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을 해야 할 것인가. 할 말을 잃고 침묵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진도 앞 춥고도 어두운 바다 속에 갇힌 무고한 생명들과 그 생명을 구하고자 구조원들이 바다 속에 뛰어드는 세월호 참사 현장을 국민이 울분과 통한으로 숨죽이며 지켜보는 시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른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끄러움을 느끼며, 무고한 희생 앞에 그저 미안하고 울 수밖에 없다.

이번 일로 나의 한 제자도 수학여행을 떠났던 아들을 하늘로 보내야 하는 슬픔을 겪었다. 온 국민이 애통해 하는 지금이지만 가까이서 유족이 된 제자의 슬픔을 보니 더욱 가슴이 미어지고 아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세월호 사건은 인성(人性)이 사라진 한국사회가 낳은 인재(人災)이다.

우리는 어린 영혼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세월호가 남긴 이 뼈아픈 교훈을 정확하고 냉정하게 보고 새겨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세월호 선장에게 실망하고 절망하고 분노한다.

세월호 선장이 지탄받는 이유는 선장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수칙과 책임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선장이 선장의 직분과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무고한 희생에 우리는 분노한다. 또한 정부가 국민의 안전에 우선적인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 또 역시 우리는 분노한다.

그러나 정신을 놓으면 누구나 세월호 선장과 같이 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한다. 정신을 놓는다는 의미는 습관적으로 사는 것, 타성에 젖어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잊어버리며 사는 것을 말한다. 그야말로 ‘얼이 빠진 상태’이다.

개인이 자신의 안위와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선택으로 무감각한 삶을 살 때 누구나 예상치 못한 어리석음과 악(惡)을 범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어리석음과 악이 자신과 사회에 가져올 폐해는 세월호 사건에서 보여주듯 참담하고 비극적인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겪는 문제의 해결방향은 인성(人性)회복에서 시작해야 한다. 인성이 회복된 국민은 타인과 제도화된 권력에 의존하지 않는다. 스스로 건강과 행복을 창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정치인이나 특정 오피니언 리더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대한민국을 걱정하고 나아가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염려해야 한다. 나의 대한민국이고, 나의 지구이며, 나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세월호에 탑승하여 꽃을 피우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죽어간 학생들을 희생자, 불행한 사건으로만 치부하여서도 안 된다. 그것은 다시 한 번 더 학생들을 불행과 희생자라는 어두운 무덤에 암매장 하는 것과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세월호에 탑승하여 하늘로 간 단원고 학생들 모두가 의사자라고 생각한다.

이 학생들의 영혼은 양심을 잃어버린 대한민국 어른들의 의식을 밝혀준 양심의 빛이자, 희망이 되어준 거룩한 영혼들이다. 이들은 인성을 잃어버린 국민들을 깨워준 순교자이며 어린 성자들이다. 다시 한 번 무고하게 희생된 이들의 명복을 빈다.

앞으로 이런 비극적인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이번 세월호 침몰을 계기로 국민적인 각성을 가져 진정한 복지대도의 꿈을 실현하는 새로운 인성 회복의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승 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국제뇌교육협회 회장
뇌교육 창시자
국학원 설립자
한국인 최초 美 4대 일간지 베스트셀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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