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화나비'           - 원암 장영주 作


 태초의 인류는 지구상의 가장 높은 곳 '마고성(麻姑城)'에서 이상적인 공동체인 부도(符都)를 이루고 살았다. '밝은 터'라 불리는 부도에서 살았던 그들은 지유(地乳)를 먹고 살아 혈기가 맑고 품성이 조화롭고 깨끗했다. 귀에는 오금烏金이 있어 하늘의 소리를 듣고 율려를 체득하여 자신이 바로 우주와 하나임을 깨달았다. 그들은 우주의 원리인 율려에 의존하여 살았기 때문에 유한한 육체의 한계를 넘어 무한한 수명을 누렸다.

 지유를 먹으면서 맑은 심신을 유지하던 어느 날, 마고성에 인구가 늘어 지유가 부족해졌다. 이에 너무 배가 고픈 지소씨(支巢氏)씨는 허겁지겁 포도를 따 먹기 시작했다.

 "넓고도 크구나 천지여! 하지만 내 기운을 능가하지는 못하는구나. 이 모두가 포도의 힘이로다." 포도를 먹은 지소씨가 소리를 질렀다. 술에 취한 것이다.

 이때부터였다. 점차 인간들이 자신의 힘을 과신하고 하늘을 얕보기 시작한 것 말이다. 다섯 가지 혀끝의 맛에 홀려 버린 것이다. 이는 인류의 타락으로 이어지니 곧 '오미(五味)의 변(變)'이다. 인간의 욕망으로 어지러워진 마고성을 그대로 둘 수 없어 큰물로 청소 하게 되니 인간이 더는 신성한 마고성에서 살 수 없게 되자 모두 떠나가야만 되었다. 

 마고성의 제일 어른이었던 황궁씨(黃穹氏)는 떠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간곡하게 말했다.

 "그대들의 마음이 심하게 흐려져 마음의 본체가 변하니 어쩔 수 없구려. 그러나 스스로 하늘의 이치를 깨달아 마음이 다시 맑아지면 자연히 천성을 되찾게 될 것이니 노력하고 또 노력하시오."

 황궁씨는 마고 앞에 사죄하여 오미의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고 마고성에 살던 네 무리 중 한 무리의 3천 명을 이끌고 가장 춥고 위험한 북쪽 천산주(天山洲)로 향했다. 다른 세 무리도 각각 동, 서, 남쪽으로 향했다.

 황궁씨는 큰 아들 유인씨(有因氏)에게 '천부삼인(天符三印)'을 주어 세상을 밝히게 하였다. 둘째와 셋째 아들에게는 자신이 간 천산주 일대를 순행하도록 하였다. 황궁씨는 스스로 천산(天山)으로 들어가 긴 소리를 토하는 돌이 되었다. 율려의 음을 울려 오감과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마음을 다스려서 그들 스스로 본성을 회복하게 하려 함이었다.

 유인씨 역시, 자신의 아버지가 그랬듯, 자신도 아들인 환인(桓因)에게 '천부(天符)'를 전하고 산으로 들어갔다. 환인은 천부삼인을 이어 받아 사람들의 마음을 크게 밝히고, 햇빛을 고르게 비추고, 기후를 순조롭게 만들었다. 마침내 만물이 평정을 되찾고 사람들의 괴상한 모습이 점차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이는 황궁씨에게서 유인씨, 그리고 환인 3대에 걸쳐 3천 년 동안이나 몸과 마음을 갈고 닦는 수증(修證)의 전통을 정성을 다하여 세운 덕분이었다. 그러므로 아시아인의 원조는 황궁씨이고 한민족의 시조는 환인씨라고 할 수 있다.


 마고성에서 시작된 인류의 신화는 성경 속 에덴동산의 신화와 아주 흡사하다. 에덴동산의 신화로부터 자본주의가 배태되었고 현재의 민주주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몸과 마음을 닦고 맑게 하는 수증으로 다시 율려의 자리에 임하고 그때까지 돌이 되어 인간을 깨우겠다는 서약이 없다. 황궁씨와 그 후손들의 환한 하늘을 회복하려는 뜻은 오직 한민족의 홍익인간 철학에서 찾을 수 있을 뿐이다.

 우리 민족은 잃어버린 율려를 회복해 이상적인 공동체를 다시 세우고자 '복본(復本)'을 맹세했던 민족이다.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복본을 위해서 <천부경(天符經)>이 나왔다. 근본을 회복하기 위해 지감(止感), 조식(調息), 금촉(禁觸)을 통해서 인간을 신인합일(神人合一)과 우아일체(宇我一體)의 경지로 이끌었다. 복본의 철학이 역사로,문화로, 때로는 강물처럼 도도하게 때로는 지하수로 숨겨져 이어져 온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비단 우리 민족만의 약속이 아니다. 온 인류의 꿈의 실현을 위한 약속이다. 한민족의 꿈과 희망은 곧 인류의 꿈과 희망인 것이다.

 

사단법인 국학원 원장(代), 전국 민족단체 협의회 대표회장 원암 장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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