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화는 1년이라는 수습기간을 마치고 홀로서기 굿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나는 굿을 하는 날 아침 7시 경에 집에서 출발하였다. 걸어서 30분 만에 굿당에 도착하였다.

산신각은 누가 청소했는지 말끔하게 청소 되어 있었다. 나는 산신각 안으로 들어갔다. 산신 뒤에 있는 산신도에서 까치가 무엇인가 내게 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래 호작도虎雀圖에서 보듯이 까치는 호랑이하고만 말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내게 말을 걸어온 것이다. 

“깍깍깍 까악 깍...”

까치는 몇 번 울더니 산신각 밖으로 날아갔다. 산 까치가 산신각 안에서 나를 기다리다가 나를 보며 울며 날아가다니 흔한 일이 아니라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내가 산신을 지켜야 할 호랑이란 말인가?”

퍼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행스럽게도 까치가 날아간 다음에 혁거세 선생이 산신각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산신상을 향하여 인사했다.

“문안드립니다. 제가 오지 못하는 동안 평안하셨습니까?”

“백호가 인간 행세를 하려고 산신각 밖으로 나도는 통에 평안하지 못했다.”

산신이 그런 말을 하였다. 나는 내가 백호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뜨끔하였다. 산신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백호라고 지목하는 것으로 보였다.

“제가 백호인가요?”

내가 물었다.

“내가 감응신령의 임무를 수행하려면 백호가 나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네가 모르느냐?” 

산신이 나를 책망하였다.

“제가 지금부터 산신의 곁에 편안하게 앉아 있는 가짜 백호의 자리로 들어가면 되겠습니까?”

“이놈은 내 아바타이니라. 4천 년 동안 내 곁을 지켜 온 아바타를 해고할 생각은 없어.”

천만다행이었다. 

“그러면 소신이 무슨 일을 하면 되겠습니까?”

“나의 특별대사가 되면 어떻겠느냐?”

특별대사라니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특별대사가 무엇을 하는 대사인지 알 순 없지만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하겠습니다.”

“잘 결심했다. 네가 토를 달아 묻지 않아서 오늘 근화가 첫 굿을 하다가 크게 다칠 화를 면하게 되었다. 천만다행이다. 근화가 화를 당한다 해도 신들이 정한 일이니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근화가 너의 대수대명 감물(신의 물건)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해.”

“명심하겠습니다.”

“네 등 뒤의 하늘을 내다보아라. 떠오르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그 생각을 정리하여 내게 말해다오. 특별대사로 자격이 있는지 시험을 보려는 것이다.”

내는 몸을 돌려 밖을 내다보았다. 청명하게 보이는 하늘이 있었다.  내가 머리를 쥐어 짤 필요가 없었다. 나는 문득 사해문서死海文書에서 발견된 『도마복음서』에 기록되었다고 알려진 기록이 떠올랐다.『도마복음서』에는 예수님이 행한 기적이 단 한 줄도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니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서도 기록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할 수 있었다. 『도마복음서』에 개신교 신도들의 골을 때리는 말씀이 하나 더 있다. 제자들이 물었다.

“우리도 천국에 들겠습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가 둘을 하나로 만들 때, 안을 바깥같이, 위를 아래같이, 아래를 위 같이, 남자와 여자가 하나가 되어 남성이 이미 남성이 아니며, 여성이 이미 여성이 아닐 때, 그때 너희가 천국에 들리라.”

이 말씀을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쿼크 생성에 대한 이해가 없이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양자역학은 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을 증명하고 나서 마지막에 쿼크와 랩톤의 결합체만 남게 된다고 설명한다. 쿼크는 한자로 쓰면 귀鬼가 된다. 양자물리학자들이 쿼크를 발견하고 이름을 지어야 하는데 마땅한 문자가 귀자밖에 없어서 귀자를 쓰기로 했는데 귀자가 영어로 발음이 쿼크가 되는 바람에 쿼크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귀란 무엇인가? 귀신이 아닌가? 남녀가 하나가 된다는 것은 양자가 쿼크와 랩튼의 결합체라는 말과 닮았다는 말로 볼 수 있다. 이때는 이미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이 모두 분해되어 원소들이 자연의 상태로 돌아간 뒤가 된다. 그때 쿼크가 갈 수 있는 천국이 쿼튼 벨트라 불리는 도넛 형태의 쿼크 집합체이다. 이 양자대가 서서히 이동 중이라 한다. 나는 양자가 어떻고 하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감응신령에게 예수가 제자들과 나눈 대화를 보고하고 있었던 것이다. 보고가 끝나자 감응신령이 내게 묘한 미소를 보냈다.

“그대를 나의 특별대사로 써도 손색이 없겠어.”

감응신령이 만족해하였다.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내가 인간들이 갖지 못한 예지력을 줄 것이다. 귀신을 부리는 능력도 줄 것이다. 어리석은 인간들을 위하여 잘 써보도록 하라.”

“감응신령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산신과의 대화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나는 이 이른 아침에 벅

찬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괜찮은 이론을 가지고 계시군요.”

혁거세 선생이 내가 중얼거리는 말을 들었는지 반응을 보였다.

“들으셨군요.”

“큰 소리로 말씀했으니까요.”

“아, 그랬군요.” 

“들어가십시다.”

혁거세 선생이 내게 말했다. 우리는 산신각을 나와서 굿당 3호실로 들어갔다. 악사들이 오른쪽에, 계주와 신딸들이 왼쪽에 앉았다. 악사들은 6명이었다. 장구, 피리, 대금, 해금, 징, 제금이었다. 장구, 해금, 징, 제금의 악사들은 여자들이었고 피리와 대금의 악사는 남자들이었다. 모두 다 옥색의 한복을 입고 있었다. 3호실에는 참가자로 온 10명의 남녀가 방 안을 메우고 있었다. 근화가 부른 사람들이었다. 근화의 어머니가 와 있어서 나와 혁거세 선생은 인사를 나누었다.

제단은 천궁마지 상을 차렸는데, 청정淸淨하게 소식蔬食(나물과 메)과 소채蔬菜(푸성귀)를 놓았다. 허례허식으로 가득 찬 제물을 차리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불사전祓事壂을 한지로 모양을 만들어 오려서 장대에 걸었다. 무무는 큰머리를 올리고 신복神服으로 다홍치마를 둘러매고, 흰옷을 입고 장삼을 입고 고깔을 썼다. 양어깨에 가사를 메고 홍띠를 두르고 흰 부채와 방울을 들고 장구 앞에 섰다. 

칠성복은 칠성님으로 호칭되는 하나님을 상징하고, 고깔은 삼신으로 호칭되는 마고삼신을 상징한다. 방울은 마고가 태어난 팔여의 음을 상징한다. 부채는 삼성三聖으로 호칭되는 한인, 한웅, 단군왕검의 영이 오실 방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상징한다. 이 바람을 순서대로 융풍融風(한인천제가 오시는 바람), 명서풍明庶風(한웅천왕이 오시는 바람), 청풍淸風(단군왕검이 오시는 바람)이라 한다. 

융풍은 남쪽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뜻이고 한인천제가 오는 방위를 의미한다. 명서풍은 서자庶子(서민庶民)의 바람이라는 뜻으로 한웅천왕이 오는 방위를 의미한다. 청풍은 단군조선의 서울인 청주淸州(산동반도에 있는 익도益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의미한다. 굿은 아침8시에 시작하였다. 

“오늘 굿을 하는 사람은 김근화 씨입니다. 신병을 앓다가 내림굿을 받고 1년 동안 계주네 댁에서 무당수업을 하였습니다. 오늘은 근화 씨가 공부한 굿을 선보임으로써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시작하려는 굿은 천궁마지입니다.”

청궁마지에서 부르려는 신들은 북방정토에 거소居所를 둔 모든 신이다. 최고의 신인 삼신상제三神上帝는 물론이고, 해와 달과 북두칠성을 비롯한 일월성신日月星辰과 동서남북 바다의 사해용신四海龍神, 또 인류의 시조신인 마고를 비롯하여 우리민족의 조상신들이 모두 해당한다. 천궁의 관리자는 밝음(桓)과 어둠의 빛(熊)을 관리하는 한웅천왕이다. 근화가 천궁마지 사설을 메기고 신딸들이 받는다. 천궁 마지는 해혹복본解惑復本 할 때 하늘에서 보여줄 천부삼인 마지라 할 수 있다. 

근화 : 아~천궁 계신 곳 어디인가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 찾아 천궁마지 가세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은 만신을 낳으신 분이요 

신딸 : 복창

근화 : 만신 몸의 주인이시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은 온갖 권능을 행하시는 대신大神이요  

신딸 : 복창

근화 : 또한 만신 몸의 주인이시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은 삼신 하느님이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은 해와 달 일월님이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은 북두칠성 칠성님이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은 사해四海 용왕을 다스리는 용궁龍宮님이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은 서쪽 하늘에 월광月光님이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은 동쪽 하늘에 일광日光님이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은 일광  월광 일월광님이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은 빛으로 비쳐오니 대주님 신마지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은 신으로 오시니 계주님 신마지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은 신선으로 오시니 신선마지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은 신선이 맞는 신선마지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은 억만 개의 돌로 세운 돌 미륵마지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은 억만 개의 돌로 세운 돌 할아버지마지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은 하늘에 무수히 뜬 별 마지요  

신딸 : 복창  

근화 : 많고 많은 신명님 마지 

신딸 : 복창 

근화 : 드디어 천궁마지 하러 과천의 관악산에 왔어요  

신딸 : 복창  

근화 : 어디에 자리 잡고 천궁마지 하나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마지 할 바위는 연주대가 적지이지만

신딸 : 복창

근화 : 열여섯 명이나 되는 나한이 차지하고 있으니 

신딸 : 복창

근화 : 어디에 가서 천궁마지 할까 

신딸 : 복창 

근화 : 에라 이를 어쩌랴 삼신할머니 모셔다가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 마지하면 누가 무어라 할 것이냐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마지 할 때 삼신할머니 화해 받고

신딸 : 복창

근화 : 동쪽으로 동두칠성님 화해和解 받고 

신딸 : 복창 

근화 : 남쪽으로 남두칠성님 화해 받고 

신딸 : 복창 

근화 : 서쪽으로 서두칠성님 화해 받고

신딸 : 복창

근화 : 북쪽으로 북두칠성님 화해 받고

신딸 : 복창

근화 : 동서남북 네 하늘 지키는 칠성님 화해 받고

신딸 : 복창

근화 : 삼태육성님 화해 받고 

신딸 : 복창 

근화 : 호시성님 화해 받아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님 이 정성 받으실 때

신딸 : 복창

근화 : 해혹복본 이뤄지고 천부삼인 빛나요

신딸 : 복창

근화 : 천궁마지 하는 날 생기복덕生氣福德 가려내어 굿 날짜 정하고 

신딸 : 복창 

근화 : 사위삼당四圍三堂 앞에 황토 펴서 깔고 왼새끼 꼬아 인줄 매고

신딸 : 복창

근화 : 정한 인간 나갈 세라

신딸 : 복창

근화 : 부정한 인간 들어올 세라

신딸 : 복창

근화 : 누린 음식 마다 하시고 

신딸 : 복창 

근화 : 비린 것도 싫다하시는 천궁님이 

신딸 : 복창 

근화 : 대한민국 국태민안 소원 빌어 도와주고  

신딸 : 복창  

근화 : 남녀노소 낮고 높은 백성 자손 수명장수하게 점지해 주고

신딸 : 복창

근화 : 풍재 수재 화재 삼재와 군위난君爲難 신위난臣爲難 부위난父爲難 자위난子爲難 부위난夫爲難 부위난婦爲難 붕위난朋爲難 우위난友爲難 팔난을 제쳐주고  

신딸 : 복창

근화 : 12달 홍수 재난 큰 액 물리쳐서   

신딸 : 복창   

근화 : 나는 듯이 뛰는 듯이 재빠르게 도와주자

신딸 : 복창

근화 : 놀려 드려요 아~천궁님 마지 

신딸 : 복창 

근화는 부채와 방울을 내려놓고, 굿거리장단에 거성하며 당악장단에 춤을 춘다. 천궁상에 절을 3배 올리고, 천궁 전前에 부채를 펴들고 3배 올린다. 풍류(장구, 피리 대금 해금 징)에 맞춰 춤(거성)을 춘 후에 천궁천(소창, 3자3치)을 흔들어서 상위에 걸고 용사슬(물동이-동이족이라는 의미가 있다)을 타고 서서히 돌면서 공수 준다.

어허 굿하자

천궁님 계신 곳이 어디인가. 

천궁님 하시는 일이 아니시리  

굿 하는 해는 양년으로 하는데

천궁전天宮殿에 계신 천궁님 

옥황전玉皇殿에 계신 옥황님

보화전寶華殿에 계신 풍사우사風師雨師님

천궁 마지 일월 마지 칠성 마지 

동해 서해 남해 북해 사해로는 용궁 마지 아니시리

허~어 굿하자 

천궁은 조선의 동쪽 하늘에 해가 돋아 오르게 하는 일광님이요 

복창 

천궁은 일광님 월광님 일월광님이요

천궁은 빛으로 비쳐오니 대주가 맞이하는 대주님 마지라

복창

천궁은 억만 개의 돌로 세운 돌 미륵마지요 돌 할아버지마지 

팔만 개의 장승으로 세운 장승 마지요 많고 많은 신명님 마지 아니시리

천제당에 천궁님으로 모시는 한인천제 한웅천왕 마지 

동서남북상하 조상님 안 계신 곳이 없는 전안에 전안 마지

할머니 할아버지(옹곤신)에게 드리는 정성 굽어보시니

자기를 낮추는 말을 많이 하는 정성에 

걱정하는 말 많이 하는 정성이라

천궁님이 하시는 일이라

맺힌 마음 푸시고 감아 들이던 마음 풀어 잘못을 용서하셔서 

대한민국의 장래를 길게 보시고 원래의 생각대로 마음을 돌려 재수 열어 주고 쌓은 덕을 물어와 도와주마

천궁님이 하신다

칠성마지

* 근화가 칠성마지로 들어간다. 동이를 탄다. 

어 허 굿 하자 

하늘과 땅의 신명님 일월칠성 성신님 

옥황전에 옥황 하느님 

풍백님, 우사님 아니시리~

동쪽으로 돌아가서 동두칠성

서쪽으로 돌아가서 서두칠성

남쪽으로 돌아가서 남두칠성

북쪽으로 돌아가서 북두칠성 

동서남북 사부칠성 되시니

명을 주관하고 종실을 주관하고 녹을 주관하시는 삼태육성

뭇별들의 일곱 머리가 되시는 임금이라 

일곱 칠성님 하시는 일에 

이 정성 받으시고

원 풀고 한 풀어서 정성덕을 입혀 주시마고 하였으니  

그렇게 되리라

근화는 동이(주, 물동이는 동이족을 상징한다)에서 내려온다.

옹곤(할아버지, 할머니)마지

근화는 할아버지 마지, 할머니 마지로 들어간다. 

할아버지는 한인천제 안파견安巴堅이다. 

한인천제는 입석立石으로 표시되고, 할머니는 고(임)인돌(주, 치마바위)로 표시되는 마고 할머니이다. 

어~허 굿하자 

들에 서 계신 큰 돌 할아버지는 선 돌 할아버지라

하늘에 올리는 제사지내는 곳 

천신天神 지신地神 건신乾神 곤신坤神 일신日神 월신月神 용龍王에게 제사지내고 

황궁黃穹에 제사지내면 천왕님 마지

청궁靑穹에 제사지내면 할아버지 마지

삼신할머니에 제사지내면 할아버지 마지 아니시리~

정한이 나가고 부정한 이 들어올까 두려워 비린 것도 마다 시구, 누린 것도 싫다하시는 

예의禮儀에 바르고 도道에 바른 할아버지 아니시리~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드리는 정성에 마음을 너그럽게 하시니 

할아버지 하시는 일이라

백성들의 남녀 자손 칠성님 줄 타고 난 수명 장수하게 점지하고

기나긴 명줄에 서리서리 담고 

짧은 명은 길고 길게 이어 주고

명을 빌고 복을 주어

언제나 덕으로 입히고 도와주마고 하신다~

근화는 청궁마지를 끝내고 이어서 천왕마지로 들어간다. 

천왕마지

천왕은 배달나라를 세운 한웅천왕에서 시작된다. 배달나라에 18 분의 천왕이 있었다. 한웅천왕의 한桓(해)은 밝음, 웅熊(칠성)은 어둠의 빛을 의미한다. 한웅천왕이 관장하는 밝음과 어둠의 빛의 세계는 북방정토이고 천궁이다.  

제금을 받아서 울리면서 거성을 추다가 바라를 울리며 공수를 준다

소한국小桓國을 다스리는 천왕 

대한국大桓國을 다스리는 천왕  

천궁天宮을 다스리는 천왕 

일월을 다스리는 천왕

중천을 다스리는 천왕 

보살을 다스리는 천왕 

신들이 사는 중천을 다스리는 천왕 

삼신을 다스리는 천왕 아니시리~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드리는 정성 받으시고

낮이면 빛으로 물을 밝혀 주시고 밤이면 불로 하늘을 밝혀 시어 

사행四行의 근본인 수화로 청명하게 밝혀 

우주에서는 소행성, 객성, 강과 바다에서는 조약돌, 암초 막아 주시고 

천왕님께서 대해 주시기를 비단결에 물결 같게 대해 주시고

버들가지처럼 부드럽게 흐르는 물결같이 도와주마 

염송, 제금으로 자진장단 치며 불사상(주, 천궁님 상)에 반배한다 

일광 천신 월광 천신 

첫 번에 옥수를 동쪽에 뿌려 청결한 도량이 되고 

두 번째 옥수를 남방에 뿌려 청량함을 얻고

세 번째 옥수를 서방에 뿌려 서방정토 구하고

네 번째 옥수를 북방에 뿌려 영들이 건너가는 안강安江을 영원히 흐르게 하고 

도량을 청정하게 하니 화를 당하고 해를 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원하고 원하는 것이 발원이요 수명장수가 발원이요

소원성취가 발원이요

노랫가락, 부채를 펴들고 장구 앞에서 같이 주거니 받거니 부른다

산, 자진장단에 맞춘다.

일광 천신 산더미 같은 복이요 

월광천신 산더미 같은 복이요 

일광 월광 양 일광에

대주님 천궁 마지 계주님 천궁 마지 

부모 자손 명산 복산 주십니다.

호구부인마지

호구는 한국의 와전으로 볼 수 있는 말이다. 환국桓國이었으나 환에서 ㅤㅏㄴ이 탈락하고, 국에서 ㄱ이 탈락하여 구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원음을 발음한다면 환국이 아닌, 즉 한국으로 발음해야 한다고 본다. 호구부인은 한국의 부인이다. 부인은 단군왕검의 두 분의 부인인 웅심국 왕녀와 하백녀이다. 웅심국 왕녀는 곰을 인종 아이콘으로 가진 웅熊씨 성性을 가진 웅심국왕의 딸이고, 하백녀는 뱀을 인종 아이콘으로 가진 풍이족風夷族의 후예인 소풍의 손자인 비서갑의 딸이다. 두 분의 비妃는 단군왕검의 두 부인으로서 상고시대에 신모神母로 추앙을 받던 분들이다. 사설에 등장하는 호구별성부인의 역할은 돌림병을 치료하는 치료사의 역할, 조공을 독촉하는 사신의 역할 등 한두 가지에 한하지 않고 다양하게 전개된다. 명칭도 경기도지방에서는 호구로, 호남지방에서는 손님으로 호칭된다. 굿의 이름도 중부지방에서는 <호구거리>, <별상거리>로 불리고, 호남지방에서는 <손굿>이라 하고, 동해안지방에서는 <손님굿>이라 한다. 호구별성굿에서 호구별성이 아닌 호구는 행정, 보건, 복지, 재정, 세금을 모두 담당한 부총리와 같은 신이라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10,000년 전에 3,000년 동안 지구상에 있었던 대국인 한국桓國에서 현재 지구상에 있는 소국인 대한민국에 파견되어 국정을 간섭하는 특사가 되고 직접 굿을 하는 현장에서 만신의 몸주로 와서 감찰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근화가 부인의대를 하고, 왼손에 호구보와 오른손에 부채 든다.

어~허 굿하자 

천궁의 주인은 하늘의 밝음과 어둠을 관장하는 한웅천왕 

한웅천왕 부인은 청궁부인 

일월의 주인은 일월을 관장하는 단군왕검 

단군왕검 부인은 일월부인 

성신의 주인은 양두성인 칠성님 

성신의 부인은 음두성인 매화부인 

용신의 주인은 수정자인 부루단군 

용신의 부인은 용태부인이 아니시리  

관성제부인은 관운장의 부인이요

옥황상제 부인은 옥황상제부인이 아니시리

칠성님 부인은 매화부인이 아니시며

대궐고사 때 정전庭殿에 떡, 북어, 탁주를 올리던 부인 아니시리

대궐고사 때 후전後殿에 북어, 탁주를 올리던 부인 아니시리

대원군의 부인은 민부인이요 

단종의 비는 송씨 부인 아니시리

나라의 부인은 나씨 부인 이요 제단을 관리하는 부인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드리는 정성 굽어보니

이 정성 받으시고 항상 덕德을 입혀 도와주신다 한다

근화는 성수치마(몸주를 상징하는 치마)를 얼굴에 쓰고 방울과 부채를 든다

만수받이

호구별성은 만신의 몸주

한인천제는 태미원太微垣을 관장하는 시조호구별성 시조대신

한웅천왕은 천시원天市垣을 관장하는 천궁호구별성 천궁대신

단군왕검은 자미원紫微垣을 관장하는 일월호구별성 일월대신

한웅천왕은 별들의 운행을 감찰하는 성신호구별성 성신대신

부루단군은 사해용왕을 감찰하는 용신호구별성 용신대신 

12 명산에 산기도 갈 때 등반하는 동반자가 되어  

기쁨ㆍ노여움ㆍ슬픔ㆍ미움ㆍ사랑ㆍ놀람ㆍ두려움 칠기七氣를 밝혀 살피시고  

상단호구 한인천제는 천궁의 상단을 관장하고

중단호구 한웅천왕은 천궁의 중단을 관장하고 

하단호구 단군왕검은 천궁의 하단을 관장하니 

천궁의 상단과 하단을 관장하는 성인호구는 한인천제와 단군왕검 

서울의 백악과 남산에서 산신호구

서울의 주산과 안산에 산신호구 

서울의 동리 마다 오는 부군호구

신과 조상을 청하여, 무무를 추고, 

백성을 가르쳐 깨닫게 하고, 

제사로 돈독하게 하여, 철 따라 지켜 드리는 곳이 

동서남북상하 조상들 아니 계신 곳 없는 곳이라    

제단에 오시는 호구별성

호구별성님 노시자고요 

아~호구별성

어~허 굿하자 어~허~굿하자

호구씨가 대한민국의 시조신으로서 나라 일을 관장하여 하시는 일이라 

천궁호구별성 한웅천왕 

일월호구별성 단군왕검

칠성호구별성 칠성님

사해용신 호구별상 부루단군 아니시리

금성대군신당은 대신호구별성 신당이라 

한 우물은 부정, 성조, 호구, 할아버지, 군웅, 물사슬, 산신, 뒷전을 치던 우물

성 우물은 호구, 할아버지 제사 지내던 우물 솟아나다

수신水神 용신龍神 받들어 모시게 하는 용신호구별성

호구별성이 합심하여 하시는 일이라

좌우에서 지켜 주시는 할머니 정성 할아버지 정성 

굽어보시어

우리 아기 호구씨가 이 어린 몸에 고깔 쓰고  

만령을 걸러내는 그물을 쓰고 오셨으니

벗고 가시게 하리까~

쓰고 가시게 하리까~

(부채를 펴서 들고…….)

우리 아기씨 호구 만령 

그물 쓰고 가시게 하면 근심이 될 것이고

벗고 가시게 하면 재수가 될 것인데

벗고 가면, 민빗 참빗 얼래빗 연지 

닷 되분, 국화분, 도화분, 장분 값을 후히 주구려

돈을 받고 너울을  벗으며

어~허 굿하자

우리 아기씨 이 너울 벗고 가니  

일월이 명랑하고 

어 백미가 모두 흰 뉘 같고

비단에 흐르는 물결 같고

용문산에 낀 안개 걷히듯

만수산에 낀 구름 걷히듯

근심 걱정 다 거둬내어 

대주 계주 양주를 숨어 보는 요물 없고

거울에 비추듯 비춰보는 삿된 물건 없이

다 거두워 주신다고 하신다~위~ 

근화가 호구 굿을 끝낸다.

굿에 막힘이나 망설임이 없어서 성공적이다. 나는 호구가 혹시 특별대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국에서 소한국으로 보낸 특별대사가 호구일 것이다. 하늘에서 땅으로 보낸 호구가 특별대사일 것이다. 지금은 누군가 특별대사로 와야 하는데 임명해 주는 이가 없어서 무당이 외치는 호구가 공허하게 들릴 뿐이고 돈을 거둬들이는데 악용될 뿐이다.  

(계속)

▲ 소설가 노중평

1985년 한국문인협회 ‘월간문학’에 단편소설 <정선아리랑>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천지신명>, <사라진 역사 1만년>, <마고의 세계> 등 30여 권을 저술했다. 국가로부터 옥조근정훈장, 근정포장, 대통령 표창장 등을 받았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원, 한민족단체연합 공동고문, 한민족원로회원으로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