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자문NGO가 된 후 한국뇌과학연구원은 1년도 안 되어  2008년 중요한 국제행사를 개최한다. 유엔에서 제4회 국제뇌교육컨퍼런스를 열었다. 유엔에 뇌교육을 정식으로 선보이는 학술행사였다. 

2008년 6월20일. 뉴욕 맨해튼에 있는 유엔본부에 온 한국뇌과학연구원 관계자들이 부산하게 움직였다. 개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어야 했다. 이 자리는 세계를 움직이는 심장부 유엔 본부에서 한국에서 시작된 뇌교육을 미래 교육의 패러다임으로 세계 교육계에 제시하는 국제뇌교육컨퍼런스였다. 

 주제는 '교육의 미래, 지구의 희망(The Future of Education and The Hope for the Earth)'이었다. 한국의 교육,  미국의 교육을 넘어 지구인의 교육을 모색해보자는 것이니 유엔에 딱 어울리는 주제였다. 이 컨퍼런스는 2007년 유엔경제사회이사회로부터 유엔협의지위를 부여 받은 유엔자문NGO인 한국뇌과학연구원과 미주뇌교육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이 국제컨퍼런스에 세계적인 뇌과학자, 교육학자, 주 유엔대사, 유엔 내 비 정부기구 관련 인사들과 교육 관계자를 비롯해, 전 세계 10개국에서 500여 명이 참가해 뇌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박인국 한국유엔대사, 울프 레이몬드 자메이카 유엔대사, 헬린 고슬린 유네스코 뉴욕 의장 등 50여 명의 유엔 관계자가 참석했다. 개회식에서는 오스카 아리아스 산체스 코스타리카 대통령, 힐러리 뉴욕 상원의원, 블룸버그 뉴욕시장 등 많은 국제인사가 축사를 보냈다. 

유엔자문NGO가 된 지 1년도 안 된 기관이 개최하는 컨퍼런스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인 것은 드문 일이었다.

▲ 이승헌 한국뇌과학연구원장(현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이 2008년 6월 유엔본부에 열린 국제뇌교육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했다. <사진=국제뇌교육협회>

 

한국뇌과학연구원 관계자는 "이날 행사가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인간성 회복을 통한 평화창조’에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유엔의 궁극적 이상인 인류평화가 교육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유엔 본부에서 뇌를 주제로 개최된 첫 국제행사라는 점도 더욱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21세기 뇌의 시대를 맞아 유엔에서도 뇌에 관심이 쏠린 것이다.

▲ 2007년 유엔 자문NGO가 된 한국뇌과학연구원은 2008년 6월 유엔에서 제4회 국제뇌교육컨퍼런스를 열었다. <사진=국제뇌교육협회>

 

한국 뇌교육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개최해온 국제뇌교육컨퍼런스는 이번이 4회째로, 특히 미국 내 교육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제4회 국제뇌교육컨퍼런스는 유엔경제사회국(DESA) NGO섹션, 유엔NGO협의체(CONGO) 교육위원회 등 유엔기구들이 후원에 나섰고, 한국 교육과학기술부도 공식 후원했다.

당시 국제뇌교육컨퍼런스를 보도한 잡지 '브레인'은 컨퍼런스 열기가 처음부터 뜨거웠다고 보도했다.  오전부터 진지한 발표와 강연으로 분위기가 금세 뜨겁게 달아올랐다. 미주뇌교육협회 이성원 박사, 울프 레이몬드 자메이카 유엔대사, 헬린 고슬린 유네스코 뉴욕 의장, 하니파 유엔경제사회국 NGO의장이 패널로 참석해 '뇌교육과 인권'을 주제로 세션을 진행했다. 모든 패널이 뇌의 중요성과 평화교육에 대한 교육적 관심 등을 공통적으로 표명해 관심을 끌었다.

▲ 저명뇌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왼편),대회 주최자 이승헌 원장 (중앙),질 테일러 박사 (오른쪽)

 

오후 첫 세션에서는 500자리 숫자를 외워 기네스북 단기기억력 보유자로서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이스라엘 두뇌개발자 에란 카츠가 연사로 나서 직접 시연을 하며 청중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에란 카츠는 당시 국제뇌교육협회 이스라엘 지부장으로, 이스라엘의 뇌교육 보급에도 관심이 많은 인사이다. 

오후 '뇌교육 응용세션'에서는 제시 존슨 캘리포니아주립 플러튼대 노인건강연구 소장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노인건강 분야에 뇌교육을 도입해 활용하는 전문가였다.

▲ 캘리포니아 주립대 제시 존스 박사. <사진=국제뇌교육협회>

 

제시 존스 교수는 60세 이상 노인의 체력, 유연성, 근력 등을 측정하는 테스트로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시니어 피트니스 테스트'를 개발한 노인건강 분야의 석학으로  2008년 4월 한국뇌과학연구원이 서울에서 주최한 '100세 시대 뇌교육 세미나'에서  특별강연차 한국을 방문하였다. 

유엔에서 '성공적인 노년을 위한 뇌교육’을 주제로 강연을 한 존스 교수는  딱딱한 발표가 아닌 춤을 곁들인 강연으로 참가자들과 교감을 하여 큰 박수를 받았다.

미주 뇌교육 보급의 책임자인 워링턴 파커 박사(미주뇌교육협회 부회장)는 "미국의 경우 현재 300개 공교육에 한국의 뇌교육이 보급되어 인성교육과 집중력 향상 등 새로운 교육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홍익 철학을 바탕으로 한 뇌교육이 미국내 학생들의 인성 회복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하였다. 

한국 교육계에서는 당시 설동근 부산교육감 현 동명대학교 총장이 참가했다. 설동근 부산교육감은 '인성교육과 뇌교육'이란 주제 강연에서 전 세계적 교육현장의 문제 중 하나인 인성회복에 대한 대안으로 부산교육청에서 시행하는 '뇌교육 해피스쿨 프로그램'을 소개하여 유엔 관계자와 교육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설 교육감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성교육의 문제점도 뇌교육에서 많은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뇌교육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어릴 때부터 긍정적 가치관을 심어주고, 이로써 인성 회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국제뇌교육컨퍼런스는 주요 강연자들의 주제발표 세션이 열리자 절정에 달했다. 컨퍼런스룸은  발디딜 틈이 없이 가득 찼다. 유엔 관계자들조차 자리가 없어 서 있을 정도였다. 주제발표를 할 세 거장이 소개되자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데카르트의 오류』, 『스피노자의 뇌』로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감정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연구로 세계 뇌과학 분야의 선두주자인 안토니오 다마지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 뇌졸중을 체험하고 이를 통해 우뇌의 평화적 메시지를 던져 가장 주목받는 뇌과학자인 질 볼테 테일러 박사,  이 컨퍼런스의 주최자이자 뇌교육의 창시자인 이승헌 한국뇌과학연구원장(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이 그들이었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다마지오 교수는 잔잔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어조로 참석자들의 집중력을 일시에 끌어들였다. 회의장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다마지오 교수는 "뇌를 연구하는 목적은 결국 인간의 행동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사람을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인류 문화에 더 공헌할 수 있는지 알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심도 깊은 감정 작용과 뇌의 실질적 작용기전도  설명했다.

두 번째 뇌졸중 체험으로 뇌과학계의 슈퍼스타로 떠오른 질 테일러 박사.  참석자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연단에 오른 질 박사는 사람들이 마치 그 자리에 있는 착각을 일으킬 만큼 너무나 생생하게  그가 한 체험을 소개했다. 

"나는 뇌의 체험을 통해 독특한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며, 우뇌에서 얻는 직관, 통찰에 따라 세상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뇌교육이 나의 체험을 실질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마지막 강연자인 이승헌 총장은 "나는 뇌과학자도 전문학자도 아니다. 하지만 뇌를 잘 쓸 수 있는 방법은 여러분들에게 전달해줄 수 있다"며, “뇌교육은 누구나 가진 뇌를 계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체험적 방법이다”라고 서두에 제시했다.

그의 강연은 재미있고 유쾌하면서도 메시지는 강렬했다. 함께한 다마지오 교수와 질 박사도 뇌교육 창시자인 이승헌 총장이 던지는 뇌에 대한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다.

주제 강연이 끝나고 패널 토론이 진행되면서 이들의 강연 내용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참석자들의 모습이 인상깊었다. 그렇게 컨퍼런스는 모두의 뇌를 하나로 통합해가고 있었다.

컨퍼런스 이후 한국 뇌교육 세계화를 위한 선포식이 거행되었다. ‘교육의 미래, 지구의 희망’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유엔 본부에서 개최된 이번 제4회 국제뇌교육컨퍼런스는 마지막에 인류 미래의 새로운 가치로 뇌교육의 정신을 담은 ‘뇌선언문’을 전원이 낭독하며 뇌교육세계화를 선포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그리고 '평화의 기도'를 국제뇌교육컨퍼런스의 의미를 더했다. '평화의 기도’는 2000년 유엔본부서 열린 ‘UN밀레니엄세계평화회의’에서 이번 행사의 주최자인 이승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총장이 아시아 대표 중 한 명으로 초청받아 개막행사 때 올렸던 기도문이다.

이승헌 총장은 기념사에서 ‘2000년 당시 가졌던 인류 평화를 위한 교육적 선택의 성과를 드디어 이룬 것’이라며 유엔 본부에서의 국제적 행사 개최의 소감을 밝혔다. 이승헌 총장은 “당시 개막기도로 ‘평화의 기도’를 올렸는데, 그때 이것이 결코 기도만으로 끝나게 하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말로만 하는 평화가 아닌, 평화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도구와 방법을 만들어 반드시 유엔으로 다시 오겠다고 선택했다. 평화공존의 철학을 가진 한국의 홍익 철학을 바탕으로 한 체험적 교육 방법, 그것이 바로 뇌교육이다. 이제 뇌교육을 실천하여 유엔의 인류 평화 구현을 앞장서 실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사람의 신념과 선택이 만들어낸 스토리를 들으며 500여 참석자들과 유엔 관계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고, 8년 만에 유엔 본부서 다시 울려 퍼지는 ‘평화의 기도’ 메시지는 훨씬 크고 깊은 의미로 가슴에 젖어들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평화의 기도를 머릿속에 각인시키며 유엔에서 첫 국제뇌교육 컨퍼런스의 의미와 더불어 유엔, 그리고 뇌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하였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