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풍 초대 강북문화원장

김현풍 초대 강북문화원장(전 강북구청장)은 잃어버린 역사와 문화를 되찾는 전도사이다.

김 원장은 1997년 개천절을 기념해 삼각산 축제로서 단군제례를 복원했다. 이는 삼일절, 4․19와 함께 3대 문화행사로 강북구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27일 만난 김 원장은 “(3대 축제는) 관광객 많이 오는 축제이자 외국인들에게 민족혼을 알리는 데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구청장 재임 시절 북한산의 본래 이름인 삼각산을 되찾는 운동을 벌였다. 서울 내 초중고교 교가 중에 ‘삼각산’이라고 나온 학교만 50여 곳에 달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그의 삼각산 사랑은 ‘삼각산 도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25개 자치구청장과 화상회의를 할 때의 일이다. 이 대통령은 화면에 한복차림으로 나타난 김 구청장을 가리켜 “어이쿠, 삼각산 도사 뜨셨네요.”라고 말했고 이후 애칭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김 원장의 한복 사랑은 “겉멋이라도 갖춰야 마음이 따라간다”라는 소신에서 출발한다. 청와대를 방문해서도 한복을 고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단군제례에 대해 “중요한 것은 유형이 아니라 무형이라고 생각한다. 단군사상, 홍익정신은 계속 이어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홍익정신은 조부(김제윤金濟允)의 영향이었다.

“할아버지께서는 개화기에 편찬한 국사교과서를 탐독하셨고 여기에 홍익인간사상을 배우시고 손자들에게 가르쳤다.”

최근 김 원장이 펴낸 <우리 동네 행복만들기>에는 조부의 교육방침은 홍익인간(弘益人間) 사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원전 2333년경에 세워진 고조선(단군조선)은 건국이념으로 홍익인간을 내세웠다.”라며 “홍익인간은 건국이념인 동시에 국훈(國訓), 한국인의 가훈으로 여길 수 있으며, 이는 세계 최초 국전가훈(國傳家訓)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군제례도 중요하지만, 단군기원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는 <조선왕조의 측우기에 새겨진 중국연호>가 대표적이다.

“1441년 세종 24년 5월 조선왕조는 측우기를 만들어냈다. 세계 과학 사상 먼저 사용된 측우기가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어처구니없게도 세계는 이 측우기가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측우기 왼편 돌받침에 ‘건륭(乾隆) 경인(庚寅) 5월에 만들었다’는 중국 연호가 나타나있기 때문이다. 조선왕조의 발명품이면 조선의 연호가 새겨져 있어야지 왜 중국 연호가 있느냐는 것이다. 생각할수록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그러면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답은 단기연호에 있다. 우리가 단기연호를 되찾으면 국제사회로부터 당당하게 측우기가 우리의 문화유산이란 걸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김 원장은 강북구청장 재임 시절 소식지에 단기를 병기하도록 했다.

김 원장은 “단군기원은 역사의 시간을 기록한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단군기원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민족정기를 회복하는 상징”이라며 “4,000여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증명하는 징표로서 단군기원을 그렇게 쉽게 폐지했다는 건 대단히 큰 과오였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군기원을 찾으면 우리 자손들의 나라와 민족에 대한 자부심은 더욱 커질 것이 틀림없다. 단군의 후손으로서 ‘홍익인간’의 이념을 실현하는 우수한 민족임을 스스로 부정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겠다.”라고 강조했다.

■ 김현풍 원장

1941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1960년 서울대 치의예과에 입학하여 1974년 서울대 대학원 치의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68년 도봉구 치과의사회 학술이사를 거쳐 1988년에는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장을 역임했다. 1990년부터 1993년까지 대한치과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1993년 도봉문화원을 설립하고 초대 원장을 역임했다. 도봉구와 강북구의 분구에 따라 1996년 강북문화원이 설립되면서 역시 초대 문화원장으로 재직했다. 서울대 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장과 대한치과의사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현재 서울대 치대 외래교수와 김현풍 치과의원을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