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사별 등을 이유로 한 쪽 부모와 살고 있는 한부모 자녀 10명 중 4명은 우울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부모 자녀가 우울하다고 답한 것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9일 '가족구조에 따른 아동 우울의 보호요인 탐색'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부모 자녀 134명 가운데 본인이 우울한 상태(가벼운+중간 정도+심한 우울 상태)라고 응답한 사람은 51명(38%)이었다. 이는 양부모 자녀(2천749명)가 우울한 상태에 있다고 대답한 비율(22.3%)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논문을 집필한 송수정 연구원은 "이혼이나 사별 등의 이유로 아버지나 어머니 혼자 가정을 담당하면 경제적 빈곤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기제가 아동의 우울감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표] 가족구조와 아동의 우울감 관계에서 지역사회 지지의 조절효과. 그래프의 실선이 '양부모 가정', 점선이 '한부모 가정'이다.

 하지만 문제의 해결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부모 자녀의 우울증 수준이 양부모 자녀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지만, 지역사회에 관심과 지지를 받는다면 양부모 자녀보다 우울 수준이 낮을 수 있다는 것.

 송 연구원은 "지역사회 지지가 한부모 가족 아동에게 더 큰 효과를 낸 것을 미뤄볼 때 부모가 줄 수 있는 긍정적 기능을 지역사회가 메워 주는 것"이라며 "현재 여성가족부와 보건복지부가 한부모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 교육·활동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앞으로 관계 형성과 유지에 중점을 둔 지역사회 내 지지체계를 강화한다면 더 효과적인 정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