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제1회 상고사 시민 강연회가 열리는 가운데 박성수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가 ‘한국 상고사와 환단고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단재 신채호가 말했듯이『삼국사기』와『삼국유사』의 시야에서 역사를 보는 것은 콩알만 한 눈으로 우리 역사를 보는 것이다. 세계사적 안목에서 보는 역사가 아니다. 『환단고기』를 통해 보는 우리의 역사는 엄청나게 크고 긴 세계이다.”

박성수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사진)는 12일 동북아역사재단이 주최한 제1회 상고사 시민 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박 교수는 ‘한국 상고사와 환단고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11층 재단 대회의실은 1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일제가 1910년 강제병합을 한 뒤 고서 20만 권을 빼앗아 조선 남산 총독부 뒤뜰에서 1주일 동안 분탕했다고 밝혔다. 그것도 모자라서 역사교과서를 왜곡하고 조선사편수회를 조직해 100억 원의 돈을 들여 <조선사>을 편찬했다.

이 책이 오늘날 한국사학계를 지배하고 있고 그 왜곡의 핵심은 상고사 말살이라는 것이 박 교수의 진단이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몇 년인가?

박 교수는 우리나라 역사는 4가지 설이 있다고 밝혔다. ▲2천년설, ▲4천년설, ▲5천년설, ▲6천년설이 그것이다.

2천 년설은 일본제국주의자들이 우리역사를 왜곡한『조선사』(조선사편수회)에 있다. 4천년설은 기자가 동래한 후부터 계산하는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사대주의 역사관이다. 5천년설은 단군의 고조선 건국을 기점으로 계산하는 역사이다. 마지막으로 6천년설은 환국으로부터 계산하는『환단고기』의 역사이다.

박 교수는 환국을 인류 최초의 문명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5대 문명이 모두 환국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단군조선 이전에 신시가 있었고 환국이 있었다. 환웅의 나라는 신시였고 환인의 나라 환국은 세계에서 가장 오랜 나라였다. 그러나 환국의 위치에 대해서는 중앙아시아 천산산맥 (파내류산)설이 있고 환웅의 배달국은 흑룡강과 백두산 사이(黑水白山之間 하얼빈 근처의 완달산完達山을 중심으로 한 만주평야) 설이 있다. 여러 설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환국은 인류 최초의 문명국으로서 세계 5대 문명이 모두 환국에서 시작되었다는 설만은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역사정신이었다.”

세계 5대 문명인 이집트문명, 메소포타미아문명, 인더스강문명, 황화문명, 마야잉카문명이 모두 환국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을 입증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 동북아역사재단은 12일 재단 대회의실에서 제1회 상고사 시민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100여명의 시민들이 강연장을 찾았다.(사진=윤한주 기자)

소한사관에서 대한사관으로
 
그렇다면『환단고기』의 가치는 무엇인가?

박 교수는 “1만 년 전 태시太始와 무시無始 그리고 환국의 역사와 신시의 역사를 거쳐 단군조선 부여 그리고 삼한으로 이어지는 우리 역사를 가르쳐 주고 있다”라며 “잘못된 고구려와 대진국의 역사 그리고 왜곡된 고려사까지 바로잡아 주고 있다. 단순한 상고사가 아니다. 상·중·하(上·中·下) 역사를 관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관에는 2가지가 있다. 소한사관小韓史觀과 대한사관大韓史觀이다.

“오늘의 한국사는 너무나 작고 연약한 소국사이다. 한 발짝도 한반도를 벗어나지 못한 소한국사요 유불도 외래삼교가 들어온 뒤의 2천 년사만을 보고 만족하고 있다. 그런 역사를 가지고 어떻게 힘을 쓸 수 있겠으며 땅에 떨어진 사기士氣를 북돋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지금 소한국이 아니라 대한국이 되려 하고 있다.『환단고기』가 그린 동북아 대국의 6,000년 역사를 가리켜 우리의 미래가 밝다는 광명을 비추어 주고 있는 것이다.”

『환단고기』에서 환국을 세운 사람은 환족桓族이었다. 환桓이란 환히 밝다는 뜻(광명)으로 한족韓族이란 말도 환족이란 말을 따서 붙인 이름이었다. 환족 또는 한족이란 어둠을 밝혀준 사람들이란 뜻이었다. 한국이 환국에서 비롯된 나라이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대는 3단계로 이루진다. 환국에서 시작된 나라가 신시 즉 배달국이 되고 다시 단군의 나라 단국(고조선)이 되어 대부여국으로 끝을 맺었다.

환단고기를 100% 믿어야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박 교수 또한 반대한다.

“환단고기에 대해 일자 일획도 고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 환단고기에 기술된 역사세계도 가필된 부분이 있으면 도려내야 할 것이다.”

박 교수는 좌익 이념대결과 일제식민사관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했다.

“지금 우리가 좌익 우익을 따질 때가 아니다. 좌익이나 우익이나 모두 서구중심사관이다. 지금이야 말로 힘차게 잘못된 사대주의와 일제식민사관의 쇠사슬을 끊고 올바른 민족사의 새 틀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다음 제2회 상고사 시민 강연회는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가 강사로 나선다.  신 교수는 ‘고조선 문명의 형성과 한강 문화’를 주제로 고조선이 만주와 한반도를 포괄하는 강력한 고대국가였다는 ‘대(大)고조선론’을 밝힐 예정이다. 참석을 원하면 21일 오전 10시 동북아역사재단 11층 대회의실에 오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