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시민이 함께하는 역사 NGO 대회에 참석한 이명학 사무국장, 이성민 대표, 우대석 사무처장(사진=국학운동시민연합 제공)

“한국을 비롯한 피해 당사국은 영원히 아픈 과거를 안고 가야 하는 운명입니다. 하지만 상대방을 용서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용서와 사랑만이 이 문제의 매듭을 완전히 풀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생각할수록 밉고 증오심이 나지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용서해야 하며 다시 손을 맞잡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지구라는 배를 타고 함께 역사라는 길을 항해하는 동반자이기 때문입니다.”

이성민 국학운동시민연합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3박 4일간 일본 도쿄 YMCA호텔에서 열린 ‘한·일 시민이 함께하는 역사 NGO 대회’ 만찬 개회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회는 '한일시민선언실천협의회', '동아시아평화를위한역사NGO 포럼', 그리고 일본의 '일한관계재구축캠페인2015실행위원회' 공동 주최로 열렸다. '1965년 한일협정체제의 극복과 동아시아 평화'를 주제로 경직된 한일 관계를 풀고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한·일 시민단체와 학계가 마주한 자리다.

주최 측은 “해방 70주년과 한일협정체결 50주년을 1년 앞두고 고노 담화 검증 등 아베정부의 반역사적 행보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일본이 주변국에 끼친 역사적 상처에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로서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를 치유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인류 앞에 진정성 있는 용서를 빌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독일이 인류 앞에 용서를 비는 모습과 다른 일본의 태도가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야스쿠니 신사와 조선학교의 ‘교훈’

▲ 도쿄조선제2초급학교 음향기 전달식에 참석한 이성민 대표(사진=국학운동시민연합 제공)

이 대표는 코리안스피릿과의 전화통화에서 “행사는 일본이 잘못했다는 성토의 장이었다. 하지만 일본국민 또한 피해자다. 전쟁은 지도자가 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사과하고 우리도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모인 것은 일본의 미래와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 모인 자리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행사 기간에 조총련계의 도쿄조선제2초급학교와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했다.

도쿄조선제2초급학교는 에다가와에 있는 조선학교다.

“일본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폐교의 위기에 있었다. 하지만 우리말과 우리글을 하루에 한 시간씩 가르치고 있었다.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해 교사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다. 감동적이었다.”

이 대표는 학교에 음향기를 전달하자는 한국 측 시민단체와 뜻을 함께했다. 또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이 전쟁의 당위성을 설명해 놓았다고 한다. 동아시아 침탈도 서구에 맞서기 위한 논리라는 것이다.

“역사를 왜곡해도 국민의 긍지를 심어주고 하나로 모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우리나라는 스스로 역사왜곡을 하는 것이 많아 가슴이 아팠다. 앞으로 교육과 문화운동을 통해 국민 대다수가 바른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하겠다.”

대회는 국학운동시민민연합 외에 지구촌동포연대(KIN),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나눔의집, 민족문제연구소,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한국위원회 등 16개 시민단체가 참가했다.

일본은 야스쿠니촛불행동실행위원회, 일본제철강제징용재판을지원하는모임 등 6개 시민단체가 함께했다. 이밖에 미국, 러시아, 네덜란드, 필리핀에서 NGO 회원들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