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만제 삼균학회 이사장은 4일 서울역사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독립선언선포 95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 참석해 ‘조소앙과 대한독립선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우리 대한민국은 현재 중심사상이 없다. 중심을 못 잡고 배가 좌초하여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략)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는 있어도 두 다리는 길고 짧아 달릴 수가 없다. 만일 조소앙 선생이 살아 계시다면 분명 ‘남북은 하나가 되고 동서가 손을 잡는 중심사상을 갖도록 하여라’고 일러주실 것이다.”

조만제 삼균학회 이사장(사진)은 4일 서울역사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독립선언선포 95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 참석해 ‘조소앙과 대한독립선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조 이사장은 “조소앙 선생은 최후까지 민족의 통일과 독립을 지상과제로 알고 투쟁하시다가 비운의 최후를 마치셨다”라며 “선생은 독립과 통일의 근거를 민족의 고유사상인 홍익인간 이화세계에 두었다”라고 말했다.

조소앙 사상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고유사상, 유교사상, 사회주의, 민족주의 사상 등 4가지가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에 대해 조 이사장은 “조소앙은 외래사상보다 고유사상을 중시했다”라고 밝혔다. 조소앙은 외래사상인 유교사상을 사대 모화사상으로서 독립사상을 훼손한 원인으로 보았다. 때문에 고유사상으로 돌아가자고 호소했던 것이다.

조소앙이 고유사상을 소중하게 생각한 이유는 무엇일까? 조 이사장은 “한국의 통일과 독립을 확실하게 보장해주는 것이 반만년 민족의 역사요 단군의 가르침인 홍익인간 사상이라 보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대한독립선언서(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
조소앙은 1912년 동경유학을 마치고 귀국 2년 만인 1914년에 중국 상해로 망명했다. 그해 <육성교(六聖敎)>를 창안했다. 육성이란 단군, 부처, 공자, 예수, 소크라테스, 마호메트 등 여섯 성인을 말한다. 육성교에서 단군은 다른 다섯 성인과 같이 역사적인 인물로 보았다. 그런데 그 위에 일신(一神)이 계시다고 생각했다.

조 이사장은 “육성교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일신이 환인, 환웅, 단군으로 이어지는 삼신사상이었다”라며 “단군은 일신인 환인의 적손(嫡孫)이다. 부처와 공자, 예수, 마호메트는 단군의 뒤를 이은 환인의 다음 손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소앙은 대동단결선언(1917년)과 대한독립선언서(1919년)를 기초하고 서명했다. 이 선언은 2.8선언과 3.1선언으로 이어져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구체화됐다.

조 이사장은 “조소앙은 항상 분열과 내분을 민족의 최대 죄악으로 생각하고 독립 이전이나 독립 이후나 통일 없이는 진정한 독립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확신했다”라며 “1919년 3.1운동 이전에는 독립운동 진영이 수구와 개화로 갈리어 대동단결을 주장했으며, 3.1운동 이후에는 독립당 즉 민족주의 진영과 공산당으로 갈리어 그 통일방안으로 삼균주의(三均主義)를 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8.15 광복 이후에도 이 민족은 남북으로 갈리어 마침내 민족상잔의 비극을 자초하고 말았다”라며 “그러나 조소앙의 독립사상은 삼균주의로 승화되었으니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 수미균평위首尾均平位 흥방보태평興邦保泰平 즉 신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세계 인간과 나라가 모두 평등인 사회가 이어져야 독립이 완성되며 세계평화가 이루어진다고 확신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독립선언은 동경 유학생들이 벌인 2·8독립선언 보다 7일 앞선 1919년 2월 1일 중국 동북부 길림성에서 발표한 것이다. 만주와 연해주 및 중국, 미국 등 외국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 39명의 명의로 발표됐다.

김교헌, 김규식, 김동삼, 김약연, 김좌진, 김학만, 여 준, 유동열, 이 광, 이대위, 이동녕, 이동휘, 이범윤, 이봉우, 이상룡, 이세영, 이승만, 이시영, 이종탁, 이 탁, 문창범, 박성태, 박용만, 박은식, 박찬익, 손일민, 신규식(신정), 신채호, 안정근, 안창호, 임 방, 윤세복, 조용은, 조 욱, 정재관, 최병학, 한 흥, 허 혁, 황상규 등이 그들이다.

이 선언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에 맞춰 조국의 독립을 요구한 최초의 선언서로 한민족 독립의 당위성과 무장항쟁으로 일제에 맞서 독립을 쟁취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