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亡者)는 말이 없다. 진도 앞 바다는 조용하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10명의 희생자가 저 곳에 있다. 유족의 가슴은 타들어간다. 산자는 노란 리본으로 추모한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100일을 맞았다.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은 제자리다. 답답할 노릇이다. 5억원의 현상금이 걸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40일 전에 사망한 채로 발견됐는데 검경은 몰랐다. 수사당국의 무능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국민은 분열하고 있다. 세월호 가족 농성장에 나타난 엄마부대 봉사단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 희생자 어머니들을 향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도 아닌데 이해할 수 없네요. 유가족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의사자라니요’ 등이 쓰인 손팻말을 들고 항의했다고 한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행위는 단체의 이념이 무엇이든 사람으로서 예의가 아닌 것이다.

집안은 가훈이 있다. 학교는 교훈이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철학은 무엇인가? 형제가 싸우고 제자가 선생을 고발하는 비극은 가르침의 부재다. 경주리조트 붕괴사고나 세월호 침몰사고는 이 나라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묻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재난은 반복될 것이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원하는 통합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에 창립한 인성회복국민운동본부가 그것이다. 국학원과 광복회 등 300여 시민단체가 함께했다.

이수성 총재(전 국무총리)는 “사람을 사람답게 받쳐주는 것은 물질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홍익사상이며, 인성의 회복”이라고 말했다. 건국이념에서 이 나라의 위기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다.

10명의 희생자는 돌아올 것이다. 꼭 그래야 한다. 슬픔으로 말라버린 유가족의 가슴은 어루만져야 한다. 돈(물질)이 아니라 인성 공동체가 그 손이 되어야 한다.

외환위기를 비롯해 숱한 고난을 극복한 대한민국의 새 돛이 필요하다. 그것은 인성회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