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9988234'라는 말이 유행했다. 99세까지 88하게 살다 2~3일만 앓다 사흘째 되는 날 죽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인생이라는 의미다. 이렇게 숫자만 맞추면 정말 행복하게 살다 죽는 것일까?

이동수 대구한의대 교수(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장)는 99세까지 팔팔하게 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인간완성의 홍익사상을 아는 것이라고 지난 12일 국학원 133회 국민강좌에서 강조했다. 

▲ 국학원(원장대행 장영주)은 지난 12일 대한출판문화협회 대강당(서울 종로구 사간동)에서 '우주생성과 인간완성의 철학'을 주제로 133회 국민강좌를 개최했다.

"천부경 81자는 우주창조의 원리와 인간완성의 원리가 함축된 고차원의 철학사상으로 불교의 반야심경, 노자의 도덕경, 주역의 음양오행 이치를 포괄하고 있다. 최근 천부경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학자들의 관심이 편중되어 있고, 연구하는 학자들 역시 각자의 관점에서 해석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다."

국학원(원장대행 장영주)은 지난 12일 저녁 7시 대한출판문화협회 대강당(서울 종로구 사간동)에서 '우주생성과 인간완성의 철학'을 주제로 일반 시민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강좌를 개최했다.

이번 강좌에서 이동수 교수는 우주 근원의 이치를 바탕으로 인간완성을 삶의 목표로 하는 '천부경'과 모든 종교, 국가, 이념을 아우를 수 있는 세계적 보편가치인 '홍익사상'을 재조명했다. 

▲ 이동수 대구한의대 교수(도산서원수련원 원장)

천부경은 1만 년 전 환인시대부터 군왕에게 심법(心法)으로 전해온 세상 경영의 철학이다. 환웅시대에 신지 전문(神誌 篆文)으로 기록되고, 단군시대에 가림토 문자로 전해진 것을 신라 때에 고운 최치원이 81자로 풀이했다. 천부경은 그야말로 한민족의 인간완성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교수는 천부경을 기존의 해석과 달리 0에서 9까지의 숫자로서 인간완성의 과정을 설명했다.

[인간완성의 홍익사상]

0이란 아무것도 없는 수(數)이지만 무한대(無限大)의 수이기도 하다. 우주가 생겨나기 이전의 아무것도 없는 무극(无極)의 세계를 말하며 나 자신이 이 세상에 없던 태어나기 이전의 상태를 말한다.

1은 우주가 처음 생겨남을 말하고 나 자신이 이 세상에 태어남을 말하는 것이며 내가 곧 하늘과 같은 위대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2는 하늘과 땅과 만물이 대대적(待對的)으로 존재하는 것과 같이 나 자신이 성장하여 배우자를 만나 두 사람이 결혼하여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3은 부부가 결합하여 자녀를 낳아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세 사람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4는 자녀가 태어남으로 인해서 부부, 부모, 자녀, 형제 사이의 인간관계가 형성되어 가족이 구성되는 것을 말한다.

5는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족을 형성하여 가장이 중심이 되어 가정을 화목하고 행복하게 이끌어가는 인간의 기본적 역할을 말하는 것이다.

6은 가정과 가정이 연결되어 마을이 되고 사회가 되고 국가가 형성되고, 국가가 세계를 이루어 문명(文明)이 발전해 나가는 것을 말하며 인간사회를 의미한다.

7은 지식을 갖추고 인격을 닦아서 나름대로 사회적 지도자가 되어 마을과 직장과 사회, 국가와 세계에 유익한 기여를 하고, 국가와 사회에 세계적 지도자가 되는 것을 말한다.

8은 6면체의 모서리 8개와 같이 지구뿐만 아니라 무한한 우주의 모든 존재인 하늘과 땅과 세상 만물을 인식하고 자신과 하나 되는 것을 말한다.

9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속에 내재한 밝은 덕성을 밝히고 행복한 삶을 깨달아 내가 우주의 중심이 되어 하늘과 땅, 세상 만물에 유익한 존재가 되는 인간완성을 이루는 것이다. 자신의 인간완성을 통하여 모두가 행복한 홍익사회를 이룩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어느 민족보다도 평화를 사랑하고 세상을 아우르는 수준 높은 철학을 가지고 있다. 우주 근원의 이치를 바탕으로 인간완성에 삶의 목표를 두고 있는 천부경의 홍익사상은 어떠한 종교에도 수용되고 어느 민족에도 통용되는 세계인의 보편적 가치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땅을 딛고 있는 이 지구가 바로 나 자신이고, 내가 숨 쉬는 호흡 하나하나 땅과 우주의 기운을 받는 것이다.

이동수 교수는 “사람은 우주의 중심이 되어 하늘과 땅, 세상 만물에 유익한 존재가 되는 것이 궁극적인 삶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개인의 인격을 완성하여 홍익인간이 되고 모두가 행복한 이상세계를 만드는 쉽고도 간결한 철학이기 때문에 국가경영의 기본이념으로 채택하여 발전시킨다면 이 세상 모두가 이화세계(理化世界)의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강의를 마쳤다.

한편, 국학원이 주최하고 서울국학원이 주관하는 국민강좌는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저녁 7시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정기적으로 열린다.

다음 국민강좌는 추석 연휴로 셋째 주 화요일인 9월 16일 열린다. 대한역사연구회 김주미 선임연구원을 초청해 ‘한민족과 삼족오’를 주제로 강연한다. 역사∙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