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처음으로 EXO 콘서트를 갔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가수이기도 했지만, 그렇게 큰 무대를 연출하면 어떨지 정말 보고 싶었거든요. 예매도 정말 힘들고 비용도 아르바이트해서 제가 번 돈으로 갔었는데, 벤자민학교가 아니면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

말간 웃음이 예쁜 열여덟 김민주 양. 콘서트 무대를 떠올리며 가슴 설레어 하는 것을 보니 영락없는 여고생이다. 그러나 민주에게 연예인을 보는 것보다 더 와 닿았던 것은 무대 자체였다. 노래에 맞춘 화려한 안무, 돌출무대와 환상적인 분위기를 내는 무대장치까지….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 마음에 남았다. '나도 이런 멋진 무대로 사람들을 힐링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콘서트에 다녀와서 연출자를 찾아보고 연출을 더 공부할 생각이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 김민주 양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1기 김민주 양을 만났다. 입학하고 4개월여가 흐른 7월 22일, 민주 양은 입학 후 가장 표정이 변한 학생 중 한 명이다.

변화 하나. '아파트에서 가장 인사 잘하는 학생'

"원래 저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 잘 못 했어요. 8살 때 부모님이 성격을 바꿔주시려고 연기 학원에 보내셨는데 너무 하기 싫었어요. 하루는 언니들 앞에서 연기하라는 과제를 주셨는데 결국 무대 뒤에서 어찌할 줄 몰라 하다가 못 나갔던 기억이 생생해요. 아버지께서 방송국 분을 소개해 주셨는데 '이걸 또 해야 하나'하는 생각에 울어버렸었죠."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는 쉽게 긴장했던 민주 양. 표정이 굳어버렸던 탓에 '나를 째려보는 줄 알았다', '날 싫어하는 줄 알았다'라는 첫인상에 대한 강력한 피드백을 받고는 했다. 그랬던 그녀가 벤자민학교를 다니면서 '아파트에서 가장 인사 잘하는 학생'으로 바뀌었다.

영향을 준 것 중 하나는 벤자민학교 과제 중 하나인 직업 체험. 전문 분야 혹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경제생활과 사회생활을 경험하는 것이다. 냉면집에서 일했었는데, 정말 고된 시간이었다.

처음 점장을 맡고서 유독 책임감이 컸던 관리자는 "좀 웃어라, 네가 점장인지 내가 점장인지 모르겠다."라며 혹독하게 교육했다. 결국, 민주는 4일 만에 일을 그만두었다. "힘들긴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어요. 일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것도, 돈 벌기 힘들다는 것도 알게 됐거든요."

민주는 다시 용기를 내어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앞서 뼈아픈 체험을 한 덕분에 생글생글 웃으며 했다.

"단골 중에 까칠한 분들이 있었는데, 처음엔 그런 분들 앞에서는 저도 덩달아 까칠해졌어요. 그런데 점장님이 까칠한 사람은 그만큼 더 배려를 원하는 것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웃으면서 해드렸더니 더 편해졌던 거 같아요."

민주는 인간관계에서 첫인상과 인성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했다. 이전에는 기부라든지 큰 선행을 해야 홍익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인사라든지 작은 좋은 일을 생활화하는 게 홍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매번 벤자민학교 워크숍에서 노래나 춤을 발표하고,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등 무대에 서는 기회를 자주 가지며 자신감도 키웠다.

▲ 민주의 벤자민학교 활동. (좌측 상단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무용, 아르바이트, EXO 콘서트 관람

변화 둘. '내 인생의 주인은 나!' 책임감이 커지다

민주가 벤자민학교를 통해 얻은 또 다른 변화는 '책임감'이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방학 보충수업 때 친구들과 도시락을 까먹고 놀았었어요. 친구들도 노는 분위기였고 다들 '꿈이 뭐야?', '나도 몰라' 이런 분위기여서 ‘나도 그래도 되겠지’ 하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스스로 공부할 것과 생활을 계획해야 하는 벤자민학교 생활을 하면서 책임감이 생겼어요." 치여서 공부하던 때와 달리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기 관리하는 습관도 생겼다. 어머니도 놀랄 정도였다.

김민주양 어머니 강명옥 씨 인터뷰 바로가기
"홍익의 가치를 실현할 아이가 참 자랑스럽습니다
"

민주는 중학생 때 사춘기를 심하게 앓았다. 뭘 하라고 시키시는 게 싫어서 선생님에게도 짓궂게 굴었고 공격적이었다. 한번은 친구들과 어울려 일탈을 했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 부모님께 고백했다. 부모님은 혼내는 대신 민주를 데리고 자신이 실수한 곳에 일일이 찾아가셔서 사과했다. 그 모습을 보고 '이러면 안 되겠다, 정신 차려야지.'라고 생각이 들었다. 당시를 떠올리던 민주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부모님은 제게 생각할 시간을 많이 주시는 분이에요. 그런 분들이 부모님이라 저는 정말 복이 많아요. 뇌교육을 먼저 하신 어머니께서는 고민을 얘기하면 투정을 받아주시기보다 '네가 명상을 하고 뇌에 스스로 물어보면 답이 나올 거야.'라고 얘기하세요. 덕분에 혼자 고민하고 결정하며 성찰의 힘도 커졌고, 나보다 전체를 생각하는 홍익의 꿈이 생겼어요."

부모님의 권유로 뇌교육을 시작하고 뇌체조와 명상을 하면서 더욱 책임감과 홍익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학교 다니면서는 집중하기 쉽지 않았는데, 뇌교육과 국학을 정립한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이 벤자민학교를 설립한다는 얘기를 듣고 선뜻 선택했다. 자립적인 생활도 좋았지만, 그동안 뇌교육을 받으면서 쌓인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면의 힘을 키우고 홍익을 전하겠다는 꿈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믿었다. 

요즘 고등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이 진로, 성적, 외모, 왕따 등이라고 한다. "고등학생들이 인생에서 중요한 게 뭔지 몰라서 그런 것으로 생각해요. 자신의 인생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중심을 잡고 인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보이는 것, 외적인 것을 꾸미다 보니 왕따나 폭력 문제도 생기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민주의 목소리에 신념이 실려있었다.
 

▲ 안양인성영재페스티벌에서 친구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김민주양 (좌측 끝)

민주는 이전에 '어떤 직업을 해야 나중에 잘사는 걸까'하는 고민만 하며 꿈을 정하지 못했다. 부모님의 추천으로 한의사를 생각했지만, 딱히 '내 것'같지 않았다. 그런데 벤자민학교에 다니면서 자신에 대해 성찰할 기회가 많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가슴 뛰는 새로운 꿈이 많이 생겼다.

민주는 한민족의 힐링 무예인 단무도를 하면서 자신이 몸을 움직이고 활동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벤자민학교 친구 민영이와 서울에 있는 무용학원에도 다니기 시작했다. 민주와 민영이, 서완이, 지혜와 함께 앞으로 단무도와 풍류도, 무용 등을 결합한 퓨전으로 전통문화를 알릴 콘텐츠를 만들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그동안 각자 집에서 연습했었는데 8월에는 약 10일간 합숙 훈련을 할 예정이다.

"이전 친구들도 물론 좋았지만, 벤자민학교 친구들은 또 달라요. 홍익을 목표로 하기에 생각도 비슷하고,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는 모습에 자극을 받아요"

또한, 학교에서 주최하는 멘토 특강과 YTN 직업탐방 등도 생각을 여는 데 도움이 되었다. "직업 탐방에서 한 아나운서분이 스티브잡스 'Connecting the dots' 강연을 알려주셨어요. 한가지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두며 현실에 충실하면, 그 점들이 이어져 제 꿈이 될 거라 믿어요."

민주는 사회 문제를 재치있게 전달하는 드라마 작가, 사람들에게 힐링을 해주는 무대 연출가, 국제기구에서 어려운 나라에 홍익을 전달하는 사람 등 여러 꿈을 품고 있다. 글 쓰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매일 시 또는 에세이를 쓰는 '1일 1글 쓰기'를 한다. 또한, 관련 대학에 가기 위해 검정고시와 어학 공부도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등의 사건·사고를 보면서 높은 관직에 있는 사람들이 전체가 아니라 자신만 생각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최근 아버지와 함께 혹성탈출 영화의 지도자 고릴라인 시저를 보며 리더에 대한 얘기를 깊이 했었어요. 저는 나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모두를 생각하는 리더, 지구를 살리는 홍익 인성영재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