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채은이는 요즘 자기가 자기한테 놀라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예전에는 마음만 저만치 앞서가서 계획대로 못해내거나 목표한 걸 못해내면 무척 힘들어했었는데, 요즘 채은이는 '이제는 적극적으로 내가 움직인다'면서 ‘놀라운 일이야!’ 하고 배시시 웃으며 말하는데 얼마나 예쁘고 기특하던지.”

이다경 씨가 입이 마르도록 자랑하는 딸 신채은 양은 자기주도학습을 넘어 자기주도생활을 하고 있었다. 집에서는 부모님이 시키는 것, 학교나 학원에서는 선생님이 시키는 것 하기에도 벅찬 요즘 아이들에게 쉽지 않은 자기주도학습. 채은이는 어떻게 스스로 해내게 된 것일까.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생 신채은 양의 어머니 이다경 씨.
이 씨는 BR뇌교육 인천 부평지점 원장님으로 아이들에게 뇌교육을 전하는 선생님이다. 

비밀은 채은이가 재학 중인 특별한 학교에 있었다. 채은이는 올해 3월 벤자민인성영재학교(벤자민학교)에 입학했다. 대안학교인 벤자민학교는 학교 이름에 걸맞게 ‘영재학교’이다. 수학이나 과학, 외국어 영재를 양성하는 학교는 아니다. 대신 인성(人性)이 뛰어난 ‘인성영재’를 양성하는 학교다.

“채은이는 원래도 스스로 공부를 하던 아이였다. 친구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던 채은이가 스스로 마음 잡고 공부를 시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2학기부터였다. 그러면서 사춘기 시절 채은이가 나에게 주로 했던 이야기는 ‘공부’에 대한 이야기였다. 문제는 성적이 전교에서 손에 꼽힐수록, 그리고 고등학교 입학할 날이 가까워질수록 채은이가 너무 많이 힘들어했다는 거다."

보통은 엄마가 아이에게 닦달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채은이네는 정반대였다. 공부하는 맛을 알게 된 채은이는 시간이 갈수록 엄마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수학 기초가 부족하니 학원을 보내달라든가 과외를 하게 해달라든가 하는 요구사항 말이다.

다른 집 부모들이 들으면 얼씨구나 좋아할 이야기이지만 이다경 씨는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학업 스트레스가 심해지는 만큼 채은이의 신경질도 조급증도 심각해졌다. 오죽하면 "그렇게 인성이 바닥날 정도로 힘들어할 거면 공부하지 말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한다. 경쟁에 대한 부담감이 무척 심하다는 것은 알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힘들어하는 채은이를 보는데 문득 아이가 자기 인생에서 남과 하는 경쟁보다 더 중요한 진짜 가치를 발견했다면 이렇게 힘들어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벤자민학교를 권했다. 채은이가 자신의 삶을 빛나게 할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게 해줄 학교라는 확신이 들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생 신채은 양과 어머니 이다경 씨가 함께 'V'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모녀의 웃는 얼굴이 닮았다.

벤자민학교는 학생을 성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숫자로 등수를 매기지도 않는다. 다만 진로와 적성을 찾기 위한 다양한 직업체험과 예술활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체험의 장을 마련해주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느끼고 알아차리도록 해준다. 자기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것을 알게 되고 또 깨우치게 되었는지 계속해서 스스로를 ‘보게’ 한다. 1년 과정의 진로 탐색 과정이자 자아 성찰의 시간인 것이다.

올해 3월에 입학을 했으니 5개월 남짓 지났다. 이 시간 동안 채은이에게 일어난 변화는 놀라웠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로 조급해하던 채은이는 어느새 엄마에게 “엄마가 나를 믿고 지켜봐 주면 좋겠다”며 먼저 말해온다. 학원 다니게 해달라, 과외 하게 해달라던 이야기만 하던 아이는 벤자민학교를 통해 자신이 만난 사람들, 또 배운 것들을 엄마에게 이야기하기 바쁘다.

“채은이는 요즘 ‘인성영재’ 학교에 다니는 만큼, 스스로 ‘인성영재’가 되기 위해 무척 노력한다. ‘내가 인성영재가 되려면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고 이해해야 한다’면서 언젠가부터 책임감이 커졌고 나와 아빠를 대하는 태도도 무척이나 어른스러워졌다. 채은이가 특별한 학교에 입학한 것뿐인데, 온 가족의 가치가 높아진 것 같다. 그러니 부모도 인성영재가 되어야 한다.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말이다.

정말 중요한 건, 아이가 행복하게 자기 삶을 살아가는 것 아닌가. 그런데 학교에 가고 학년이 높아지면서 언젠가부터 아이의 행복을 우선순위에서 밀쳐뒀던 건 아닌가 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지금 채은이는 정말 행복해한다. 앞으로 자기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계획이나 꿈, 희망을 말하는 아이를 보면 정말 행복하다.
이게 정상인데…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게 정상인데… 벤자민학교에 정말 감사드린다.”

이다경 씨가 딸 채은이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서 널리 모두에게 이로운 홍익하는 사람이 되는 것. 채은이의 마음에 홍익의 씨앗이 뿌리를 내렸다고 하니, 이다경 씨의 바람은 이미 모두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기사 클릭]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 신채은 양 인터뷰
"인성을 경쟁하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글/사진=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