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를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이것은 이 세상 대부분 엄마들의 최대의 고민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 뇌가 성숙하지 않은 단계에서 음악이나 미술, 외국어 같은 조기교육을 억지로 하면 오히려 아이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조기교육 이전에, 아이의 뇌 발달 상태를 살펴서 거기에 맞게 두뇌 자극을 줄 필요가 있다. 아이의 신체발달과 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학습법, 그리고 저절로 두뇌를 개발하는 우리나라의 전통 육아 교육법을 알아보자.


아이의 뇌는 특별해

아이는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몸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뇌도 성장한다. 그래서 태어났을 때는 뇌의 20~30%가 자라있고, 세 살이 되면 80%, 여섯 살이 되면 90% 이상 성장한다. 이것은 태어난 이후 2~3년의 경험이 뇌 발달에 엄청난 작용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태어나서 3세까지는 고도의 정신 활동을 담당하는 뇌의 앞쪽 전두엽과 위쪽 두정엽, 뒤쪽 후두엽 등 뇌의 기본 골격이 형성되며, 신경세포끼리 연결 회로가 만들어진다. 머리의 좋고 나쁨은 이 신경세포 회로가 얼마나 형성되는가에 따라 결정되며 회로는 만 3세까지 가장 활발하게 발달한다.

이 때는 운동과 감각을 통한 학습시기이므로 아이가 스스로 움직이면서 탐색하고 사물을 조작하도록 해준다. 이 시기에 그리기, 흉내 내기, 역할 놀이, 공놀이, 악기 놀이 등을 하도록 해주면 아이의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
 

▲ 태어나서 만3세까지 아이의 신경세포회로는 가장 활발하게 발달한다 [사진=픽사베이]

 
3세에서 6세 사이 유아기는 종합적인 사고와 도덕성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 발달이 집중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예절 교육과 인성 교육을 제대로 받으면 예의 바르고 인간성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유아기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를 정서적으로 격려하고 아이가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 시기에 부모가 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누고 동화책을 읽어 주면 어휘와 상상력이 풍부해진다.

유아기 아이들은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만지는데 이를 통해, 손 근육과 두뇌가 발달한다. 특히 손은 가장 먼저 촉감을 느끼는 부위로, 손의 정교한 동작은 곧바로 뇌로 전달돼 아이의 뇌 신경망 형성에 도움을 준다.

유아기에 놀이가 중요한 이유가 또 하나 있다. 바로 놀이를 통하여 아이와 부모 간의 유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유아기에 부모와 친밀한 애착 관계를 경험하고 엄마, 아빠와 신나는 놀면서 에너지를 교류한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될 뿐 아니라 면역체계도 튼튼해진다.


우리나라 전통 육아법의 비밀

우리나라에는 오래전부터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면서 아이의 두뇌를 발달하게 하는 놀이가 있었다. ‘도리도리, 짝짜꿍, 곤지곤지, 잼잼’. 우리가 어릴 적에 무심코 배워왔던 이 놀이는 수천 년 전 단군조선 시대부터 내려온 한민족의 전통 육아법, '단동십훈檀童十訓'의 일부분이다.

단동십훈檀童十訓 에는 손으로 하는 놀이가 유난히 많아 눈과 손의 협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뇌 발달을 돕는다. 또한, 엄마와 아이가 살을 부대끼며 눈을 마주치며 노는 사이 애착감이 절로 생겨 정서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단동십훈에는 아기가 바르게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 10가지 교훈과 동작이 담겨있다. 그중 잘 알려진 몇 가지 동작을 살펴보자. 제 3훈 ‘도리도리’는 누워있는 아기들이 목운동하도록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동작이다. 도리도리는 만물의 이치와 사람의 도리를 깨우치라는 뜻으로 도리와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친다.

'잼잼'으로 더 많이 알려진 4훈 '지암지암'은 손을 오므렸다 펴는 동작을 반복하며 부른다. 참된 것은 잡아서 실천하고, 잘못된 것은 가려서 멀리하라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있다.
 

▲ 전통육아법 단동십훈에는 손으로 하는 놀이가 많아 자연스럽게 아이의 뇌 발달을 돕는다[사진=체인지TV 영상자료]

5훈 '곤지곤지'는 검지로 반대편 손바닥을 콕콕 찌르면서 부른다. 하늘과 땅에 담긴 음양의 조화를 알고, 덕을 쌓으라는 뜻이다. 9훈 '짝짜꿍 짝짜꿍'은 두 손바닥으로 손뼉을 치며 부른다. 음과 양의 에너지가 맞부딪혀 삶의 이치를 깨달았으니 기쁘게 노래하고 춤을 추자는 뜻이다. 박수를 치면 온몸에 기운이 통하고 건강해진다.

단동십훈에서 중요한 점은 손놀이를 할 때 아기에게 '고마워', '사랑해' 등의 의미를 담아 좋은 기운을 전해주는 것이다.

요즘은 아이의 뇌를 발달시킨다는 장난감이 매우 많다. 아기에게는 이런 장난감을 사주는 것도 좋겠지만, 그보다는 엄마가 아이를 안아주고 바라보며 웃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부모가 주는 이 사랑의 에너지가 아이 성장의 자양분이 되는 것이다.

좋은 말을 들려주고 좋은 기운을 전해주는 것, 우리 선조들은 이러한 육아법으로 뇌를 절로 발달시키고, 예절과 인성이 갖추어진 훌륭한 인성 영재들을 길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