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고혈압이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고 약을 받아야 산다. 짠 음식을 먹는 식습관이 문제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바꾸기는 쉽지 않다. 운동은 하는가? 동네 한 바퀴 걷는 게 전부다. 그것도 일하지 않을 때다. 노동으로 살았던 몸은 운동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하루라도 벌여야 사니깐.

7월은 기초연금이 지급되기 시작하는 달이다. 그럼에도 일은 놓지 않을 것이다. 언제쯤 노동의 짐에서 부모를 해방시킬 수 있을까? 넉넉하지 못한 자식의 삶은 죄인이다.

안부 전화를 건다. 부모님이 자주 하는 거짓말 1위가 ‘아픈 데 없다, 건강하다’라는 설문조사가 나왔던데, 그 말이 맞다. ‘내 걱정 말고 네 걱정이나 하라’는 말을 들으면 더는 대화가 길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혹여나 치매라도 걸리는 날이 올까 봐 두렵다. 고모가 그랬다. 평생 건강하게 살았는데, 요양병원에서 누워 있는 70대의 모습은 낯설었다. 5년 전에 생을 마감했다. 그동안 가족이 겪은 정신적ㆍ경제적 고통은 누가 알겠는가? 10년 후에 치매 환자도 100만 명을 넘어설 거라는데 어느 가정도 예외일 수가 없다.

우리나라 국민의료비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에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OECD Health Data 2014'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의료비는 97조 1,000억 원이다.

이런 자료는 매스컴에 보도되고 의료계와 보험회사가 적극 활용한다. 병원과 보험회사 건물은 하늘을 찌르는데, 국민은 건강하지가 않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가 없다. 묘안은 무엇인가?

국민이 자발적으로 운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 지속적으로 해야 습관이 바뀐다. 이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생활체육강사다. 그러나 이들의 처우는 열악하다. 평균 연봉이 9급 공무원 초임 연봉 수준에도 못 미친다. 지도자 1명당 회원 수는 1,500명에 달하는 데도 그렇다.

70대 국학기공 강사는 오늘도 마포구청역 홍제천으로 나간다. 4시 30분에 일어난다. 집이 개봉동이라 버스를 타고 전철을 갈아타야 한다. 6시부터 1시간 기체조와 명상을 지도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한다. 그가 매달 20일 동안 무료로 지도해서 구청에서 받는 강사료는 40만 원이다.

물론 돈보다 회원의 건강을 위해 봉사한다는 그의 마음을 몰라서가 아니다. 하지만 구청에서 활동하는 국학기공 강사가 많지 않기에 처우개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처럼 열정적으로 지도하는 강사들이 많아진다면 노인들은 병원이 아니라 공원을 찾을 것이다. 그곳에서 건강법을 배운다면 국민의료비는 줄어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