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분 (이억영 作) [제공=국립민속박물관]

 "치느님(치킨+하느님)의 은혜로움은 양념반 후라이드반으로 절정에 이르사..."

 국민 야식 치킨을 '사랑'하는 많은 누리꾼들이 최고의 치킨 메뉴라며 인터넷에 남긴 글이다. 많은 누리꾼들은 "양념반 후라이드반, 이것은 진리!"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 이보다 더 완벽한 반반이 있다. 바로 음陰과 양陽의 기운이 절반이 되는 날, '춘분春分'이다. 24절기 중 4번째에 해당하는 춘분은 양력 3월 21일 전후, 음력 2월 무렵이다. 양력 3월 21일경부터 '청명淸明' 전까지 15일간을 말하기도 한다.

 춘분은 천문학적으로 보면 태양의 중심이 적도赤道 위를 똑바로 비추어 양陽이 동쪽에, 음陰이 서쪽에 자리하여 태양이 음양의 한 가운데 자리하는 날이다. 그래서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그래서 추위와 더위도 같다. 즉 춥지도 덥지도 않은 시기인 것이다.

 춘분을 두고 우리 선조들은 "1년 중 농사일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라며 "천하 사람들이 모두 농사를 시작하는 달"로 음력 2월을 이른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전과 달리 춘분을 지나면서 기온은 가파르게 올라가고 겨우내 얼었던 땅이 풀려 본격적인 농사가 가능해진다.

 선조들은 춘분 시기의 날씨를 보고 한 해의 운을 점치기도 했다.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권15 증보사시찬요(增補四時纂要)에 의하면,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다고 하고, 이날은 어두워 해가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해가 뜰 때 정동(正東)쪽에 푸른 구름 기운이 있으면 보리에 적당하여 보리 풍년이 들고, 만약 청명하고 구름이 없으면 만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열병이 많다고 한다.

 낮이 길어지며 본격적으로 따뜻해지는 춘분이지만 항상 봄날마냥 따뜻한 것도 아니다. '2월 바람에 김칫독 깨진다'는 속담이 있듯 음력 2월에는 바람이 많이 분다. 겨울이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여 봄을 앞두고 매섭게 추워지는 '꽃샘추위'도 춘분 시기헤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