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에 와서 나를 돌아보고 내 모습을 바라볼 시간이 많아졌어요. 중학생 때는 그럴 시간이 전혀 없었죠. 혼자서 공부하는 게 쉽지 않지만 그래도 전보다 집중력이 많이 생겼어요. 어떨 때는 스스로 잘했다고 느껴질 때도 있고요”

지난달 22일 한 카페에서 해맑은 얼굴의 전도승 군을 만났다. 도승 군은 벤자민학교에 들어와서 자기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가장 좋다고 말했다. 가끔 아침에 늦게 일어날 때도 있지만, 반성하고 다시 개선해나가려고 노력한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 전도승 학생

성격도 달라졌다. 전에는 수줍어서 자신을 잘 드러내지 못했는데, 벤자민프로젝트 발표나 아르바이트, 자원봉사활동 등을 하면서 자신을 스스럼없이 표현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춤추는 것도 진짜 못했는데 이제는 그냥 나를 내려놓고 신나게 막춤을 춘다고 자랑했다.

그렇게 4개월 정도 지나면서 그에게는 새로운 꿈과 목표가 생겨났다.

첫 번째로 그가 마음먹은 것은 자전거 여행이다. 지난 3월 벤자민 워크숍에서 자전거를 타고 미국에서 6천Km를 달렸다는 이동진 멘토의 강의를 듣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고 싶었다. 고생이 되겠지만 벤자민 프로젝트로 창규 형과 함께 속초에서 해운대까지 자전거 여행을 하기로 했다. 요즘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자전거 타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벤자민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각자 한 가지 프로젝트를 선정해서 1년 후 발표하도록 하는 과제이다. 

또 하나, 도승 군이 하고 싶은 미래의 꿈을 찾았다. 바로 피아니스트. 도승이가 피아노를 만난 것은 초등학교 때. 중학교 가서도 피아노를 계속 하고 싶었지만, 공부하라는 부모의 말을 따라 그만두었다. 

 벤자민학교에서 들어와 무얼 하면 좋을까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피아노였다. 처음에는 피아노를 그냥 좋아서 쳤다. 그런데 학원 선생님은 “네가 만일 이걸 계속 하고 싶다면 뚜렷한 목표를 정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사실 피아노는 어렸을 때부터 훈련해야 하기 때문에 피아니스트가 되겠다면, 더 늦기 전에 결정해야 한다.

“전에는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고 잘 먹고 잘사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꿈이 생겼어요.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 내가 이걸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되었죠.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예술 방면으로 성공하기란 쉽지 않거든요. 그래도 내가 꼭 하고 싶은 거니까 도전해보자. 우선은 피아노와 관련된 서울에 있는 음대에 가는 것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 전도승 학생의 피아노 학원선생님 이용수 씨와 멘토 이지영 피아니스트

도승 군은 지금 9월에 있을 콩쿠르에 참가하기 위해 하루 7시간 넘게 맹연습 중이다. 도승 군의 아버지 전영조 씨, 어머니 이민희 씨도 도승 군이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을 적극 지지해주기로 했다. 피아노 학원 이용수 선생님도 도승 군에게는 최고의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도승이의 가능성을 보고 제가 말을 꺼냈어요. 음악적인 재능도 있지만, 무엇보다 피아노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이 있어요. 이 아이는 이걸 놓치지 않고 끝까지 하겠구나 라고 느꼈죠. 도승이의 장점은 착하고 성실하고, 믿어야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끝까지 믿고 가는 거예요. 이 장점으로 다른 어려운 것을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게다가 도승 군에게는 든든한 이지영 멘토가 있다. 이지영 멘토는 피아니스트 겸 방송인으로 항상 도승 군에게 필요한 조언을 해준다.  지난달 도승 군이 서울에 올라왔을 때도 이지영 멘토는 격려의 말로 기운을 북돋워 주었다.

“사실 저도 피아니스트이기 때문에 이 길이 얼마나 힘든 줄 잘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처음 피아노를 선택했다고 했을 때 뭐라고 말해주기가 참 어려웠어요. 하지만 도승이가 정말 피아노를 선택했다면 정말 온 힘을 다해서 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옆에서 최선을 다해 도승이를 도울 생각이에요. 도승아, 끝까지 파이팅하자!”

어느 날 도승 군이 피아노 때문에 불안해하자, 아버지가 애정이 담긴 카톡 문자를 보내주었다. “우리 아들, 편안한 마음 먹고 조급해하지 말고, 더 멀리 보면서 천천히 조금씩 가자, 도승아 사랑해”

도승 군의 인성과 장점을 믿어주는 어른들이 있기에, 그는 자신감 있게 자신의 길은 선택할 수 있었다.

“항상 감사해요. 내가 어떻게 하든 나를 믿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부모님과 선생님, 멘토님이 계셔서 정말 행복합니다. 피아노 때문에 불안하고 고민이 많을 때는 부모님께 짜증을 내기도 했어요. 그때 아버지의 메시지를 받고 완전 감동받았죠. 그리고 어제보다 오늘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 벤자민학교 전도승 학생의 가족. 아버지 전영조 씨와 어머니 이민희 씨

아버지 전영조 씨는 도승 군이 벤자민학교를 선택하는 데도 100% 찬성해주셨다.

“이 학교에 보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스스로 하려고 하는 주체성과 자립심이 생겼어요. 그리고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걸 찾았다는 건 행운이에요. 도승이가 피아노를 치더라도 음악으로 사람들을 힐링해준다는 마음으로 하면 좋겠습니다”

어머니에게 도승 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여쭤보았다.

“도승가 행복하다면 저는 무엇이든 괜찮아요. 솔직히 제 뱃속에서 났지만 자기 인생은 자기가 사는 거잖아요. 도승이가 이것저것 많이 보고 많이 만나고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좋은 인성을 배우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다 보면 돈, 명예, 이런 건 그냥 들어온다고 생각합니다”

꿈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그의 뒤에는 훌륭한 인성을 갖춘 어른들의 사랑과 믿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