신 장군이 돌아가시자 백성들이 첫 제사를 올린 곳. 통영 충렬사에서 관리하는데 제사를 지금도 지낸다. 장군의 충과 효, 도를 기리는 것이다.
거제에는 칠천량해전공원이 있다. 원균이 통제사가 되어 왜적과 싸우다 대패한 해전이 칠천량해전. 남해군에는 임진왜란 7년 전쟁의 마지막 해전이 벌어진 노량해협이 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충무공의 마지막 자취를 찾아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유적지를 따라 걷다 보면 우리나라가 선조들의 피와 땀으로 유지되어 왔다는 것을 느끼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