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가진 정신적 유산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명상’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문화마다 환경에 알맞은 명상의 이론과 수련법을 발전시켜 왔다. 앞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한국에도 고유한 사상과 명상법이 있어 왔고 이를 ‘선도(仙道)’ 혹은 ‘국학(國學)’이라고 하며 현대에 와서는 ‘뇌교육’으로 이어졌다고 하였다.

삼국시대 유교․불교․도교가 수입되기 이전에 있었던 한국의 고유 사상인 선도는 여러 선배 학자들의 의해 ‘선교(仙敎)’․‘신교(神敎)’․‘신선도(神仙道)’․‘ㅂㆍㄺ도’․‘천신도(天神道)’․‘고신도(古神道)’ 등의 이름으로 연구되었다.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듯이, 신라가 낳은 위대한 학자 최치원의 ‘난랑비서(鸞郎碑序)’에 따르면 선도를 ‘풍류(風流)’라고도 부른다. 정인보는 ‘풍류’는 원래 ‘나라’라는 뜻으로 풍류도가 바로 ‘국학’이고 ‘국교(國敎)’라고 하면서 단군조선의 최고 이념인 ‘홍인인간’을 잘 설명하는 글이라고 하였다. 정인보 선생은 선도의 핵심을 명확히 집어내어 설명했다. 이러한 견해들은 선도를 사상적 학문적 관점에서만 본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선도를 실용적 관점 즉 명상이라는 관점에서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명상을 보편적인 관점에서 정의한 이승헌 총장은 명상을 ‘우리의 마음 혹은 의식을 지금 여기(now and here)에 주의를 집중시켜 잡념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논문이 세계 3대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하버드대학교의 킬링스워드(Matthew A. Killingsworth) 교수에 의해 발표되었다. 킬링스워드 교수는 ‘잡념이 많으면 행복하지 않다.(A wandering mind is an unhappy mind.)’라는 것을 실험을 통해 밝혔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명상을 통해 잡념을 없애게 되면 좀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 다시 말해 명상은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명상의 보편적 정의에 따른 핵심 키워드 중 또 하나는 ‘주의 집중’이다. 주의 집중 상태가 되면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에 대해 하버드 의대 의학박사 출신이며 UCLA 의대 시겔(Daniel J. Siegel) 교수는 매우 의미 있는 주장을 한다. 시겔 교수는 “주의 집중을 하게 되면 신경세포 핵의 유전자들이 활성화되고 신경세포의 시냅스 연결이 강화되고 상호 긴밀히 연결되기 때문에 우리 마음은 더 뛰어난 적응력을 갖추게 된다.”라고 주장한다. 시겔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주의 집중은 심리적으로 뇌기능적으로 우리에게 유익함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문제는 ‘어떻게 하면 쉽게 잡념이 없는 주의 집중 상태에 이르게 할 것인가?’이다. 우리가 명상을 어렵게 생각하는 것은 아마도 경험상 잡념을 없애고 주의 집중 상태에 이르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는 일반 대중뿐만 아니라 명상 트레이너가 당면한 공통 문제일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이승헌 총장은 “선도명상은 자신의 에너지 즉 기(氣)를 느끼면서 잡념을 없애고 주의 집중 상태로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명상을 시작해서 잡념을 없애고, 주의 집중에 이르고 우리 몸에 에너지 변화가 일어나게 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과 꽤 많은 수련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선도명상은 기를 느낌으로써 단 몇 분 만에 그런 명상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그래서 선도명상은 기를 느끼는 것이 가장 쉬운 명상이라고 한다.”라고 하여 기를 느끼는 명상법을 강조한다. 이러한 이승헌 총장의 주장은 선도에서 기를 느낄 수 있는 기감 회복이 왜 중요한지를 아주 명확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선도명상에서 기감을 강조하는 것은 공중 부양하거나 장풍을 쏘고자 하는 것도 아니며, 형이상학적이고 사변적인 철학 논쟁을 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기를 느낌으로써 잡념을 없애고 주의를 집중하게 되고, 킬링스워드 교수와 시겔 교수의 주장처럼 뇌를 잘 활용하여 우리의 삶을 행복하고 가치 있게 만드는데 2차적인 목적이 있는 것이다.(여기서 ‘2차적’이라고 표현한 것은 앞 칼럼에서 기감 회복의 진정한 목적에 대해 설명하였기 때문이다.)

 ‘뇌활용’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선도명상은 기감 회복을 통해 기를 느끼고 잡념을 없애고 주의집중 상태에 이르게 하여 뇌가 가진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게 한다. 따라서 기를 느낌으로써 명상을 아주 쉽게 하는 것은 바로 뇌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것과도 직결된다. 그렇기에 기를 느끼는 명상은 선도명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으며, 본래부터 타고난 기감 회복이 선도명상 입문에 핵심이 되는 것이다.         

▲ 이승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